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모진 고통을 당하다가 결국 암이 대뇌(大腦)까지 파고들어가 그 해 8월 7일에 숨졌다. (182.4)
 8월 9일, 나는 아버지를 뉴저지 호프론에 있는 한 공원묘지에 묻었다. 그 날 아버지 장례를 마치고 필라델피아로 돌아오던 중, 길가에서 차를 태워 달라고 손짓하는 두 청년을 만나게 되었다. (182.5)
 20대 초반이었으며, 청바지 차림에 장발이었다. 나는 평소 이런 청년을 싫어했다. 이들은 나 같은 의사, 변호사 등 소위 안정된 계층에 혐오감 같은 것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였으며, 이런 자들을 함부로 자동차에 태워 주면 변을 당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182.6)
 웬일인지, 그 날은 좀 기분이 달랐다. 나는 차를 세우고 타라고 했다. 그런데, 이 청년들을 태운 것이 나의 생애를 바꾼 결과가 됐다. (182.7)
 두 청년 중 시안 맥리언은 나와 나란히 앞자리에 앉고, 빌보크브래커는 뒷좌석으로 갔다. (183.1)
 맥리언과 얘기가 시작됐다. 이들은 제 7여행자 식당이 주관한 천연식 요리법 과정을 마치고 직장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했다. 나는 지금 막 아버지를 묻고 오는길이며 나도 암에 걸려 지금 죽어가고 있는 길이라고 했다. (183.2)
 그러자, 맥리언은 거의 반사적인 목소리로 “있잖아요, 당신은 죽을 필요가 없어요. 의사님, 암은 치료할 수 없는 것이 아녀요”라고 말해 왔다. (183.3)
 나는 그를 힐끗 쳐다보고는, 이 25세의 젊은 요리사가 무얼 안다고 이러나 하고 생각하고 친절하게 “시안 암이란 난치병이야”라고 말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40만 명 이상이 암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줬다. (183.4)
 “좀 들어 봐요. 암은 잘못된 식사 때문에 오는 자연적인 결과란 말여요. 피가 뚝뚝 떨어지는 고기, 우유 제품, 계란, 가공 식품, 설탕, 하얀 밀가루, 화학 물질이 배어 있는 음식물, 이런 것들을 많이 먹으면 자연히 암에 걸리는 겁니다”라고 맥리언은 응수해 왔다. (183.5)
 그리고, “가공치 않은 곡물, 채소, 이런 것을 먹으면 체질을 바꿔, 암을 물리칠 수 있어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했어요. 왜 당신인들 못해요” 라고 너무나 자신 있는 태도로 계속 나를 설득하려 했다. (183.6)
 그러나, 이 젊은이들이 내 차의 창문을 떠나자마자, 그들의 충고는 곧 잊어버렸다. 나는 지난 20여 년간의 의사 생활을 통해 수많은 엉터리 암약을 보아 왔는데, 이런 것이 얼마나 황당 무계한 것인가를 중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183.7)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어느날, 우체국에 소포가 왔으니 67센트를 내고 찾아가라는 쪽지가 왔다. (183.8)
 우체국에는 시언 맥리언이 보낸 “거시 생체학적 암 정복법 (A MACROBIOTIC APPROACH TO CANCER) ”이 라는 책자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184.1)
 이게 혹 그 현미식이라는 미치광이 주장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면서 내용을 훑었다. 내용은 이 거시 생체법으로 암을 고쳤다는 증언들로 메워져 있었다. 내용 중 의사 르드 세퍼라는 이름을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이 책자는 쓰레기통에 곧장 던져지고 말았을 것이다. 이 여의사는 유방암을 거시 생체법으로 고쳤다고 되어 있었다. 그녀는 필라델피아의 현직의사라고 되어있었다. (184.2)
 나는 의사 명단을 뒤져 루드의 이름을 찾아낸 후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거기 루드 세퍼 의사님 계십니까?”하고 물었다. 남편되는 세퍼씨가 “당신, 내 아내를 잘 아는 사이입니까?” 하고 반문했다. 그러자, 나는 루드를 전혀 모르나 한 책자에서 그녀가 거시 생체법으로 암을 고쳤다고 쓰여있어 전화를 거는것이라고 대답했다. (184.3)
 “미안하지만 아내는 지금 여기 없어요. 그녀는 지금 병원에서 암으로 죽어가고 있어요”라고 세퍼씨는 말했다. (184.4)
 나는 “아, 그렇습니까? 당신 아내를 만나 볼 필요도 없이 당신이 내 의문을 모두 풀어줬어요”라고 말한 후 수화기를 놓으려 했다. (184.5)
 그러자, 세퍼씨가 “들어보세요. 그건 정말 잘 듣는 방법이라구요. 아내도 그식사 요법을 할 때는 확실히 좋아졌어요. 그러나, 아내는 천연식을 하지 않으려하고 심지어 이를 미워하는데 문제가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식이요법 단체인 필라델피아 동서문화회의 데니 왁스맨의 전화번호를 일러줬다. (184.6)
 그것은 운명이었다. “의사가 가짜에게 넘어갔다”는 멸시를 받으면서 왁스맨의 천연식을 한 후 한 달쯤지나 암정복을 위한 실마리가 잡혔던 것이다. (184.7)
 “암은 가공식품이 만든다” (1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