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비판과 종교 역사적 연구를 결합시키는 요소는 십계명의 현재의 형식이 오랜 세월에 걸쳐 진행된 진화론적 발전의 결과라는 전통적이며 역사적인 주장이다. 십계명의 현재의 형태는 이스라엘의 제도적인 삶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한 철저한 양식 비판 학자에 의해 이루어진 다음과 같은 관찰은 주목할 만한 것이다. 그는 주장하기를 “잘 못 기초된 가설적 계획 위에 세운 해석의 위험은 지난 반세기 동안에 극적으로 증가되었다”22고 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로 말미암아 십계명 뿐만 아니라 몇몇 성경절들이 여러 가지로 다르게 해석되는 고통을 치러야 했다”고 하였다. 이처럼 근대의 십계명 연구는 용납될 수 없는 부정적인 결론들을 초래했기 때문에 크게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십계명 전체에게나 특별히 안식일 계명에게 있어서 진실이다. 현재의 연구 방식들은 부적합하며 그러한 연구의 결론은 공평한 확실성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인정되어야 한다. (29.4)
 일부 학자들은 안식일 계명이 처음에 부정적인 계명으로 구성되었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에 다른 학자들은 안식일 계명이 원래부터 적극적인 계명이었다고 주장한다. 모세의 시대나 이른바 원시적인 십계명이라고 하는 가설적 안식일 계명의 구체적인 표현들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합의된 것이 없다. (30.1)
 예컨대 로울리(H. H. Rouwley)는 본래의 안식일 계명이 “엿새 날에는 네가 수고하고 네 모든 일을 하라. 그러나 제칠일은 여호와 네 하나님께 안식일이다” 라고 되었다고 주장한다.23 그런데 포흐러(G. Fohrer)는 본래의 안식일 계명이 “안식일의 날을 기억하라” 로 되있다고 주장하였으며.24 기제(H. Gese)는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로 되어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레이버스트(K. Rabast)는 “너희는 안식일에 아무 일도 하지 말라” 라는 부정문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주장하였다.25 이와 같은 서로 극복될 수 없는 연구 방법론적인 문제와 주관적인 판단들을 고려해 볼 때 십계명 연구는 출애굽기 자체에 기술되어 있는 십계명의 문맥의 기초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출애굽기 자체는 현재의 십계명이 모세의 때에 하나님께서 계시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30.2)
 출애굽기 20장에있는 안식일: 안식일 계명(출 20:8-11)은 55개의 히브리어 단어로 구성되어 있으며 십계명 중에 가장 긴 계명이다. 안식일 계명이 이처럼 길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본래는 안식일 계명이 짧았으리라는 추측이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고대 근동의 법전들에 나타난 증거에 의해 율법이 짧은 것으로 부터 긴 것으로 발전하고 단순한 것으로 부터 발전하여 복잡한 것이 되었다는 주장은 허구라는 것이 증명되었다.26 모세 이전에 존재했던 고대 근동의 율법들의 경우에서와 마찬가지로 십계명에서도 긴 계명과 짧은 계명이 처음부터 나란히 포함될 수가 있었던 것이다. 모세의 시대와 거의 동시대의 것이라 할 수 있는 히타이트 율법은 동일한 율법이 그 후대에 이르러 더 짧아질 수도 있었고 그 반대로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27 그리고 한 법전 안에 짧고 긴 율법이 나란히 포함되는 사실도 보여주었다. 즉 고대 근동의 율법들은 원래의 안식일 계명이 짧은 것이었다는 가설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 고대 근동의 법전들의 비교 연구를 통해 나타난 증거는 출애굽기 20장의 안식일 계명이 장기간에 걸친 완만한 발전의 결과라는 주장과 어긋나고 있는 것이다. (30.3)
 안식일 계명의 서술구조를 주의 깊게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A. 서론—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8절)

   B1 명령—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라”(9절)

      C1 동기— “그러나 제칠일은 네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인 즉”(10절 상단)

   B2 명령— “그날에 너나 네 아들이나 네 딸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아무 일도 하지 말라”(10절 하단)

      C2 동기— “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제칠일에 쉬없음이라”(11절 상단).

 D. 결론— “그러므로 나 여호와가 안식일을 복되게 하여 그 날을 거룩하게 하였느니라”(11절 하단) (30.4)
 이 구조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드러내고 있다. A는 서론적인 서술이면서 안식일 계명 전체의 중심적인 원칙을 선포하고 있다. B1은 6일 동안에 힘써 일하라는 적극적인 명령을 표시하고 있는 반면에 B2는 안식일에 아무 일도 하지말라는 금지 명령을 나타내고 있다. B2는 안식일의 금지 명령이 가족 전체와 가축들과 나그네들과 외국인 거류자들에 까지 넓게 적용된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하고 있다. C1과 C2는 명령들을 위한 동기를 나타내고 있다. C1은 “제칠일은 네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이라”고 하여 시간의 흐름을 여섯날들과 제칠일로 이분하고 있다. 제칠일을 안식일로 동일시한 것은 이미 신 광야에서 만나의 기적을 경험할 때 드러났었던 일이다(출 16:23, 25, 26). 제칠일이 네 하나님 여호와의(께) 안식일이라 한 사실이 주목되어야 한다(출 20:23, 25; 31:15; 35:2; 레 23:3). 이것은 하나님이 이 날의 소유주이며 이 날이 하나님에 의해 특별한 축복이 부여되어 사람에게 선물로 주어졌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C2는 “이는(왜냐하면:ki)”으로 시작하는 공식적 동기를 담고 있다. 하나님께서 엿새 동안 일하고 제칠일에 쉰 사실 등 구체적인 동기들을 열거하였다. 이러한 동기는 창조의 안식일에 근거한 것이었다. 출애굽기 20:11절과 창세기 2: 2, 3절의 연결고리는 앞에서 이미 언급하였다. D는 “그러므로”(al-kên)으로 시작되는 독립구절이다. 안식일 계명의 결론 부분에 해당한다. “그날을 거룩하게 하였느니라”는 마지막 구절은 서론 부분인 A의 “거룩히 지키라”는 명령의 권고에 해당할 것이다. (31.1)
 안식일 계명의 핵심을 이루는 단어들은 1, 8절11절“안식일”(에트—욤 하쌉바트 et-yôm hassabbãt). 그리고 2, 8절“거룩히 지키라”에 카데소와 11절“거룩하게 하였느니라”(예카데세후 yegaddeseha)이다. 서론 A와 결론 D의 외곽구조가 안식일 계명 전체를 하나로 묶고 있는 반면에 A와 D가 자신들의 고유성을 지키고 있다. 사람이 안식일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하나님이 창조의 때에 그날을 거룩하게 하셨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식일 계명의 중요한 특징은 안식일의 거룩성에 있다. 그리고 안식일의 거룩성과 안식일의 복됨은 모두 하나님의 행위에서 나온다.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라는 명령은

   (1) 사람을 위한 하나님의 선물을 받아들이라는 뜻이며,

   (2) 하나님이 보여주신 모범을 따르라는 것이며,

   (3) 하나님을 자신의 창조주로 인정하라는 것이며,

   (4) 하나님의 안식에 동참하라는 것이다.

 또 하나님이 사람들에게 일하도록 마련해주신 여섯날 동안에 힘써 일하다가 안식일에는 그 활동을 멈추라는 요청이다. 안식일 계명과 창조의 관계는 대단히 밀접하다. 하나님은 엿새 동안에 세상을 창조하시고 제칠일에 안식하셨다. 이 사실은 넷째 계명의 제칠일 안식일을 위한 신학적 동기로 기여하고 있다. (31.2)
 서론적인 낱말인 “기억하라”(자코르 zàkôr)는 안식일 계명의 전체적인 의미에 큰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기억하라”는 히브리어 동사의 어근인 “zkr”는 회고와 전망의 두 영역을 가진 낱말이다.28 그리고 이 회고와 전망은 출애굽기 20장에 있는 안식일 계명의 첫 번째 단어가 뜻하는 의미의 한 부분이다. (31.3)
 안식일 계명의 “기억하라”는 명령은 과거의 회고를 촉구하고 있다. 안식일 명령의 “기억하라”는 부분은 과거에 초점을 두고 있다. 무엇인가의 기억을 되살리고자 하는 소망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이 안식일 계명에 나타난 안식일은 “시내 산에서 처음으로 소개된 것이 아니다. 안식일은 이미 존재해 있었다. 안식일은 만나의 기적이 이루어진 신 광야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것도 아니다. 신 광야에서도 안식일은 이미 존재해 있었던 것으로 선포되었다.”29 모세 이전의 안식일, 또는 이스라엘 이전의 안식일은 이미 여러 학자들에 의해 지적된 것이다. 캔논(W. W. Cannon)은 모세의 시대 보다도 수세기 전에 히브리 조상들이 가나안으로 이동할 때 안식일 제도의 기억들 예컨대 주간마다 정기적으로 안식일이 되풀이 된다든가 그 날에는 일을 하지 않는다든가하는 기억들을 가지고 갔다고 주장했으며30 그후 에는 시갈(M. H. Segal)이 이와 유사한 견해를 내놓았다. “아브라함이 제칠일을 하나님의 안식일로 여기는 신앙 사상을 그의 자손들에게 유산으로 전했으며 이 신앙 개념이 이집트에 살았던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도 알려졌고 그들 사이에 안식일이란 이름이 사용되었다”는 것이다.31 (32.1)
 출애굽기 16장에서 안식일의 명령이 꽤 갖추어진 형태로 갑자기 나타나고 있고 출애굽기 20장의 안식일 계명에서 그 기초가 광범위하고 또 “기억하라”는 용어를 선택하여 사용 했다는 사실들은 모두 모세 이전에 안식일에 대한 지식이 존재했다는 것을 나타내 주고 있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성경 밖의 자료들을 가지고서는 안식일의 기원을 추적할 수가 없다. 안식일의 기원에 대한 구약 성경의 대답은 안식일과 창조사건의 연계 속에 안식일의 기원의 실마리가 있다는 것이다. 출애굽기 20:11절과 31:17절은 주간적인 안식일의 제도를 하나님이 창조의 안식일에 안식하신 사건과 연결시키고 있다. 주간적인 안식일의 정통성과 합법성은 창조의 안식일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이다(창 2:2, 3). (32.2)
 출애굽기 20:8절의 “기억하라”는 단어는 과거를 뒤돌아보는 심리적인 국면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미래를 전망하는 뜻도 함께 함축하고 있다.32 “기억하라”의 기대와 예상의 부분은 미래에 관련되는 것이다. 기억의 직접적인 목적은 현재의 행동을 위해 명확한 지침을 세우려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이 “기억하고(자코르, zãkôr) ∙∙∙ 거룩히 지키라(에카데소 Iegaddesô)”는 표현을 가져온 것이다. 이러한 취지는 또한 출애굽기 16:28절에서 “어느 때까지 너희가 내 계명과 내 율법을 지키지 아니하려 하느냐”고 하신 하나님의 책망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하나님의 율법을 거역하지 않으려고 안식일을 기억하는 것이며 안식일을 지키는 것이다(출 31:13-17). “기억한다”는 한 마디의 단어에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하나로 묶여 있다. “기억하라”는 명령은 제칠일이 주간의 일하는 보통 날들과 구별됨으로써 특별한 날이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라는 뜻이다. 기억의 모티프는 사람에게 창조의 시대까지 과거를 뒤돌아보게 하고 현재에 안식일을 뜻있게 지킬 수 있게 하는 목적을 마련해주며 약속의 미래를 바라보게 해주고 있다. (32.3)
 신명기 5장에 나타난 안식일: 신명기 5: 12-15절의 안식일 계명은 65개의 히브리 단어들로 구성되어 있다. 출애굽기 20장의 안식일 계명보다 길이가 더 늘어났고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고 있기 때문에 여러 해 동안 학자들로 하여금 여러가지 상이한 주장을 내놓게 하였다.33 이들 사이에는 논의되는 문제가 극도로 복잡하고 연구 방법론이 서로 대립하고 있어서 아무런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히타이트의 법률적인 전통에 있어서는 긴 율법과 짧은 율법이 나란히 포함되어 있으며 동일한 율법의 후기 사본들도 때로는 길어지고 때로는 짧아지고 있다. 이 사실이 새롭게 환기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출애굽기 20장의 안식일 계명과 신명기 5장의 안식일 계명의 차이 때문에 어떤 과격한 결론이 도출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32.4)
 신명기 5장의 십계명은 이스라엘 민족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전 날 밤에 이스라엘 민족에게 당부하는 모세의 육성 설교 안에 포함되어 있다. 신명기는 모세가 구두로 이스라엘 민족에게 당부한 이야기이다(신 5:1). 따라서 신명기 5장에 있는 십계명은 출애굽기 20장에 기록된 십계명 보다 후대의 것이며 본래에는 기록한 것이 아니라 말로 옮긴 것이라 할 수 있다. (33.1)
 신명기 5: 12-15절의 내용을 가지고 서술 구조를 구성해 본다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A. 서론— “여호와 너의 하나님이 네게 명한 대로 안식일을 지켜 거룩하게 하라”(12절)

   B1. 명령—“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하라”(13절)

      C1. 동기—“제칠일은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이다”(14절 상단)

   B2. 명령— “너나 네 아들이나 네 딸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네 소나 네 나귀나 네 모든 육축이나 네 문안에 유하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라”(14절 하단).

      C2. 동기—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너 같이 안식하게 할지니라 너는 기억하라. 네가 애굽 땅에서 종이 되었더니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강한 손과 편 팔로 너를 거기서 인도하여 내었나니”(14절 하단-15절 상단)

 D. 결론— “그러므로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를 명하여 안식일을 지키라 하느니라”(15 절 하단) (33.2)
 이 구조는 출애굽기 20장의 넷째 계명과 여러 면에서 많은 유사점들과 중요한 차이점들을 나타내주고 있다. 이 성경절의 시작 부분인 A에는 안식일 계명 전체의 핵심적인 원칙이 표명되고 있다. 그런데 이 성경절의 여기에는 “여호와 네 하나님이 네게 명한 대로” 라고 하여(12절) 안식일 명령 전체의 이유와 동기를 밝히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33.3)
 왜 안식일 계명을 지켜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그렇게 명하셨다는 진술 속에 대답되고 있다. 안식일 계명의 결론은 하나님의 명령에 뿌리를 둔 이같은 동기로 돌아가고 있다. A부분과 D부분에 있는 신학적인 동기가 안식일 계명 전체를 하나로 묶고 있다. 신명기 5장의 안식일 계명은 출애굽기 20장에 나타나있는 안식일 계명의 동기를 배척하고 있지 않고 오히려 그것이 계명 안에 근거하고 있음을 확언하고 있으며 안식일의 한 국면으로 안식일 계명의 동기를 다듬고 있다. 하나님의 계명 안에서 안식일의 기초를 이루고있는 신학적 동기를 인정하는 문제는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출애굽기 20:10절 상단에서 암묵적으로 확언된 요소를 소개하고 있으며 신명기 5:14절 상단 부분에서 이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명기 5장에서는 처음으로 안식일 계명 자체 안에서 표명된 것이 있다. 그것은 안식일을 지키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33.4)
 신명기 5: 13절(B1)과 14절 하단(B2) 부분에는 출애굽기 20장(B1과 B2)에서와 똑같 이 엿새 동안에 힘써 네일을 하라는 적극적인 명령과 제칠일에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부정적인 명령이 나오고 있다. 단지 “네 소나 네 나귀나” 라고 한 부분이 새롭게 추가되고 있을 뿐이다. 출애굽기 20:10절에는 “네 육축” 이라는 포괄적인 표현 속에 함축되었던 대상 들이 신명기 5:14절에서는 “네 소와 나귀”라고 좀더 구체적으로 표출되었다. (34.1)
 신명기 5:14절의 최 하단 부분(C2)은 “네 남종이나 네 여종으로 너같이 안식하게 할지니라” 라고 하여 이것은 안식일에 남종과 여종에게 아무 일도 시키지 말라는 앞의 명령에 대한 동기를 말하는 것이고 안식일 계명 전체에 대한 동기는 아니다. (34.2)
 제칠일에 아무일도 하지 않는 목적은 “안식”이다(14절). 하나님이 안식 행위의 주체로 등장하고 있는 출애굽기 20:11절과 31:17절에서 “쉬다, 휴식하다”라는 뜻의 “누아흐”(nwh)라는 동사가 사용되었는데 신명기 5:14절에서도 이 동사가 사용된 것은 뜻깊은 일이다. 여기서는 하나님만이 안식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남녀 종들 같은 사회의 비천한 신분들을 모두 포함하는 집안 전체가 함께 안식하고 있다. 안식일은 자유와 해방을 가져오고 있다. 사회 구조 내에 있는 모든 불평등들을 제거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하나님 앞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다는 것이다. 하나님 앞에 있는 인간의 본원적인 모습이 인간 사회 안에도 그대로 재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안식일은 이러한 일을 위하여 하나님이 고안하신 제도이다. 안식일에 사람을 노동의 억압에서 해방시키고 사회적 불평등에서 자유케 하는 안식일의 사회적 또는 인도적 목적은 예수님의 다음과 같은 말씀에 요약되고 있다. “안식일은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막 2:27). (34.3)
 신명기 5장“기억하라”는 구절에는 다른 측면들이 추가되고 있다. “너는 기억하라 네가 애굽 땅에서 종이 되었더니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강한 손과 편 팔로 너를 거기서 인도하여 내었다”(신 5:15). 이 구절은 안식일 계명의 구속론적인 국면을 소개하고 있으며 안식의 부분을 다듬고 있다. 이 구절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을 통하여 애굽의 노예적인 삶에서 구출된 출애굽의 경험에 대한 기억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안식일 계명 전체에 대하여 동기를 부여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동기는 하나님의 명령 자체 안에 이미 마련되있다(12, 15절 하단). 문맥적으로 볼 때 구속론적인 측면은 안식일에 노예들을 쉬게하는 명령에 관련되고 있다. 신명기 5:12-15절에 표명된 사회적, 인도적 강조는 하나님께서 애굽의 종살이 신세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출하신 구속론적인 측면과 연결되고 있다. 종들을 포함하여 집안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까지 안식의 은혜를 베풀고자 하는 이 사회적, 인도적인 명령은 출애굽기 20: 8~11절, 16:27-29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