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권은 단절되었다. 그의 존재는 이제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로마 가톨릭 국가들은 교황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지 않았다. 영원한 도시는 더 이상 왕후도 제사장도 아니다. 그 감독은 외국 땅에서 포로 신세로 죽었다. 아무도 그의 자리를 계승할 수 없다는 칙령은 이미 반포되어 있었다.6 (324.1)
 그로부터 약 1세기가 지난 후 예수회의 사제인 조셉 리카비(Joseph Rickaby)는 말하기를 교황 비오 VI세가 1799년 8월에 프랑스 정부의 한 죄수로 죽었을 때 “유럽의 절반은 교황과 함께 교황권도 죽었다고∙∙∙생각했다”고 했다.7 (324.2)
 필자는 언젠가 그 교황의 활동기에 스페인의 수상을 역임했던 돈 마누엘 데 고도이(Don Manuel de Godoy)의 회고록을 살펴본 일이 있다. 그의 회고록에서 필자는 교황의 사로 잡힘과 죽음에 대한 언급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당시 가장 강력한 가톨릭 국가의 하나로 생각되었던 나라의 정치가는 교황의 고통에 대해 논평을 남길 만큼 그것에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았던 것이다.8 (324.3)
 죽게 되었던 상처가 치료됨
 그러나 요한계시록 13장 3, 4절에는 “그 죽게 된 상처가 나으매 온 땅이 이상히 여겨 짐승을 따르고∙∙∙짐승에게 경배하여 가로되 ‘누가 이 짐승과 같으뇨’ 하더라”고 되어 있다. 이 예언은 우리가 여섯째 장면을 연구할 때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324.4)
 

1798년 베르띠에 장군이 교황을 사로잡았을 때, 많은 사람들은 가톨릭 교회가 영원히 멸망했다고 생각하였다.
(324.5)
 6. 새끼 양같이 두 뿔을 가진 짐승이 온 세상으로 하여금 표범의 몸통을 가진 짐승을 경배하도록 강요함(계 13:11~18).
 “온 땅이 이상히 여겨 짐승을 따랐”다. 사람들은 “누가 능히 이로 더불어 싸우리요”하였다.(계 13:3, 4). 이 예언은 아직 성취되지 않았다. 로마 교회가 엄청난 위광을 누리고 있던 중세 시대에도 적군들(모슬렘 군대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인들도)은 로마 교회를 공격했다. 그러나 요한이 그의 요한계시록 13장 8절에 기술한 내용에는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보편성이 들어 있다. “어린 양의 생명책에∙∙∙녹명되지 못하고 이 땅에 사는 자들은 모두 짐승에게 경배하리라.” (325.1)
 이 여섯째 장면이 예언 성취의 열쇠를 제공하고 있다. 또 하나의 야생 동물이 땅에서부터 초목과 같이 솟아나왔기 때문이다. 요한이 그 짐승을 보니 다른 짐승들처럼 뿔이 열이 아니라 둘 뿐이었고 어린 양처럼 작고 온순하였다. 요한계시록에서의 어린 양은 흔히 그리스도를 상징했다. (325.2)
 요한은 이 어린 양 같은, 즉 그리스도와 같은 두 뿔 짐승을 보자 그 순간 이 새 짐승이 성도들을 보호하여 표범의 몸통을 가진 짐승으로부터 성도들을 구원해 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기대는 실망으로 끝난다. 어린 양 같은 짐승이 곧 “용처럼 말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11절). 이 짐승은 그 부드러운 외모와는 다르게 사단처럼, 에덴 동산의 늙은 뱀처럼, 또한 고대 로마 제국과 중세 교회처럼(그 사악한 면을 주목할 때) 말하는 것이었다. (325.3)
 이 새 짐승은 양의 탈을 쓴 이리였다. 산상 설교에서 예수님은 무리들에게 경고하기를 “거짓 선지자들을 삼가라 양의 옷을 입고 너희에게 나아오나 속에는 노략질하는 이리라”하였다(마 7:15). 요한계시록에서는 16장 13절; 19장 20절; 20장 10절 등 세 차례에 걸쳐 새끼 양같이 두 뿔을 가진 짐승이 “거짓 선지자”로 일컬어지고 있다. (325.4)
 표범과 비슷한 짐승으로부터 성도들을 구제하기는 커녕 오히려 자신의 힘을 이용하여 땅의 온 주민들로 하여금 표범과 비슷한 짐승을 위해 “우상을 만들”게 하고, 그 “손이나 이마에” 짐승의 “표”를 받도록 강요하였다. 요한은 짐승에 대한 경배를 거부하는 일부 예외적인 사람들을 보았다. 이들은 여자의 “후손들”“남은 무리”, “여인의 씨의 남은 자손”들이었으며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 충성스러운 무리였다(계 12:17). 그들의 이름은 “어린 양의 생명책에 기록되어” 있었다(계 21:27). 그들은 사회에서 철저히 격리되고 “매매”권을 박탈당하는 위협을 받으면서도 끝까지 고결한 충성심을 잃지 않았으며, 생명의 위험을 무릎쓰고 짐승의 표를 거부하였다. (325.5)
 세상은 양 진영으로 갈라졌다. 한쪽은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 충성스러운 “남은 무리들”이었고 다른 쪽은 짐승의 표를 받은 모든 사람들이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차후 세째 천사의 기별을 논의할 때 좀더 자세히 취급하게 될 것이다. (325.6)
 지금까지의 요약
 요한계시록 12, 13장에서 우리는 앞서 다니엘를 연구할 때 배운 여러 가지 사실들, 특히 네 제국과 로마 교회의 1,260일(또는 년)에 대해 다시 확인해 보았다. (325.7)
 그러나 새로운 사실들도 알 수 있었다. 다니엘 7장 26, 27절은 1,260일 후에 심판이 시작되고 로마 교회가 능력을 박탈당한다고 말한 반면에 요한계시록 13장에서는 심판이 끝나기 전에 교회의 죽게 된 상처가 잠정적으로 치유되며 그 이름이 생명책에 기록되지 않은 모든 사람들이 그 교회를 경배하리라는 놀라운 새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325.8)
 또 요한계시록 13장은 거짓 선지자 즉 양의 탈을 쓴 이리이며 어린 양같이 보일 뿐 용같이 말하는 짐승이 마지막 때에 특별한 도구로 활동하여 세상으로 하여금 짐승을 경배하여 그 표를 받게 한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 (3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