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두 여자 사이에는 대조되는 점이 더 두드러진다. 첫 여자는 하늘에 있고 별들로 둘러싸여 있는데(계 12:1), 둘째는 물 위에, 타락한 왕들에 둘러 싸여 있다(계 17:1, 2). 첫째는 용이 그 여자를 공격하는데(계 12:4, 13~17), 둘째는 그 본성 이 용과 같고(계 17:3) 하나님의 백성을 억압한다(6절). 첫째는 피난을 가고(계 12:6), 둘째는 여왕처럼 앉아 있다(계 17:3, 4). 첫째는 홀로 광야에서 고난을 당하는데(계 12:6, 14), 둘째는 도성에서 연회를 준비하고 있다(계 17:4). 첫째는 하나님의 손이 그녀를 먹이시는데(계 12:6, 14), 둘째는 성도들의 피에 취해 있다(계 17:2). 첫째는 그리스도와 이스라엘의 남은 자손의 어머니인데(계 12:5, 6), 둘째는 큰 음녀이다(계 17:5). 17장의 여자는 12장에 나오는 여자의 정반대인 것이 분명하다. (216.2)
 우리가 이 대조되는 점들을 이해하는데 혼인의 은유가 도움이 된다. 구약에서는 우리가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자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의 신부로 묘사하고, 그 배도(背道)는 간음이나 매춘에 비유하였다.27 계시록도 같은 표현을 사용한다. 그 음녀의 정체는 분명하다. 그녀는 이교 세력도 정치적인 권력도 아니다. 성경 전통의 선상에서 볼 때 계시록의 그 음녀는 하나님 백성의 배도를 나타내며, 신약의 관점에서 볼 때는 세상의 연인들과 놀아나다가 그들에게 굴복한 교회를 묘사한다. 계시록은 그 음녀의 정체가 바벨의 권력이라고 밝힌다. “큰 바벨론”(계 17:5)이라고 불리는 그녀는 종교성과 하나님의 역할을 찬탈하려는 사탄의 욕망이 체현(體現)된 존재이다. (216.3)
 그러한 계시는 참으로 충격적이다. 선지자는 초기 교회 시대에 살고 있었으므로, 그러한 개념에 대하여 “크게 기이히 여기”게 된다(6절). (216.4)
 야수(野獸)
 선지자가 난감해하는 그 여인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하여 천사는 여자와 연관된 짐승의 비밀에 대하여 말한다. 네 단계로 이루어진 과정을 통하여 그 짐승의 본성에 대한 공식을 보여 준다. (216.5)
A)
1. 네가 본 짐승은 전에 있었다가
2. 시방 없으나
3. 장차 무저갱으로부터 올라와
4. 멸망으로 들어갈 자니(17:8)
(216.6)
 그 표현은 “전에도 계셨고, 이제 도 계시고, 장차 오실”(계 4:8: 참조 1:4, 8) 하나님에 대한 묘사를 거울에 비쳐 보는 것 같아서,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그 짐승의 야심을 다시 확인해 준다. 이것은 13장에 나왔던 바다 짐승과 동일한 짐승으로서, 그가 하나님과 같은 경배를 받으려고 했던 것을 우리는 기억한다(계 13:4). (218.1)
 두 짐승이 마찬가지로 “참람”되다(계 17:3: 참조 13:6). 동시에 그 “붉은 빛 짐승”(계 17:3)은 우리에 게 “큰 붉은 용”(계 12:3)을 상기시킨다.

  (218.2)
 나아가, 땅에서 올라온 짐승처럼 이 짐승은 정치 권력의 특성까지 가지고 있다. 그 기능은 다른 종교적 · 신비적 권력인 여자와 용을 후원하는 것이다(계 17:2, 12; 참조 13:11, 12). 실제로 12장의 열 뿔 달린 용은 역시 열 뿔을 가진 바다 짐승과(계 13장) 용처럼 말하는 땅 짐승을 동시에 반향한다. 달리 말해서, 17장의 붉은 짐승은 그 세 권력 모두를 재편성하여 진정한 동맹을 맺은 것인데, 그 모두가 하나님의 대적들이다. (218.3)
 요한계시록 17장 8절의 수수께끼는 두 개의 연속적이고 대구가 되는 파도처럼 전개된다(10, 11절). 첫째는 넷으로 된 패턴으로 동일한 역사를 펼치는데, 이번에는 일곱 왕에 대하여 말한다. (218.4)
B)
1. 다섯은 망하였고
2. 하나는 있고
3. 다른 이는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으나
4. 이르면 반드시 잠간 동안 계속하리라(10절)
(219.1)
 둘째 파도 역시 동일한 역사를 연속된 네 항목으로 펼쳐 보이는데, 이번에는 짐승에 대한 일반적인 사항들과(8절) 왕들에 대한 특수한 사항들을(10절) 결합시킨다. (219.2)
C)
1. 먼저 있었다가
2. 시방은 없어진 짐승은
3. 여덟째 왕이니 ∙∙∙
4. 저가 멸망으로 들어가리라(11절).
(219.3)
 예언의 세 공식(ABC)을 한데 모은 표가 그 수수께끼를 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219.4)
▶ 첫째 단계
     A1. 짐승은 전에 있었다가
          B1. 다섯 [왕]은 망하였고
               C1. 먼저 있었[던 짐승은]

▶ 둘째 단계
     A2. 시방 없으나
          B2. 하나는 있고
               C2. 시방은 없어진 짐승은

▶ 셋째 단계
     A3. 장차 무저갱으로부터 올라와
          B3. [다른 왕]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으나
               C3. 여덟째 왕이니

▶ 넷째 단계
     A4. 멸망으로 들어갈 자니
          B4. 이르면 반드시 잠간 동안 계속하리라
               C4. 저가 멸망으로 들어가리라
(219.5)
 이 짐승으로 묘사된 역사의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서는 13장에 나오는 그에 대한 묘사로 돌 아가야 한다. 열 뿔을 가진 짐승은 다니엘 7장의 이상에서 예고된 역사의 기간에 해당된다. 그것은 넷째 짐승이나(참조 단 7:7, 그의 열 뿔) 그의 작은 뿔(8절, 그의 교만하고 찬탈적인 행동)과 비슷할 뿐 아니라, 그에 앞서 나오는 모든 동물들, 즉 표범, 곰 그리고 사자의 특성들도 다 가지고 있다. (220.1)
 그 요한계시록 13장의 열 뿔 달린 짐승은 다니엘 7장에 예언된 다섯 기간, 즉 바벨론, 메데와 바사, 헬라, 로마 그리고 작은 뿔 모두에 해당된다.28 이것이 첫 번째 단계, 요한계시록 17장 10절에 언급된 다섯 왕이다. (220.2)
 그 둘째 단계는 “시방은 없는” 기간인데, 짐승이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때와 일치한다(11절). 즉 여섯째 왕의 때이다. 선지자는 이 왕의 역설적인 상태에 대하여, 그가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있다”고 말한다(계 17:8, 10, 11; 참조 13:3). (220.3)
 셋째 단계는 그 상처가 나았고 짐승이 무저갱으로부터 올라올 것을 예고한다(계 17:8: 참조 11:7). 일곱째 왕은 끝까지 계속 있을 것이므로, 계시록은 그를 또한 여덟째 왕이라고 묘사한다(계 17:11). 그의 통치가 일곱째 왕을 지나서까지 계속되기 때문이다. 일곱째 왕은 재건되어 마지막까지 지속되는 교회를 묘사한다. (220.4)
 넷째 단계는 그 이상을 마지막 때에 투사한다. 마지막 시대의 교회를 상징하는 여덟째(일곱 째) 왕이 “멸망으로” 들어갈 것이다(11절). 여덟째(일곱째) 왕의 통치는 열 왕의 치세와 일치된다. 그 두 기간은 “아직 이르지 아니”한 것으로 되어 있다(12절: 참조 10절). 두 기간 모두 짧은 것이 특징이다. 여덟째(일곱째) 왕은 “잠간 동안”(10절) 그리고 열 왕은 “일시 동안”(12절) 활동 한다. 그 상징적인 표현은 매우 짧은 기간을 의미한다. (2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