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약 중간기는 안식일의 역사에 여러 가지 새로운 면모들이 나타난 시대이다. 신구약 중간시대의 자료는 구약성경 시대 말기로부터 랍비 시대로 이어지는 변천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 시대의 안식일 자료에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이 시대의 자료들이 외국의 지배하에서 안식일을 지키는 문제와 전시(戰時) 상황에서 안식일을 준수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 열강의 예속과 이민족과의 전쟁은 구약 성경 시대라고하여 예외적이 아니었지만 구약 성경에는 이러한 특별한 상황들과 관련된 안식일 준수의 논의들이 보이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신구약 중간시대에 이르러 유대인들이 헬레니즘 사회와 접촉하게 되면서 일종의 안식일 신학이라 할 수 있는 철학적 사색들이 처음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알렉신드리아의 필론(Philon)에 의하여 이러한 작업들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이 시대의 이 밖의 특색으로서는 안식일 봉사의 내용과 유대 종파들의 다양한 안식일관들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52.1)
 신구약 중간기의 안식일 준수
 기원전 5세기에 이집트의 엘레판틴에서 발견된 4개의 도기 파편들이 안식일을 언급하고 있다.1 첫 번째의 도편은 단순히 안식일을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도편의 주인공이 안식일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우리는 여기서 별다른 정보를 얻을 수 없다. 두 번째 도편은 이슬라(Islah)라는 여인에게 보내는 통신을 담고 있다. 로젠탈(Rosenthal)에 의하면 그 내용은 “야채가 상실되거나 상하면 안되기 때문에 안식일인 내일에 배를 맞이하라. 그렇지 않으면 YHH의 생명에 의하여 나는 너의 생명을 취하겠다”는 것이다. 세 번째 도편은 안식일이 이르기 전에 물고기를 보낸다는 내용으로 안식일을 언급하고 있다. 네 번째 도편에는 “내가 가고 있지만(안식일)이전에는 도착하지 못할 것이다”라는 문장이 들어있다.2 (52.2)
 포튼(Porten)은 엘레판틴-시에네(Elephantine-Syene)의 아람어 파피루스에 네번 나오고 석관에 한번 나오는 사베타이(Shabbethai)란 이름과 안식일 준수의 상관성에 대하여 많이 논의하였다. 체리코버(Tcherikover)에 따르면 헬레니즘 시대의 이집트에서는 이 이름이 안식일에 태어난 유대인 어린이들에게만 나타난다. 그러나 헬레니즘 시대 이후에는 이러한 연유와 상관없는 다른 아이들의 이름으로도 나타난다. 그리고 로마시대에 이르러서는 이 이름이 삼바티온(Sambathion)으로 바뀌어져서 이집트인 아이들의 이름들에도 나타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안식일이 비 유대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기 때문에 많은 비 유대인들이 유대교로 개종하지 않고도 안식일의 준수를 채택했다는 것이다.3 포튼(Porten)은 “삼바티온” 이라는 이 이름이 아람어 파피루스에 나타난 세 번의 경우가 모두 안식일 준수에 매료된 비 유대인들의 이름으로 간주하고 있다.4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사건이 중요하게 된다. 왜냐하면 체리코버는 이러한 현상이 로마 시대에 와서만 일어나고 있다고 했는데 만약 포튼의 주장이 옳다면 기원전 5세기에 이미 비 유대인들이 안식일을 지켰으며 헬레니즘 시대에도 계속 지켰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52.3)
 포튼은 도편들에 나타난 안식일의 언급에 대하여 결론적으로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언뜻 생각하면 그 날에 채소들을 보내면서 채소들이 상하거나 상실되거나 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안식일에 배를 맞이하라고 이슬라에게 편지를 보낸 남자는 안식일에 예루살렘으로 곡식과 술과 돼지들을 운반하는 당대의 유대인을 연상시킨다(느 13:15). 그러나 다른 한편 그가 채소의 보전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것과 만약 그 여자가 안식일에 배를 맞이하지 않으면 그녀의 생명을 취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것을 미루어 생각해보면 그가 어떤 특별한 상황에 직면해 있었음을 짐작하게 하며 안식일의 규칙적인 준수를 간접적으로 증명하고 있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안식일 전에 물고기와 사람이 도착할 가능성을 말하고 있다는 것은 그 날에 여행을 하거나 물건을 보냄으로써 안식일을 더럽히지 않으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5 (53.1)
 같은 글에서 포튼은 이 유대인들이 제설 혼합주의적인 예배자들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에 의하면 제설 혼합적 예배의 유일한 경우는 아낟(Anath)YHW의 숭배이다. 그에 따르면 아낟 숭배는 므낫세 시대에 도입된 천체 숭배(왕하 21:5; 대하 33:3, 5)이다. 베델의 종교는 유대에 근접한 시에네(Syene)에 수비대를 설치하고 있던 아람 사람들의 종교였다.6 (53.2)
 랍비 시대에는 확실한 증거가 나타나고 있고 구약 시대에는 전혀 언급되고 있지 않는 안식일 준수 관행의 하나가 기원전 150에서 120년 사이로 그 기록 연대가 추정되고 있는「유딧서」(Book of Judith)에 처음으로 나오고 있다.「유딧서」의 여 주인공은 과부가 된 자신의 신세 때문에 “항상 금식했는데 안식일의 전날과 안식일과 월삭의 전날과 월삭과 이스라엘 집이 즐거워하는 축제일들과 성일에는 금식하지 않았다”(8:6). 심지어는 애곡 중에도 그녀는 위의 날들에 금식하지 않았다. 안식일과 축제일들을 기쁨의 날로 간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53.3)
 그녀는 그녀의 지붕 위에 텐트를 치고 텐트 안에서는 과부의 의복을 입었다. 그러나 안식일과 축제일에는 집으로 내려와 다른 옷을 입고 지냈다(8:5). 이 이야기는 앗시리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허구적인 이야기이지만 이 이야기가 기록된 시대의 관습과 관행들을 반영하고 있다. (53.4)
 시내산에서 모세에게 준 계시의 형태로 기록된「회년서」(Book of Jubilees)는「유닛서」와 비슷한 시대의 작품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책에서 처음으로 안식일에 대한 일연의 금지 규정들을 보게 된다. 후대인 랍비 시대에 와서 이루어지는 랍비들의 안식일 율법의 선구적인 모습을 여기서 보는 셈이다. 회년서의 파편들이 쿰란 동굴에서도 발견되었는데 쿰란의 종파 공동체가 이 희년서를 신봉했던 것으로 판정되고 있다. 프랭크 크로스(Frank Cross)에 의하면 “쿰란에서 발견된「에녹서」, 「회년서」, 「레위와 납달리의 언약들」같은 책들과 쿰란 공동체의 종파적인 책들 사이에는 신학, 용어, 달력상의 특징, 사제적 관심에 있어서 구체적인 연결이 너무 조직적이며 자세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 작품들을 단일한 전통안에 두어야한다.”7 (54.1)
 그러므로 희년서에서 하나님이 시내산에서 안식일에 모세에게 계시를 주어 앞으로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율법과 계명을 버리고 월삭과 안식일과 절기들과 회년들과 법령들을 돌보지 않을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는 것은(희년서 1:14, 15) 쿰란 공동체의 역법과 절기들과 서로 다른 이스라엘의 역법(磨法)과 축제들에 대한 논박이라 할 수 있다. (54.2)
 「희년서」의 안식일은 우주론적이고 형이상학적 의미를 담고 있다.8 「희년서」에서는 안식일이 단순히 지상의 사람들에 의해서만 준수되고 있지 않고 하늘에서도 준수되고 있다. 하나님 자신이 천사들과 함께 안식일을 지키고 있다(2:17, 18). 땅에 사는 인간들에게 안식일이 알려지기 전에 이미 하늘에서 천사들이 안식일을 지켰다(30절). 그리고 천상적인 존재들은 하나님의 창조 사업의 끝났을 때 한번만 사람과 더불어 안식일을 지킨 것(창 2:2)이 아니라 그 이후에도 매 안식일 마다 안식일을 준수하였다. 그리고「희년서」는 안식일이 이 땅에서는 오직 이스라엘 만을 위해 제정되었다(희년서 2:31)고 주장한다. (54.3)
 안식일을 범한자에게는 사형의 처벌을 부가하도록 촉구되고 있다(2:25,27;5:8). 구약 성경에서와 마찬가지로 안식일에 일과 쾌락은 금지되고 있으며 음식과 술을 준비하는 것과 물을 깃는 것과 성문을 통하여 짐을 옮기는 것이 금지되고 있다(2:25, 29:50:7). 안식일에 아내와 동침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그 밖에 다음의 일들이 안식일에 금지된다고 단순히 언급만 되었다. 안식일에 무엇을 사거나 팔기 위해 무엇을 하거나 여행을 떠나는 것(50:8), 안식일에 여행을 계속하는 것, 밭을 경작하는 것, 불을 피우는 것, 짐승을 파는 것, 배타고 여행하는 것, 무엇을 때리거나 죽이는 것, 짐승이나 새를 도살하는 것, 동물이나 새나 물고기를 잡는 것, 금식하는 것, 전쟁하는 것(50:12)등이다. 안식일에 허용된 유일한 일은 “보통 날과 안식일에 하나님 앞에 유향을 태우고 희생 제물과 헌물을 바치는 것”이다(50:10). (54.4)
 학자들이 역시 쿰란 신앙 공동체에서 나온 것으로 믿고 있는「사독 문서」(Zadockite Documents)에는 희년서의 것과 유사한 규정들과 다른 금지 규정들이 들어있다. 안식일에 일을 금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안식일 전날에 준비한 음식물만 안식일에 취할 수 있게 한 것과(10:22) 사람들로 하여금 말안 듣는 짐승을 때리지 못하게 한 것(11:6)과 금식을 하지 못하게 하고(11:5), 집안으로나 밖으로 짐을 옮기지 못하게 한 것(11:7-9상)도 유사하다. 그러나 겉으로는 유사하게 보이면서도 사실은 서로 다른 그러한 구절들도 있다. 사독문서 10:19이 그렇다. “내일에 하게 될 일이나 수고에 대해 말하지 말라”는 이 금지 규정은 안식일에 무엇을 하겠다는 말이든지 또 무엇을 사거나 팔기 위해 길을 떠나겠다는 말을 안식일에 하지 말라고 한 것과 유사하게 들리며 10:23에서 안식일에 “야영지에서가 아니면 물을 깃지 말라” 한 것은 희년서 50:8에서 제6일에 자신을 위해 물을 준비할 것이며 안식일에는 물을 깃지 말라 한 것과 유사하다. 라빈(Rabin)에 의하면「사독 문서」는 야영지 안에서는 어디에서도 물을 길어도 좋도록 허용하여「회년서」보다도 좀 더 관대하다. 랍비들은 뜰 안에서 물을 깃는 것조차 금하였으며 오직 집안에 있는 샘에서 물을 깃는 것만 허용하였다.9 (54.5)
 「사독문서」에는「희년서」에 있는 규정들을 넘어서는 추가 항목들도 있다. 그 중에는 “해의 구체가 자신의 충만함에 의하여 대문에서 멀어졌을 때부터” 일을 쉬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10:15, 16). 찰스에 의하면 이것은 태양이 지평선에 닿기 전이라는 뜻이다.10 안식일에는 물을 깃지 말아야 하지만 그 사람이 “여행 중에 목욕을 하려 내려 간다면 그가 서 있는 자리에서 물을 마실 수는 있으나 물을 길어 그릇에 담게 하지는 말라”(11:2)고 하였다. 그리고 그는 짐승을 때리지 말아야 한다. 만약 짐승이 고집이 세면 그의 집에서 짐승을 꺼내지 말아야 한다(11:6, 7). (55.1)
 「사독문서」에만 보이고「희년서」에 보이지 않는 추가 금지 규정들은 다음과 같다. (55.2)
 1. 외설적이거나 비열한 말을 하지 말게 하라(10:18). (55.3)
 2. 이웃에게 아무 것도 빌려주지 말게 하라. 이웃에게 무엇을 되갚도록 강요하지 말게하라(10:18). (55.4)
 3. 피 흘리게 하지 말라. 재산과 소득 문제로 다투지 말게 하라(10:18). (55.5)
 4. 안식일에 안식일이 끝난 후에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 안식일에 밭에서 걸어다니지 않게 하라(11:20,21). (55.6)
 5. “자기 마을을 떠나” 일천 큐빗 밖으로 걸어나가지 않게 하라(10:21). (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