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속의 영원한 복음 제4부 죄와 심판 제12장 창세기속의 심판사건들과 심판절차
 4) 선고
 창세기 6:13-22에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선포되고 세상을 구원하기 위한 방주 건조법이 노아에게 세밀하게 전달되었다. 하늘 아래 있는 ‘모든 혈육 있는 자’ ‘무릇 생명의 기운이 있는 모든 육체’가 땅과 함께 멸망될 것이었다(창 6:13, 17). 인간과 함께 인간 아래에 속해 있는 모든 생물이 수중 생물을 제외하고는 모두 멸망을 당할 것이었다. 선고 부분에서 물질적 우주의 창조주이신 ‘엘로힘’ 신명이 사용되었다(창 6:13, 22). (212.3)
 히브리어 원문은 ‘모든 육체의 끝이 내 앞에 왔다’(קֶץ כָּל־בָּשָׂר בָּא לְפָנַי, qëc Kol-BäSär Bä´ lüpänay )고 하며 ‘케츠’(קֶץ, qëc) ‘끝’을 강조하고 있다. 종말론적 신학용어인 ‘끝’(קֶץ, qëc )이 매우 강하게 부각되며 성경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조사 부분에서 하나님은 ‘쓸어버리겠다’(מָחָה, mäHâ, ‘쓸어버리다, 도말하다’, 창 6:7)고 하신 구체적인 방법이 ‘홍수’(הַמַּבּוּל מַיִם, hammabbûl mayim )임을 밝히셨다(창 6:17).29 ‘함맙불’(הַמַּבּוּל, hammabbûl)은 단순한 홍수가 아닌 노아 시대의 대홍수를 가리키는 전문용어이다. 대홍수는 역사 속에서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었기 때문에 창세기의 기자는 아브라함 이전의 성경 역사를 홍수를 중심으로 구분한다(창 9:28; 10:1, 32; 11:10). 주전 10세기경의 다윗도 이방의 우상숭배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온 세계의 왕으로서 하나님께서 절대적인 주권을 행사하셨던 대홍수와 연관시키고 있다(시 29:3, 10). 시편 29에서 하나님의 심판을 받는 지역으로 거론되는 지명들은 모두 이스라엘 국경 밖의 지역이다. 레바논, 시룐 혹은 헤르몬산은 북쪽에 있다. 가데스 광야는 히브리인들이 광야에서 방랑생활을 하던 남부의 네게브 지역에 있는 가데스바네아(민 13:26; 20:1)가 아니라 시리아의 레바논 산맥의 동부에 위치하고 있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보호하시고 우상숭배자들을 처벌하시는 분이다. (212.4)
 계시록 13장14장을 비교할 때 하나님의 종말론적 구원을 체험할 남은 백성은 전 세계적인 짐승의 우상 숭배 강요에 굴하지 않고 오로지 창조주 하나님을 섬기는 이들인데 계시록 14:7‘물들의 근원’이란 말을 통해서 창세기 7:11‘큰 깊음의 샘들’을 가리킴으로 대홍수 기사와 연결시키고 있다.30 (213.1)
 하나님의 심판 선고 속에 구원의 방주와 생명의 언약(창 6:18)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가! 멸망에 대한 선고는 한 절이며(창 6:13) 나머지는 멸망을 대비하는 방주 건조와 구원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창 6:14-22. 17절 참조) 온 인류와 생물들을 구원하기 위한 길이 마련이 되었다. 하나님의 모든 명령을 준행하는 노아에게 지구의 운명이 달려 있다(창 6:22). (213.2)
 5) 집행
 창세기 7:1-24는 집행심판을 기술한다. 심판이 집행되기 전에 노아와 그 가족을 방주에 들어가게 하셨고, 생명의 씨를 전달할 생물들을 방주 속으로 이끌어 들이셨다. 대홍수로 멸망 받은 존재들은 하나님의 피조물된 모든 생물(창 7:4), 하나님의 창조 서열을 따라서 세상에 존재하게 된 새와 가축과 들짐승과 인간 등 ‘땅 위에 움직이는 생물’(창 7:21), 창조주께서 베푸시는 생명현상을 의지하여 생존할 수 밖에 없는 ‘그 코에 생명의 기운의 숨이 있는 것’(창 7:22)이다. 멸망 받는 존재들이 창조주 하나님과 관련되어 언급되고 있는 것을 통해서 하나님의 심판 집행이 생명의 질서에 대한 반창조(uncreation)임을 보여준다. (214.1)
 하나님의 집행도구는 비, 홍수, 큰 깊음의 샘, 하늘의 물들이었다(창 7:4, 6, 11). 사십 주야 동안 비가 쏟아짐으로 천하의 모든 산들 중 최고 높은 산 위로 십오 규빗이나 물이 차서 오직 노아와 그와 함께 방주에 있던 자들만 생존하였다(창 7:12, 17, 19, 20, 24).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 수평을 이루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본문은 전 세계적인 대격변적 심판을 지지한다. (214.2)
 심판이 집행될 때 구원의 대상이 된 근거는 노아의 의로움에 있었다. 하나님은 온 천지가 붕괴되는 극한적 상황에서 방주를 지키심으로 그 백성을 보호하시고 인도하셨다. (214.3)
 6) 완화조치
 대홍수 기사에서 하나님의 마지막 행동은 형벌이 아니다. ‘하나님이 노아와 그와 함께 방주에 있는 모든 들짐승과 가축을 기억하사’(창 8:1) 하나님이 기억하셨다! 험악한 홍수 앞에서 어쩔 줄 몰라 당황했던 고대 근동의 무기력한 신들과는 달리 하나님은 대홍수 속에서 노아와 그와 함께 한 모든 생물들의 피난처가 되셨다. (214.4)
 새 땅에는 오직 홍수를 이기고 살아남은 이들만 존재했다. 하나님은 이들이 땅 위에서 번성하도록 축복하셨다(창 8:17; 9:1, 7). 하나님은 재창조 활동을 통해서 피조물들이 생육하고 번성할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을 조성하셨다(바람을. 보내심, 창 8:1; 참조, 창 1:2; 지면에서 물을 거두심, 창 8:13, 14; 참조, 창 1:9-10; 식물이 다시 자라게 하심, 감람나무 잎사귀로부터 시작함, 창 8:11; 참조, 창 1:11-12; 생물들을 방주 밖으로 내보내라는 명령을 하심, 창 8:17; 참조, 창 1:21-25; 2:19). 하나님은 살인을 금지시키심으로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는 도덕적 환경을 조성하셨고, 다시는 홍수로 땅과 생물을 멸망시키지 않으시겠다는 약속을 주심으로 안정적인 축복의 터전을 인류에게 허락하셨다(창 9:5-6, 8-16). (215.1)
 창세기 홍수기사의 문학적 구조에서 절정은 창세기 8:1-5이다. 이것은 완화조치 부분에서 하나님의 구원이 가장 두드러진 주제인 것을 보여준다.31 대격변적 홍수 속에서 방주 속의 노아와 그와 함께 한 생물들이 안전했던 것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기억하셨기 때문이다. (215.2)
 하나님은 땅을 재창조하실 때 원창조의 과정을 따르셨다. 무지개는 하나님께서 그분의 피조물들을 기억하신다는 영원한 표시이다(창 9:15, 16). (215.3)
 하나님께서 스스로의 무장을 해제하시고 구름 속에 ‘케셰트’(תשֶׁקֶ, qešet) ‘활’을 걸어놓으셨다.32 (216.1)
 5. 바벨
 창세기 11:1-9에 기술 된 시날 땅에서 발생한 바벨탑 사건은 인류에게 언어의 혼잡이라는 가장 큰 변화를 초래하였다. 대홍수 심판이 지구의 물리적, 생태적 환경에 큰 변화를 가져온 대격변적 사건이라면, 시날에서의 심판은 인류의 정신과 문화적 환경에 발생한 대격변적 사건이며, 오늘날까지 인류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216.2)
 1) 은혜의 기간
 비록 대홍수의 상처는 이 땅의 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안겨주었지만(창 8:22)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하나님의 축복은 인류에게서 거두어진바 되지 않았다(창 1:28; 9:1). 대홍수 후에 인류는 동방으로 이동하는데, 저들은 창조 때로부터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였다. (216.3)
 ‘사파’(הפָשָָׂ, Säpâ, ‘언어’)의 본래적 의미는 ‘입술’이며, ‘입술’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인체 기관이다. 인류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그 입술로 창조주께 영광 돌릴 수 있었으나, 하나님을 집단적으로 대항하는 일에 이 기관을 사용하였다. (2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