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도, 베이루트(Bayrut) 북방에 아도니스 강이 흐르고 있다. 이 강물은 레바논 산지를 지나면서 모래에 포함된 산화철을 안고 흘러내린다. 매 해 4월이 되면 장마 비로 이 강물은 붉게 보인다. 이 고장의 사람들은 아도니스가 죽임을 당해서 이 강물이 피에 물들어 붉어졌다고 믿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 이 강을
“아도니스 강”이라고 부른다. 봄이 되면 엘(El) 신에게 탄원의 기도를 드리기 위해 마련된 신전이 이곳에 세워졌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 전설과 풍속이 오늘날에 와서까지도 행해지고 있는데, 곧
“그리스도의 죽음”을 이 강에 와서 슬퍼하고 애도한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애도하고, 그의 부활을 찬미하기 위해 부활절이 되면, 천주교 신부들과 수녀들이 그들의 신부복과 수녀복을 입은 채로 이곳에 와서 애도하고 있는 것이다.
31) 하기야 오늘날 개신교도들도 부활절이 되면 높다란 언덕에나 구릉 등을 찾아가서 아침에 동쪽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그리스도의 부활을 예찬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별로 놀라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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