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제사장 직분이라는 성경적 교리의 풍부함과 깊이를 탐구하려면 구약과 신약의 증언을 모두 고찰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구약과 신약은 하나님의 계시의 나눌 수 없는 통일체이다. 과거에 여러 다른 수단을 통하여 자신을 계시하셨고, 이제 아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신 오직 한분의 저자 곧 하나님이 계신다(히 1:1, 2). 이 계시의 통일성은 그 계시가 동일한 한 분의 구주를 강조한 점에 나타난다. 예수님은 성경이 “나를 위하여 증언”하며(요 5:36) 모세가 그분에 관하여 썼다는 것(46절)을 분명히 하셨다.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 그리스도는 두 제자에게 성경을 열어 보이셨다. 그리고 “이에 모세와 모든 선지자의 글로 시작하여 모든 성경에 쓴 바 자기에 관한 것을 자세히 설명하시니라”(눅 24:27). 성경은 우리 뿐 아니라 이스라엘에게도 선포된, 단 하나뿐인 영원한 구원의 복음을 증거한다(히 4:2). 하나님은 구약에서 메시아 예언들과 상징 그리고 표상들을 통하여 그분의 백성에게 복음을 계시하셨다(참조 성경 해석 III, E. 3).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주님의 사역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구약과 신약 모두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그것들은 서로에게 빛을 비추어 준다. (448.1)
 A. 족장 시대의 희생제도
 희생 제사는 성경적 신학과 종교의 바탕을 이루는 기초 구조에 속한다. 흥미롭게도, 제사의 기원이 구약 어느 곳에도 명시적으로 진술되지 않았다 제사에 대한 언급이 맨 처음 주어진 곳에서도 그것을 드려야 할 아무런 특별한 이유가 제시되지 않았으며, 그 기원의 문제 또한 다루어지지 않았다(창 4:2-5). 그 이후의 기록들에는 그 제사의 의미가 암시되어 있긴 하지만, 명시적으로 논의되지는 않았다. (449.1)
 1. 희생제도의 기원
 구약의 희생제도는 타락 직후 생겨났다. 에덴에서 하나님은 인류의 구속자로 자신을 계시하셨다. 영원한 죽음의 형벌은 아담과 하와에게 즉시 집행되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뱀과 마귀 및 그의 일들에 종지부를 찍으실 구속의 수단을 마련하셨기 때문이다(창 3:15;참조 롬 16:20; 히 2:14). 아담과 하와에게 가죽 옷을 마련해 주신 일 가운데 나타난 하님의 은혜로운 행동은 사실상은 구속의 약속이었다. 우리가 창세기 3:21을 그 신학적 배경에 비추어 살펴보면, 거기에 암시된 짐승의 죽음이 곧 희생적인 행위가 된다는 것이 드러난다. 죄를 범한 후, 아담과 하와는 최종적인 죽음을 당할 운명에 처했다(창 2:17). 그러나 놀랍게도, 그들의 생명이 보존되었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한다면, 생명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 짐승이 죽은 것이다. 사형은 그들이 아니라 그 짐승에게 집행되었다. 그것의 죽음은 주님과의 그들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수단을 제공하였다. 죽음으로부터 희망과 회복이 이르러왔다. 하나님께서 옷을 만드셔서 그릇 행한 이 부부에게 입히셨다는 사실은 그들 스스로는 할 수 없는 것을 하나님께서 그들을 위해 행하셨다는 것을 제시한다. 그분은 은혜로우셔서 그들이 그분께 다가와서 그분 앞에서 살 수 있도록 하셨다. 이 동일한 개념들은 후일 구약에서 성소와 그 봉사의 신학의 한 부분이 된다. 창세기 3장에서 태아기에 있었던 것, 즉 암시되었던 사상은 이스라엘의 희생제도 내에서 만개한 신학적 사상 체계가 된다. 아담과 하와는 이미 그리스도의 희생의 혜택을 누리고 있었던 것이다. (449.2)
 2. 희생제도의 일반적 특징들
 족장들의 이야기 가운데서 예배와 희생 제사는 불가분적인 관계이다. 예배 장소는 제단의 위치로 말미암아 확인되었다(창 8:20; 12:7; 26:25). 여러 제사와 제사 행위들이 창세기에 언급되었지만, 번제가 가장 흔한 제사였던 것으로 보인다(8:20; 22:3, 7). 창세기 35:10에는 전제를 드렸다는 언급이 있다 “제사장”이라는 용어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을 경배한 살렘왕 멜기세덱을 가리키는 말로, 14:18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아브라함은 그에게 십일조를 드림으로써 그를 적법한 제사장으로 인정했다. 제사장으로서 멜기세덱은 십일조를 받았으며, 그 족장에게 복을 빌었다(18-20절; 참조 청지기직분 I, C.3). (449.3)
 3. 특정한 희생 제사들
 a. 가인과 아벨의 제사
 족장들의 이야기에 언급된 대부분의 제사에는 피흘림이 동반되었다. 그 중 한 가지 의미심장한 예외는 가인이 가져온 것이었다(창 4:3). 히브리서 11:4에 따르면, 아벨은 믿음으로 제사를 드렸고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가납하셨다. 가인의 제물은 믿음의 표현이 아니라 자기 확신의 표현이었다. 그리스도의 속죄하는 희생을 믿는 아벨의 믿음은 의심 없는 그의 순종에서 드러났다. 아벨이 가져온 희생 제물은 희생 제사의 의미를 밝혀준다. 제물을 드리는 경우에 올바른 내적 태도와 외적인 의식에 대한 순종이 결합되어야 했다. 하나님이 제사를 가납하셨을 때는 언제나 드린자도 가납하셨다. 그러므로 희생 제사는 하나님과 사람의 관계를 보존하는 수단이 되었다(창 4:7). (450.1)
 b. 노아의 제사
 그 다음에 언급된 제사는 창세기 8:20에서 찾을수 있다. 홍수 후에 노아는 야훼께 번제를 드렸다. 그 문맥을 보면, 이 제사들이 노아와 그의 가족들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 깊은 돌보심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었음을 알 수 있다. 속죄의 개념도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이야기는 하나님께서 “그 향기를 흠향하”셨다고 진술한다. 그분은 그 제사를 받으시고 모든 생물을 다시는 멸하시지 않겠다고 결정하셨다(21절). 그 제사를 받아들임으로써 하나님은 인류와 그분의 관계를 회복하고 보존하기로 확약하셨다. (450.2)
 c. 아브라함의 제사(창 22장)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그의 아들을 번제로 드리라고 요구하심으로써 그를 시험하셨다(1, 2절). 그와 같이 아브라함에게는 그의 믿음의 진정한 힘을 드러낼 기회가 주어졌다. 하나님께서 개입하셔서 이삭의 목숨을 구하셨으며, 그렇게 하여 그 시험을 끝내셨다. 그러나 그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야훼께서는 이삭을 대신하여 희생될 숫양 한 마리를 준비하셨으며, 그렇게 하여 희생적 대속의 중요성을 보여 주셨다. 희생 제물의 죽음은 이삭의 목숨뿐 아니라 하나님과 아브라함 사이의 관계를 보존하기 위해 요구되었다. 창세기 20장21장에서 아브라함은 야훼 앞에 항상 흠 없이 행하는 사람으로 기술되지는 않았다. 그는 아내 사라에 관하여 거짓말을 했으며(창 12:10-20; 20:1-18), 야훼께서 아들에 대한 약속을 성취하시도록 기다리지도 않았다(창 21:1-7).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훼께서는 그 왕을 위하여 기도하라고 요청하셨으며, 사라를 통하여 아들을 주셨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의 죄를 무시하신 것처럼 보였다. 죄를 정죄하시지만, 그럼에도 그 언약을 범한 사람을 자신의 도구로 사용하시는 하나님 사이의 긴 장은 창세기 22장에서 해소된다. 하나님은 그 족장으로부터 그 약속을 거두어들이시고 그를 미래가 없이 버려두시고 그 언약을 끝내실 수도 있었다. 그러나 아브라함이 그의 믿음을 통하여 하나님과의 언약을 기꺼이 회복하려는 마음을 보여 주었을 때, 주님께서는 그의 죄를 속하고 그의 미래를 회복하는 데 필요한 희생 제물을 준비하셨다(창 22:15-19). 그 제사가 드려진 모리아 산에 후일 성전이 건축되었다. 그 산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위하여 행하신 일에 대한 중거물로서 상징적으로 야훼 이레(“야훼의 산에서 준비되리라”, 14절)라고 일컬어졌다. 성경 기자는 “오늘까지 사람들이 이르기를 야훼의 산에서 준비되리라 하더라”라는 말을 덧붙였는데, 백성들이 그들 스스로 그 경험을 그들 자신을 위해 이용했음을 가리켰다. 그들이 야훼의 산에 갈 때는 언제나 그분께서 그들을 위하여 대속물을 준비하실 것이라고 믿었다. 구원은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것이며, 대속적인 희생을 통하여 구원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이해되었다(참조 사 53장). (450.3)
 B. 이스라엘 자손의 희생제도
 출애굽기는 이스라엘의 성소를 예배, 중보 그리고 희생 제사의 중심지로 소개한다. 그 책은 성소의 물리적 구조와 그 독특한 장소의 설비들에 관해 기술한다. 또한 그 책은 제사장의 위임에 관한 지시를 주며, 성소와 연관된 몇 가지 매우 중요한 신학적 개념을 제공한다. 레위기는 희생제도, 성소 봉사 그리고 절기들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450.4)
 1. 이스라엘 자손의 성소
 성소 구조의 건축학적 개념은 단순했다. 첫 칸은 “성소”(출 28:29)였으며, 둘째 칸은 “지성소”(출 26:33)였다. 입구가 동쪽에 있었던 성막의 뜰은 휘장으로 보호되었다. 성막 입구 또한 황금으로 입혀지고 놋 받침 위에 놓인 다섯 개의 조각목 기둥에 매달린 휘장으로 보호되었다(37절). 성막 내부의 두 칸은 그룹들의 형상으로 화려하게 수놓아지고 금을 입힌 네 나무 기둥에서 드리워진 휘장으로 나뉘어졌다(31-33절). 성막의 구조물은 은받침대 위에 놓인, 황금으로 입힌 목재 틀[널판들]로 구성되었으며(15-30절) 네 개의 장막 덮개로 보호되었다(1-14절). (451.1)
 뜰에는 네 모퉁이마다 뿔이 하나씩 있는 희생 제단(altar of sacrifice)이 있었다(출 27:1-8). 구약 전체를 통하여 제단은 주님의 임재와 연관되어 있다. 그 제단을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분께 접근할수 있었던 것이다(시 43:4). 제단과 성소 입구 사이에 있는 물두멍(출 30:17-21)은 제사장들이 제단에서 집전하기 전이나 성막에 들어가기 전 그들의 손과 발을 씻기 위해 사용했다(20절). 그것은 죄로부터 영적으로 정화(淨化)되는 것을 나타내는 적절한 상징이었다(참조 행 22:16; 엡 5:26; 고전 6:11). (451.2)
 성소(sanctuary) 내부의 성소(the holy place)에 이 하나 있었다(출 25:23-30). 그 위에 열두 덩이의 떡과 포도즙 그리고 향이 놓여 있었다 이것들은 이스라엘에게 하나님이 그들에게 일용할 떡을 제공해 주셨으며, 궁극적으로는 “생명의 떡”(요 6:48-51)을 제공해 주시리라는 것을 상기시켰다(요 6:48-51). 떡상 반대편인 남쪽에는 살구 모양의 잔과 꽃으로 장식된 순 금으로 만든 등대가 있었다 하나의 수직 중심 축 양편에 각각 세 가지가 있는 나무 모양(출 25:31-40) 및 꽃 용어의 사용은 등대가 형상화(形象化)된 생명 나무임을 시사한다. 스가랴는 그 등대를 하나님의 편재(슥 4:11) 및 야훼의 영의 능력(6절)연관시켰다. 신약에서 그리스도는 세상의 빛이시다(요 8:12). (4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