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칠일 안식일과 기독교 신앙 ― 왜 하필 제칠일 안식일인가? 제 2 부 예수님과 안식일 제 4장 안식일의 언약은 그리스도의 새언약이다
 제 2단계에서는 안식일 안식이 광야 세대가 “들어가지 못하였으나”(히 4:6; 3:16-19) 후에 이스라엘 백성이 여호수아의 지휘 아래 가나안 땅에 들어감으로써 실현된 안식을 뜻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 3단계에서는 안식일 안식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끼치게 되는 구속적 안식을 상징하고 있다. (270.3)
 히브리서 기자는 어떻게 하여 안식일 안식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적 안식의 의미를 이끌어 낼 수 있었는가. 그는 그가 자주 인용하고 있는 히브리서 4장 7-11절시편 95편 7절에 기초하여 안식일 안식의 구속적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시편 95편에서 하나님은 반역적인 광야의 세대에게 단호하게 거절하셨던 바 그의 안식으로 이스라엘 민족을 초대하고 있다(히 4:7-11).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 땅에 실지로 들어간 지 오래된 후인 다윗의 때에 하나님이 “오늘날”이라고 말하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의 안식의 약속을 “다시” 새롭게 하지 않으면 안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히브리서 기자에게는 두 가지의 뜻으로 해석되었다. 첫째는 하나님의 안식일 안식이 여호수아의 지휘로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으로 들어감으로써도 다 고갈된 것이 아니라 아직도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하여 남아 있다”(4:9)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러한 안식의 시대가 그리스도의 강림으로 말미암아 비로소 동이 트게 되었다(히 4:3, 7)는 것이다. (270.4)
 “오늘날 너희가 그의 음성을 듣거든”(히 4:7)이라는 표현은 분명히 그리스도를 언급하고 있다. 히브리서의 독자들은 “모든 날 마지막”(히 1:2)에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안식일 안식의 약속을 받았다. 따라서 그리스도 사건의 빛으로 볼 때 안식일에 자기의 일을 쉬는 것(히 4:10)은 구속의 현재적 경험(히 4:3)과 미래에 하나님과 나눌 교제에 대한 희망(히 4:11)을 다같이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271.1)
 히브리서의 기자에게는 “창조의 전체적인 목적과 구속의 전체적인 목적”이 하나님의 첫 안식일 안식의 성취 속에 “하나로 통합되어 있었던 것이다.”6 (271.2)
 히브리서에 나타난 안식일 안식의 본질
 하나님의 백성을 위해 남아 있는 “안식일 안식”의 본질은 무엇인가? 히브리서 기자는 문자적인 안식일 준수를 생각하고 있는가 아니면 영적인 형태의 안식일 준수를 생각하고 있는가. 정답은 이 둘 중의 어느 하나가 아니라 둘 모두이다. 히브리서 기자는 일차적으로 문자적인 안식일 준수를 전제로 하고 그 위에 더 깊은 영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즉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반응으로서 문자적인 안식일 준수를 말하고 있다. 안식일 준수의 문자적인 준수를 강조하기 위하여 9절에서는 역사적으로 사람들에게 “안식일 준수”라는 의미로 널리 사용되어 온 “사바티스모스”란 용어를 사용하였고 10절에서는 안식일 준수를 “자기 일을 쉬는 것”으로 설명하였다. 즉 “그의 안식에 들어가는 자는 하나님이 자기 일을 쉬심 같이 자기 일을 쉰다”고 하였다. (271.3)
 앞에서 이미 지적했듯이 “사바티스모스”란 용어는 이교 저술가들과 초기 기독교 저술가들이 모두 안식일을 문자적으로 지키는 뜻으로 사용했다. 따라서 히브리서 기자는 이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안식일 준수가 하나님의 백성에게 남아 있다”고 말하고자 한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안식일을 지킬 필요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히브리서의 기자가 안식일 준수의 항구성을 위해 논쟁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당연시했다는 사실은 이 본문의 증명력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272.1)
 안식일 준수의 문자적인 본성은 “그의 안식에 들어간 자는 하나님이 자기 일을 쉬심같이 자기 일을 쉰다”(히 4:10)고 한 말씀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대부분의 성경 주석자들은 “자기 일”을 죄된 활동으로 해석한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의 안식일 준수는 제칠일에 일상적인 일을 중지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마다 죄된 일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히브리서 6장 1절 등에 나타나는 “죽은 행실”이란 표현들을(히 9:14)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이 일을 쉬시는 것과 사람이 일을 쉬는 것을 단순히 비교하고 있는 히브리서 4장 10절에 비추어 볼 때 그러한 개념은 성립될 수 없다. 안식일의 안식은 죄된 일을 하지 않는 것이라면 하나님도 안식일에 “죄된 일을” 중지했다는 말이 되는데 이처럼 어처구니 없는 주장이 어디에 있겠는가. 히브리서 4장 10절의 말씀은 단순하다. 즉 하나님께서 제칠일에 자신의 창조의 활동을 중지하셨듯이 하나님의 자녀들도 제칠일에 자신들의 노동을 중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272.2)
 참고
 
1. Lewis Sperry Chafer, Dispensationalism, (Dallas, 1936), 107.

 2. Dale Ratzlaff, Sabbath in Crisis Applegate, California, 1990], 182, 183, 185.

 3. Plutarch, De Superstitione, 3; Justin Martyr, Diologue with Trypho, 23, 3; Epiphanius, Adversus Haereses, 30, 2, 2; Apostolic Constitutions, 2, 36.

 4. Andrew T. Loncoln, “Sabbath, Rest, and Eschatology in the New Testament,” in From Sabbath to the Lord's Day, ed., Donald A. Carson [Grand Rapids, 1982], 213.

 5. The Books of Adam and Eve, 51:1, 2 in R. H. Charles, ed., The Apocrypha and Pseudepigrapha of the Old Testament [Oxford, 1913], 2:153.

 6. Gerald Von Rad, "There Remains Still a Rest for the People of God" in The Problem of the Hexeteuch and Other Essays [NewYork, 1965], 94-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