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과 하와의 시험에는 외적인 요소뿐 아니라 내적인 요소도 들어 있다. 외적인 요소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였다. 아담과 하와는 그 나무에 가까이 가서 그 열매를 따먹는 것이 금지되었다. 그 나무와 열매 자체에는 유해하거나 악한 것이 없었다. 그것은 하나님께 대한 그들의 사랑과 충성심을 보여 주는 시금석이었다. 내적인 요소는 훨씬 더 복잡하다. 그것은 우리의 첫 부모의 도덕성과 영적인 선택을 시험했다. 그들은 통치자인 주님과 찬탈자, 자아 포기와 자아가 주인이 되는 것, 하나님께 대한 사랑과 신뢰와 순종의 삶 그리고 이기심과 반역의 삶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했다. (298.2)
 아담과 하와의 죄는 그들의 피조성이 아니라, 뱀이 그들에게 제안한 대로 피조성의 경계를 넘어 창조주와 비기려는 시도에 있다.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를 죄로 기우는 성향을 지닌 존재로 창조하지 않고, 다만 그들에게 선택의 자유를 부여하셨다. 하나님은 그들을 “심히 좋게” 창조하시고 그들에게 자발적이고 기쁘고 사랑어린 순종의 반응을 기대하셨다. 그 순종은 강제가 아니라 자발적인 선택에서 나온 것이어야 했다. (298.3)
 시험 자체는 아담과 하와에게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것이 아니었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금단의 나무와 금단의 과일뿐 아니라 불순종의 결과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다. 하나님과 우리의 첫 부모 사이의 열린 소통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틀림없이 하나님과 그들은 이 땅과 그들을 위한 그분의 계획에 대해 자주 자세한 대화를 나눴을 것이다. 아담과 하와의 창조 이전에 천사장 루시퍼의 타락이 일어났으므로 하나님이 그 타락한 천사의 간교한 성격 및 새로 창조된 하나님의 작품에 그가 가할 공격에 대해 그들에게 경고하지 않았다고 보긴 힘들다. 하나님이 그분의 피조물에게 저항할 힘을 넘어가는 시험을 허용하지 않으신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참조 고전 10:13) 그분이 사탄이 휘황찬란한 광채로 아담과 하와에게 접근하도록 허용하시지 않으셨고, 따라서 사탄이 뱀이라는 매개체를 선택한 것이다. (298.4)
 유혹 자체가 죄에 대한 변명이 되지 않는다. 인간 존재와 자신의 형상과 모양을 함께 나누신 하나님은 유혹에 저항하고 거기서 피하기에 충분한 힘과 능력을 주셨다(참조 약 1:12-14). 하나님이 인간에게 자유를 주신 것은 그 자유를 격하시키고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과 인간 존재의 성장을 위해 그 자유를 신장하는 것을 선택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따라서 유혹에 굴복하는 것과 죄에 대한 책임은 개인에게 있다(잠 4:23). (299.1)
 사탄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유혹하지만, 그의 목적은 늘 동일하게 하나님께 도전하는 데 있다. 사탄은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더러 동산 모든 나무의 실과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창 3:1)라는 질문을 가지고 미혹하는 뱀의 형태로 하와에게 접근했다(참조 요 8:44; 요일 3:8; 계 12:9). (299.2)
 이 질문은 하나님의 명령에 대해 의심을 품고 심판자의 자리에 앉으라는 유혹이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죄가 이미 뿌리를 내린 것이다. 왜냐하면 죄가 행동이 되기 전에 의심과 불신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뱀과 하와의 대화 그리고 열매를 먹고 그것을 아담에게 준 행위에 따른 결과를 분석해 보면, 죄의 모든 본질적인 요소들, 곧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불신, 불순종, 불신, 불신실, 반역, 자기중심성, 하나님과의 관계보다 인간적 유대(細帶)를 위에 두는 것, 자신의 행동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부정하는 것, 은폐, 수치, 죄책감, 결과로부터의 도피, 두려움 등이 나타난다. (299.3)
 타락의 기사는 죄의 행위가 있기 전에 먼저 하나님에 대한 불신이 일어났다는 것을 강조한다. 뱀의 질문에 대해 하와는 직접적으로 대응하든지 아니면 단호하게 무시해 버림으로 창조주에 대한 충성을 최우선으로 삼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정성어린 대답에는 그 열매를 먹고 만지면 그 징벌로 죽을 수도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바로 이것이 유혹자에게 호시탐탐 노리던 기회를 제공하였다 사탄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의심의 씨앗을 뿌리고 하나님이 얼마나 독단적인지를 암시하고 죽음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게 했으며 그녀의 자유에 제한을 두신 하나님이 얼마나 이기적인지를 그녀에게 심어주었다. 거리낌 없는 토양에 떨어진 씨앗으로 말미암아 유혹자는 열매를 수확하려는 채비를 갖추었다. 이제 대화는 금단의 나무에서부터 하나님이 왜 자유를 제한했는지에 관한 문제로 옮겨갔고, 뱀의 암시로 그 금단의 과일이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게 보였다(창 3:6). (299.4)
 결국 아담과 하와는 그것을 먹었다. “이에 그들의 눈이 밝아 자기들의 몸이 벗은 줄을 알”았다(7절). 이렇게 하여 타락은 죄의 역설을 드러냈다. 그들의 눈이 열렸으나 그들은 그들의 무죄성이 아니라 벗음을 보게 되었다. 그들은 선과 악의 차이를 알게 되었으나 선을 따를 힘을 상실하였다. 그들은 신처럼 되고자 하는 영원한 추구를 갖게 되었으나 인간 존재로서도 온전히 살 수 없게 되었다 그들은 깊은 죄책감(7절), 하나님과의 분리(8-10절), 부패와 타락(11-13절), 죽음(19-24절)으로 고통당하게 되었다. 아담과 하와는 죄가 가혹한 주인이지만 삯을 신실하게 갚는 자임을 깨달았다 “죄의 삯은 사망이다”(롬 6:23;참조 대쟁투 II. C. 5). (2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