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의 천사 하나가 요한에게 말하기를 “이리 오라 내가 신부 곧 어린 양의 아내를 네게 보이리라”(계 21:9) 하였다. (523.1)
 요한계시록 17장에서도 한 재앙의 천사—아마도 동일한 재앙의 천사일 것이다—가 요한을 불러 매우 색다른 한 여인을 보게 했다. 그때 그 여자는 열왕들과 더불어 부덕한 일을 하고 있던 큰 성 바벨론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린 양에게 합당한, 순결하고 아름다운 여인을 요한이 보고 있다. (523.2)
 이 거룩한 여인도 도시이다. 그러나 이 여인은 영광스럽고 눈부시게 빛나는 도시, 번영하고 깨끗하고 안전한 도시이다. (523.3)
 “성령으로 나를 데리고 크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 하나님께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오는 거룩한 성 예루살렘을 보이니 하나님의 영광이 있으매 그 성의 빛이 지극히 귀한 보석 같고 벽옥과 수정같이 맑더라”(계 21:11). (523.4)
 요한과 천사가 산 꼭대기에 올랐을 때 그들의 시야에 펼쳐진 광경은 어떠했겠는가! 그들의 머리 위로 깨끗하고 싱싱한 공기가 장엄하게 감도는 가운데 그때까지 요한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도시의 전모가 드러났다. 이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도시였다. “하나님의 영광이 있으매” “그 성의 빛이 지극히 귀한 보석 같고 벽옥과 수정같이 맑”(계 21:11)았다. (523.5)
 그 거룩한 성이 먼 아래의 땅으로 위엄 있게 내려앉았다. 그리고 요한이 계속해서 보고 있는데 그 다정한 천사는 그 도시의 일부를 보다 분명하게 보여 주었다. (523.6)
 네모 반듯한 성 그 성이 실제 눈에 보이는 대로 큰 성이라는 것을 요한에게 확신시키기 위해 천사는 특별한 금막대기를 가지고 성을 측량했다(계 21:15, 16). 그는 요한에게 성이 네모 반듯하며, 장광이 로마의 도량형으로는(1만 2천 스다디온 즉, 2,400 킬로미터에 가까왔다. 2,400 킬로미터는 그 성의 둘레를 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성의 한 면은 600 킬로미터이고 면적은 대략 뉴 멕시코 주의 크기가 될 것이다. (523.7)
 요한은 이 성이 지닌 신비한 면 중에 한 가지가 바로 “장(길이)과 광(폭)과 고(높이)가 같다”(계 21:16)는 사실이라고 말한다. 일부 주석가들은 구약 성전의 지성소가 정사각형이라는 언급에 주목하고 있다(왕상 6:20). 다른 주석가들은 하나님의 보좌의 위치를 나타내는 높다란 도시 중심부를 상상하고 있다. 또 그 밖의 주석가들은, “같다”“균형이 잡힌”으로 해석한다. (523.8)
 천사가 성벽을 측량해 보니 144 규빗이었다(계 21:17). 그러나 요한은 이 수치가 성벽의 높이인지 두께인지에 대해서 분명히 말하지 않았다. 한 규빗은 남자 성인의 팔길이 절반에 해당되는 길이이다. 45 센티미터 또는 18 인치에 해당된다. 이렇게 볼 때 그 성벽은 약 65 미터 또는 약 216 피트에 달했다. 그런데 요한은 이것을 “사람의 척량 곧 천사의 척량(尺量:치수)”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우리가 생각하는 크기와는 사뭇 다를 수도 있다(천사 가브리엘도 한때 “사람의 모습”으로 다니엘에게 나타났었다〈단 10:18, 9:21〉. 그리고 요한의 천사를 “사람”으로 표현한 희랍어는 “안드로포스”인데 이것은 단순히 “인격”으로도 번역될 수 있다). (523.9)
 열 둘의 도성
 사람의 모습 같은 요한의 천사가 차례차례로 새로운 특징들을 소개할 때 요한은 그 성에 열 두 대문이 있는데 성벽 사면에 각기 세 개씩 있는 것을 보았다. 각 대문에는 유다, 르우벤, 갓 등 이스라엘의 열 두 지파의 이름이 붙어 있다(계 7:5~8). (524.1)
 대문에 달린 문짝은 유백광이 번쩍이는 거대한 진주였다. 각 문에 천사 하나가 서서 수위하고 있었다. (524.2)
 이 도성은 열 두 개의 화려한 기초석 위에 놓여졌으며 각 기초석마다 베드로, 야고보, 안드레 등 그리스도의 열 두 제자의 이름을 따라 명명되었다. 그 나머지의 이름들은 사도행전 1장 12~26절을 참고하라. 신앙 때문에 박해를 받은 로마의 추방자 요한은 휴거 당하지 않은 채로 자신의 이름이 그 기초의 하나 위에 기록된 것을 보았다. (524.3)
 열 두 대문, 열 두 지파, 열 두 기초석, 열 두 제자들. 열 둘이 이처럼 많이 나온다! 한 순간만 깊이 생각해도—만일 여러분이 여기에 일만 이천(12,000)의 수자를 포함시키고 또 144를 12×12로 계산한다면—무려 열 둘이 열 두 번이나 나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 12 대문, 12 진주, 12 천사, 12 지파, 12 기초석, 12 이름, 12 사도, 12 보석, 12, 과일, 1, 200 스다디온, 144-12×12.
(524.4)
 요한계시록 전체를 통하여 일곱이라는 수자가 등장한다. 일곱이라는 수자가 어떤 때에는 4+3의 형태로 나온다. 즉, 말탄 기사(騎士)와 함께 나오는 네 인(印)과 기사 없이 나오는 세 인, 화(禍)를 외치는 세 나팔과 다른 네 나팔 등이다. 앞에서는 단지 7장12장에서만 12의 수자가 나왔다. 12장에서는 임신한 어머니의 면류관에서 반짝이는 열 두 별을 보았다. 7장에서는 열 두 지파에서, 인침을 받는 하나님의 종들의 수효가 각각 12,000명이라 했다. 이로써 마지막 때의 특별한 성도의 총수효인 144,000인이 나온다. 마지막 때의 이 같은 성도들과 새예루살렘의 열 두 대문 사이에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 왜냐하면 각 대문이 각 지파의 이름으로 명명되기 때문이다. (524.5)
 그러나 비록 새예루살렘의 열 둘이 모든 일곱 수자와 분리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 분리는 결코 완전하지 못하다. 만일 일곱이 셋 더하기 넷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면 열 둘은 셋 곱하기 넷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524.6)
 열 두 지파의 이름이 붙은 열 두 대문은, 새예루살렘을 십자가 사건 이전의 예루살렘 교회와 연결짓고 있다. 열 두 제자들의 이름이 있는 열 두 기초석은 그리스도의 구약 교회와 그의 새 이스라엘 즉, 그리스도교 시대의 교회와의 밀접한 관계를 지적하고 있다(엡2:20). (524.7)
 열 두 기초석은 추측컨데 옆으로 나란히 놓여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래의 것은 보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기초석들은 그들의 색깔과 구성이 특별했기 때문에 요한의 특별한 관심을 끌었다. 각 기초석은 특별한 보석으로 만들어 졌다(계 21:19, 20)! 여기서도 구약과의 연결이 이루어지고 있다. 구약의 대제사장은 열 두 지파의 이름이 새겨진 보석들이 달려 있는 값비싼 흉배를 부착했다(출 28:15~21). 흉배에 있는 보석들은 네모 반듯하였고 세 개씩 네 줄로 배열되어 있었다. 흉배에 박혀 있던 보석들과 새예루살렘의 기초석에 있는 보석들은 대부분 동일하다. 불행하게도 보석 전문가들도 이 보석들 가운 데 일부의 색깔을 정확히 현대의 어떤 것과 같다고 말하지 못하고 있다.2 (524.8)
 투명한 성벽의 도성
 이 도성의 벽에 대하여 요한은 말하기를 그것이 투명한 벽옥으로 되어 있다고 했다. 기간 도로는 투명한 정금으로 포장되어 있다. 사실, 그 도성 전체가 투명한 정금으로 보였다(계 21:11, 18, 21). (5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