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롭게도, 예수님의 즉위는 오순절 전례(典禮)의 배경 안에서 일어났다. 이미 지적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가 지금 연구하는 구절에는 오순절 기간에 가장 많이 읽는 전례식문(典禮式文)인
출애굽기 19~20장과 상응하는 점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사도행전은 기독교 오순절의 사건과 예수님의 즉위를 짝지어 줌으로써(
행 2:1, 34) 이러한 관계를 더욱 확실하게 해 준다. 계시록에서 일곱 인을 떼기 위하여 준비하는 오순절 장면은 앞 장에서 일곱 편지를 읽기 위한 도입부에 나오는 유월절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이렇게 계시록은 유대인 절기의 달력을 따르고 있다. 오순절은 유월절 바로 다음에 있으며, 유월절의 둘째 날로부터 세어 내려가서 50일째가 되는 날이다(
레 23:15, 16). 이러한 사실 때문에 그리스어의 50을 뜻하는 말에서 그 날의 영어와 그리스어 명칭이 왔으며,
9) 히브리어 명칭인
샤부오트(
Shavuor)는
“주일(週日)들”(weeks)이라는 뜻으로서 이 기간에 해당되는 일곱 주일(7 × 7)을 가리키는 말이다.
9) 우리말의 오순절(五旬節)도 동일한 의미이다(역자 주).
(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