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챤과 술 제 5 장 예수와 포도 음료 5. 성만찬 포도 음료
 이 논거는 만일 예수님 당시의 유대인들이 유월절 식사에서 마신 관례적인 네 잔이 오직 발효된 포도주 뿐이었다면, 예수께서 마지막 만찬에서 발효된 포도주를 마셔야만 되는 건 아니었지만 마셨었을 수 있을 가능성으로 인하여 심각히 고려되어야만 한다. (154.3)
 기억해야 할 사실은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행하심이 당시 널리 행하여진 관습을 꼭 따랐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예수께서는 금식, 손 씻으심, 무거운 짐이 되는 안식일 같은 널리 유포된 관습에 정면으로 대치되는 행동을 하셨다. 예수께서는 성만찬 제도를 당시 관습과는 다르게 독자적으로 제정하시었다. 그 분은 제자들에게 상징적인 잔을 관례대로 네 번씩 주지 아니하시고, 오직 한 번만 주셨다. 그리고 규례의 상징인 구운 양고기와 쓴 약용 식물(herb)를 놔두고, 자기 몸의 상징인 떡만 사용하셨다. 그러므로, 만일 그리스도께서 발효되지 않은 포도즙을 이 예식에서 사용함으로 널리 유포된 관습에 정면으로 대치되게 행동하셨다면, 특히 그가 누룩 혹은 발효를 도덕적 부패의 상징으로 여겼기에(마 16:6, 12)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 었을 것이다. (154.4)
 발효된 포도주를 더 낳은 것으로 여기지 않음
 그러나 예수께서 널리 행하여지는 관습에 역행하지 않했을 수도 있다. 유대인들이 유월절에 포도 음료를 사용한 것에 상이한 면이 있었음을 제시하는 문헌적 증거들이 있다. 저명한 탈무드 학자로 미국 유대 신학교(Jewish Theological Seminary)에서 탈무드와 랍비 문헌 학과의 학과장을 약 40년간 역임한 루이스 긴즈버그(1873~1941)는 아마도 탈무드에 나오는 유대인 종교 의식에서 포도 음료를 사용하는 것에 관하여 가장 철저히 연구한 학자일 것이다. 그는 자신의 연구를 다음과 같이 결론 짓는다. “그러므로 바벨론 탈무드와 예루살렘 탈무드에 나오는 주요 귀절에 근거하여 발효되지 않은 포도즙이 성전 밖에서 키두쉬(포도 음료 잔으로 축제를 성별하는 것[Kiddush])와 그 외의 종교 의식을 위해 레카테힐라(임의로 [lekatehillah])를 사용할 수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그것은 성전에서 오직 베디아바드(행위 후에 [bediabad])에만 사용되도록 승인되었다. 실제로 성전 밖에서는 발효된 포도주를 발효되지 않은 포도즙보다 더 선호하지 않았다. 라바(Raba)는 ‘포도즙을 짜서 곧 바로 그 위에 키두쉬를 읊을 수 있다’고 이 법을 잘 요약하였다.”62 (155.1)
 긴즈버그는 유대인 종교 의식에서 포도주 사용에 관한 두 가지 유대법에 관한 견해를 검토한 후에 다시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린다. “그러므로 가장 일반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진 두 유대법, 투르(Tur)와 슐함 아룩(Shulham Aruk)에 의하면 발효된 어느 포도주도 발효되지 않은 포도즙보다 더 우월하게 인정되지 않았다. 또 발효된 포도주를 사용하라는 우선 순위 계명 미츠바 민 하-뭅하르[mitzbah min ha-mubhar])조차도 아니었다.”63 (155.2)
 유대 백과 사전도 긴즈버그가 내린 결론을 확언하여 준다. “예수”에 관한 항목에는 “공관복음서에 의하면 예수는 자기 생애의 마지막 주 목요일 저녁에 제자들과 거룩한 도시에서 유월절 식사를 하시기 위하여 예루살렘에 들어왔다. 만일 그렇다면 예수가 기념으로서 제정한 미사(Mass)나 성 만찬의 제병(際餅)은 누룩을 넣지 않은 떡과 세데르(유대인의 유월절 밤 축제[Seder])의 발효되지 않은 포도즙이었을 것이다(Bickell의 Messeund Pascha, Leipsic, 1872를 보라).”64 (156.1)
 죤 키토가 편찬한 성경 백과 사전은 유월절 식사 시에 포도즙을 마시었다고 말한다. “마신 포도 음료는 물론 발효되지 않은 것이지만, 그것이 항상 막 짜낸 즙이었는지 혹은 ‘핏빛 포도즙(pure blood of grape)’이었는 지는 확실하지 않다(신 32:14). 왜냐하면, 미쉬나는 유대인들에게 끓인 포도 음료를 마시는 습관이 있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거제(擧祭)의 포도 음료는 끓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질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두텁게 되어서 마시려면 물을 섞어야만 한다. 그러나 랍비 예후다(Yehuda)가 그 질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것을 허락하셨습니다.란 말을 곧바로 덧붙인다(Teroomoth Perek, c. xi).65 (156.2)
 랍비들의 조작
 이와 같은 증언들은 오직 발효된 포도주만이 예수 당시의 유월절 식사 시에 사용되었다는 주장이 믿을 수 없도록 한다. 발효되지 않은 포도즙도 유월절 때에 사용되었다는 것이 드러난다. 발효된 포도주에 관한 언급은 미쉬나(주후 200년경 랍비 예후다가 편찬한 유대인의 주해와 관습 모음집)에 나오지 않고 후에 탈무드에 주(註)를 달 때에 덧붙여졌다. “중세의 유명한 랍비들인 마이모니데스(Maimonides)와 바르테노라(Bartenora)는 탈무드에 주를 꽤 많이 달았다. 유월절 포도 음료가 취하게 하는 성질을 지녔다는 것은 미쉬나 본문으로부터가 아니라 그들이 달아논 주(註)로부터 발췌되었다.”66 (156.3)
 미쉬나는 유월절 밤에 발효된 것이 있나 해서 곡식으로 만든, 발효된 음료는 절대로 저장하지 않는 포도 음료 저장실까지 뒤졌다고 꽤 구체적으로 밝힌다. 곡식으로 만든 발효에는 바벨론의 큐타크(cutakh)와 메데의 쉐카르(shekar), 그리고 이두메아의 하메츠(hamets)가 속한다. 12세기의 저명한 스페인 랍비들인 마이모니데스와 바르테노라는 미쉬나에 주석을 달면서 발효된 음료를 금한 것은 곡식으로 만든 증류주에만 적용될 뿐이지 과실로 만든 것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마이모니데스가 제시한 이유는 “과실액은 발효를 발생시키지 않고 신맛만 생기게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67 (157.1)
 몇몇 랍비들이 포도 음료와 같은 과실 음료가 발효되지 않는다고 믿을 수 있었다고 상상하기는 힘들다. 그러한 상상적인 논거는 포도주를 마시는 것을 합법화하기 위하여 조작되지 않았나 하는 의혹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 만일 그렇다면 랍비들이 칠일 간의 축제 동안에 “누룩(발효된 것)”(출 13:7)을 금하는 유월절 율법이 발효된 포도주에게도 확장되었다고 이해한 것만을 보여줄 뿐이다. (157.2)
 후대의 증언
 유대인들이 유월절 때에 발효되지 않은 포도즙을 마시는 관습에 관한 증거는 역사를 통하여 계속 찾아볼 수가 있다. 랍비 야곱 벤 아쉐르(Jacob ben Asher)가 13세기에 편찬한 탈무드 율법 요약집인 아르바 투림(Arba Turim)은 유월절의 네 잔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만일 필요하다면 지혜로운 자의 명령을 따라서 가진 것을 팔아야만 한다. 야인(yayin) 혹은 짐무김(zimmoogim) —포도 음료 혹은 건포도—을 획득할 때까지 가진 것을 팔게 하라.”68 건포도는 빠개서 물에 넣은 다음 끓여서 즙을 짜내고 유월절 포도즙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다. 박식한 랍비 마나세 벤 이스라엘(Manasseh ben Israel)의 1656년 암스텔담에서 출판된 자신의 저서 유대인의 주장(Vindicia Judaeorum)에서 유월절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여기 이 축제에서 모든 당과(糖葉: matzoth)는 발효나 혹은 즉시 발효될 어떤 것도 없도록 순전하여야만 한다.”69 (157.3)
 J. 알렌(Allen)은 1830년에 출판된 현대 유대주의(Modern Judaism)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유월절 포도 음료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그들에게는[유대인들] 곡식으로 만든 어떤 증류주, 혹은 발효의 과정을 거친 것을 마시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그들의 음료는 순수한 물이나 자신들이 준비한 건포도—포도즙—이다.”70 (158.1)
 저명한 19세기 랍비이자 유대인 기별자(The Jewish Messenger)의 편집장인 랍비 S. M. 이삭(Issac)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유대인들은 결혼 축제를 포함한 거룩한 목적을 위한 축제에서는 발효된 음료를 아예 마시지 않는다. 사적, 공적 소제와 전제(oblation and libation)에서는 포도나무 과실—즉, 신선한 포도—을, 발효되지 않은 포도즙, 그리고 건포도를 축복의 상징으로서 사용한다. 그들은 항상 발효를 부패의 상징으로서 여겼다.71 (158.2)
 랍비 이삭의 진술이 매우 정확한 것은 아니다. 유대 문헌은 유월절에서 사용된 포도 음료의 종류에 관하여 일치하지 않는다. 1895년 판 대영 백과 사전은 그 이유를 설명하여 준다. “네 잔이나 혹은 다섯 잔의 포도 음료를 각 사람이 마셨다. 이 때에 마신 포도 음료가 발효된 것이냐 혹은 발효되지 않은 것이냐에 관하여 상당한 논쟁을 벌였다—간략하게 말하자면, 보통 포도 음료이거나 혹은 순전한 포도즙이었다. 그것이 ‘발효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발효되지 않은 것이라는 표현에 주로 기대고 있다. 이 표현은 ‘누룩 없는 떡’으로 번역된 단어를 정확하게 번역한 것이다. 랍비들은 효소에 관한 명령을 포도 음료 뿐만 아니라 유월절 떡에도 적용 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같이 보인다. 따라서 현대 유대인들은 일반적으로 랍비들의 명령을 따라서 건포도-포도 음료—를 사용한다.”72 (158.3)
 마지막 문장은 정확하지 않다. 그 이유는 전기하였다시피 모든 랍비들이 ‘발효되지 않은 것’에 관한 법을 포도주에 확장하여 적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누룩’(출 13:7)에 관한 모세법을 이와 같이 두 가지로 해석한 것은 유대인들 간에 존재하는 두 가지 다른 종교적 전승을 가르쳐 준다. 보수적인 정통 유대인들은 대부분 발효되지 않은 포도즙을 사용하지만, 자유주의적 경향이 있는 개혁파 유대인들은 대부분 발효된 포도주를 사용한다. (158.4)
 정통 유대인인 랍비 이시도르 코플로비츠는 포도주와 독주에 관한 탈무드의 진술들을 편찬한 책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유월절 밤에 가정 의식에서 세데르 상(seder table:유월절 상징들이 제식에 따라 질서 있게 놓여진 탁자)에서 마신 포도주 네 잔은 유대 성경이 제정한 것이 아니다. 모세는 포도주를 마시거나 혹은 또 다른 종교적인 기능을 결코 규정하거나 명령하지 않았다. 이 관습은 랍비들이 제정한 것일 뿐이다.” (158.5)
 “그러나 현대 정통 이스라엘의 최고의 랍비적 권위, 즉 슐찬 아루크(Shulchan Aruch)는 세데르 상(seder table)에서 네 잔의 포도 음료로서 ‘끓인 포도즙(물에 끓인 건포도)’을 사용하는 것을 명확하고 뚜렷하게 허용한다.” (159.1)
 “유월절 밤에 끓인 포도즙과 꿀에 섞은 포도즙에 규정된 키두쉬(Kiddush)를 낭송하는 것은 허용되었다(Shulchun Aruch Druch Chayim 잔 273, 9째 문장).”73 (15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