표상과 상징들은 하늘에서 봉사하시는 우리 구주를 증거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우리는 그 모든 구체적인 사항들을 마음속으로 재생시켜야 한다. 자신이 참여자이면서 동시에 목격자인 드라마를 감상하면서 피 묻은 옷과 붉게 물든 손에 김이 나는 칼을 움켜 쥐고 괴로워하는 참회자, 마침내 죽어 가만히 누워 있는 어린양, 땅을 양홍색으로 물들이며 중보자의 금 주발에 받혀진 피, 주홍색 줄무늬를 넣은 흰 두루마기를 입고 그의 의무를 수행하는 제사장, 한편 숨을 죽이고 응시하는 관찰자들, 희생의 피는 이 모든 개념들 속에 구체화되었으나, 그 안에서 또 그 자체로서는 구원하기에 충분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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