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일에 하나님은 죄/부정을 그것의 진정한 원천이자 창시자에게로 되돌리셨다. 백성들 가운데서 취한 두 번째 염소는 아사셀을 위한 것이었다. 말하자면, 그것은 아사셀을 대표하였다(레 16:8). 이 이름의 의미가 명확하진 않지만, “야훼를 위한”“아사셀을 위한” 어구 사이의 대구법을 통해서 판단해 볼 때 아사셀은 야훼와 대조되는 인격적 존재, 아마도 악마적 존재임을 가리킬 것이다. 아사셀은 아론이 성소를 정결케 하는 일을 마친 후에 속죄일 장면에 등장한다. 이 염소는 속죄일에 성소와 백성을 속죄하는 의식에 관련되지 않는다. 이 염소는 성소로부터 정결케 된 이스라엘 백성의 “모든 불의를 짊어졌다”(22절; 나사 아온). 여기서 이 어구는 누군가의 죄를 대신 짊어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오로지 여기서만 “그들의 모든 불의를 지고”라는 어구에 뒤이어 종착지 즉 외진 땅에 대한 언급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표현은 광야로 “그들의 모든 불의를 지고” 간다는 뜻이며, 아무런 대속적인 의미가 함축되어 있지 않다. 아사셀을 위한 염소의 의식은 속죄일의 속죄 의식의 전과정에서 희생 제사의 행위가 아니라 죄/부정을 최종적으로 제거하는 국면이다. (460.6)
 아사셀을 대표하는 염소에게 죄/부정을 얹어 놓는다는 것은 죄/부정의 악마적 기원을 가리켰으며, 그것을 죄/부정이 기원된 장소로 되돌려 보내는 것을 나타냈다. 이 악마적 권세자는 야훼께 위협이 되기는 커녕 그분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쉬는 동안, 야훼께서는 악과 모든 악마적 세력들을 다스리는 그분의 권세를 드러내신다. 그러므로 속죄일은 하나님의 주권 및 죄/부정에 대한 성결의 우월성을 선포하는 날이다. 이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인류를 위한 하나님의 구속적 계획의 완결을 가리킨다. (461.1)
 이스라엘 백성의 성소에서 이뤄지는 매일의 봉사와 연례적 봉사는 구약에서 죄 문제를 해결하는 일과 결부되어 있다. 야훼께서는 죄인들을 그분의 면전에서 제거하는 대신, 언약 관계를 보존하기 위해 죄인들을 정결케 하셨다. 매일의 봉사에서, 참회하는 자의 죄/부정은 희생적 대속물을 통하여 성소로 옮겨졌으며, 그 사람은 하나님과 화목하게 된 상태에서 성소를 떠나갔다. 매일의 속죄는 1년에 한 번 하나님의 면전에서 그런 죄/부정을 제거함으로써 완결되었으며, 매일의 정결을 최종적으로 만든다. 속죄일에 하나님은 그분의 백성의 믿음과 헌신의 질을 조사하셨다. 매일 야훼와 믿음의 관계를 유지한 사람들은 생명이 보존되었다. 그 관계를 깨뜨리고 배척한 사람들은 영원히 언약 공동체에서 분리되었다. 하나님은 자신을 사랑과 능력의 하나님, 곧 자기 백성을 구원하고 죄의 세력을 정복할 수 있는 분으로 나타내셨다. 그처럼 구약의 희생제도는 오실 메시아 구속주에 중심을 둔 구속의 계획의 대요를 그림자들과 표상들을통하여 드러내 주었다. (4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