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는 그 시간의 단위를 나타내기 위하여 사용된 상징에 일관성이 없다며 이의를 제기한다. 즉 다니엘 7장에서는 한 때와 두 때와 반 때, 다니엘 8장에는 저녁—아침, 다니엘 9장에는 이레로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다니엘이 2장에서는 나라들을 금속과 진흙으로, 7장에서는 야생 짐승과 뿔들로, 8장에서는 가축 동물과 뿔들로 나타낸 것을 보면 이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다니엘이 시간을 표현하기 위하여 다양한 상징들을 사용했다고 해서 놀랄 것은 없다. (334.3)
 연—일 원칙이 처음 인정을 받은 때
 일부 비평가들은 연—일 원칙이 성경 시대에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실제로 신약 시대 후 수백 년이 지나도록 예언 해석자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레이먼드 코트렐은 “성경 예언에 1일이 1년에 해당된다는 개념이 처음으로 적용된 것은 9세기 카라 파(Karaite) 유대교 학자인 나하반디(Nahawendi)가 다니엘의 예언들의 성취를 자기 시대의 사건들과 관련지으려는 시도에서 나타난다.”8)라고 말하였다. (335.1)
 하지만 윌리엄 셰이는 나하반디보다 적어도 천 년 전에 유대교의 예언 해석자들이 연-일 원칙을 이해하고 있었다는 중대한 증거를 찾아냈다. 그는 “기원전 2세기의 유대인 자료에 대한 최근의 연구 결과에 근거하여 볼 때, 연-일 원칙이 유대인 해석자들에 의하여 2세기에 쿰란 이후 시대까지 알려지고 적용된 것이 입증되었다. 그 원칙이 기원후 9세기의 현상이라는 주장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9) 셰이는 계속해서 헬레니즘 시대의 문헌, 쿰란 문헌, 쿰란시대 후 유대 해석자들의 문헌에서 증거들을 인용한다. 두 가지 예를 언급하려고 한다. (335.2)
 〈희년서〉는 기원전 135년부터 105년 사이에 기록된 책인데, 이레라는 낱말을 80회 넘게 사용한다. 그 책을 검토한 결과 셰이는 “이 ‘이레’에 대한 언급들은 연-일 원칙에 입각하여 해석해야만 하는 것이 분명하다”10)라고 말한다. 계속해서 그는 노아의 사망 시 나이인 950세를 예로 든다(참조 창 7:6;9:28). 희년서는 이 기간을 19 희년, 두 이레, 그리고 5년으로 표현한다. 한 희년은 49년이다. 계산이 어떻게 되는지 보시기 바란다. (335.3)
 19 희년 = 19 x 49년 = 931 년

 2이레    = 2 x 7년     = 14 년

 5년        = 5년           = 5년

 합계                             950년 11) (336.1)
 첫째와 셋째 항목은 햇수로 말하였으나, 둘째 항목은 “이레”로 표현하였고 연-일 원칙에 근거하여 햇수로 적용하였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탄생보다 적어도 백 년 전에 이 원칙이 사용된 명백한 사례이다. (336.2)
 기원후 100년경(쿰란시대 후)의 에스라4서(에스드라2서)는 연—일 원칙을 두 번 적용한다. 하나는 메시아 왕국에 앞서 있을 7년 심판과 관련이 있다. 에스라4서의 저자는 “그것의 지속 기간을 말하자면 햇수로 한 이레가 될 것이다. 나의 심판과 그 정해진 순서가 그러하다”(에스라4서 7:43, 44). 셰이는 “이 묵시는 ‘이레’라는 낱말을(1주일이 7일인 것으로) 7년의 기간을 나타내는 말로 사용한다. 여기서 ‘이레’라는 말이 ‘햇수로’ 된 것이므로 연—일 원칙이 뚜렷하게 나타난다.”12) (336.3)
 따라서 연—일 원칙은 기원후 9세기 유대교 학자인 나하반디가 시작한 것이 아니다. 한참 전인 기원전 2세기에 유대인 주석가들이 그것을 명백하게 진술한다. (336.4)
 사실 이 원칙은 그 이전에도 존재하였다. (336.5)
 날이 해를 의미하는 구약의 용례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날”에 해당되는 히브리어는 킵푸르”(속죄)에서 쓰인 것처럼 이다. 하지만 구약에서 어떤 때는 욤이 분명히 “해”[年]라는 의미로 쓰인다. 이러한 용례는 다니엘에도 나타난다. 예컨대, 다니엘 1:18은 다니엘과 그의 세 친구가 “바벨론 대학교”에서 훈련을 마치고 나서 “그 날들의 끝에”(우리말은 “그 기한이 차매”라고 번역함) 느부갓네살 앞에 섰다고 말한다. 하지만 5절에 보면 그들의 훈련이 3년 동안 계속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18절날들“해들”을 의미하는 것이다(참조 단 4:16, 34). (336.6)
 구약의 다른 곳에서 “날들”이라는 말은 “해들”이라는 의미로 또한 사용되었다. 예컨대, 출애굽기 13:10에서 유월절은 해마다 지키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말이 히브리어 문자 그대로 하면 날마다이면서, 그 의미는 “해마다”이다. 사무엘상 20:6매년제” 역시 본래 히브리어로는 날들의[매일의] 제사”이다. 마찬가지로 사무엘상 27:7에서 다윗이 블레셋 사람들 사이에 여러 날(days)과 넉 달” 살았다고 하지만, 그 의미는 일 년 넉 달”이다. 그리고 열왕기상 1:1은 다윗이 “나이 많아 늙으니”(영어로는 많은 해를 보냈다[old, advanced in days])라고 하지만 실제 히브리어로는 그가 “많은 날들을 보냈다”(old, advanced in days)는 말이다. (337.1)
 때때로 구약에서 “날들”“해들”은 나란히 함께 쓰이며, 사실 동일한 것을 가리키는 것이 분명하다. 예를 들어 창세기 5:5에서 “그 [아담]는 구백삼십 세를 살고 죽었더라.”(원문을 직역하면, “아담이 산 날들은 모두 930년이었다. 그리고 그는 죽었다.”)라고 말한다. 이와 같은 표현은 창세기 5장에서 열 번 반복된다. 그리고 우리는 이와 동일한 패턴을 구약의 시가(詩歌)에서도 볼수 있다. 예를 들어서, 욥기 10:5에서는 “당신의 햇수가 강한 사람의 날들과 같습니까?(〈개역한글판〉은, ‘주의 날이 어찌 사람의 날과 같으며’)”라고 묻는다. 그리고 운문체로 쓰인 신명기 32:7“옛날[날들]을 기억하라 역대의 연대[해들]를생각하라.”라고말한다. (337.2)
 끝으로, 레위기 25:2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자손에게 “내가 너희에게 주는 땅에 들어간 후에 그 땅으로 여호와 앞에 안식하게 하라(직역하면, 안식일을 지키게 하라.” 강조는 첨가된 것임).” 어떻게 땅이 안식일을 지킨다는 말인가? 농부가 어떻게 그의 땅에게 안식일의 안식을 줄 수 있는가? 그럴 수 없다. “안식일”이라는 말이 매주 돌아오는 안식의 날을 뜻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그 본문은 이스라엘의 농부가 매 일곱째 해에 그의 땅을 경작하지 않고 그대로 두며, 포도원이나 과수원을 가지치기를 하지 않고 일 년 내내 그냥 두는 것을 의미한다(참조 출 23:10, 11). 윌리엄 셰이는 이것을 “성경에서 연-일 원칙이 반영된 최초의 본문”13)이라고 부른다. 그는 “[따라서] ‘날’‘해’라는 두 낱말 사이에 생겨난 관계가 일반적인 언어적 용례와 사고의 패턴을 형성하며, 이로부터 나중에 선지서의 본문에서는 더 구체적인 양적인 연관성이 생겨날 것이다 연-일 원칙은 어느 날 갑자기 난데없이 발생한 것이 아님이 분명하다. 그것은 이미 히브리식 사고(思考)의 일부였던, 보다 일반적인 관련성에서 생겨나서, 그 후에 전면에 등장하였다”14) (337.3)
 이것은 구약에서 날들이라는 말이 실제로는 해들(years)이이라는 의도로 쓰인 용례를 셰이가 인용한 성경적 증거들 중 일부에 불과하다. 묵시 예언의 해석을 위해서는 연—일 원칙을 사용해야 한다고 이 용례들이 명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들은 단순히 히브리인의 이성이 자주 이러한 식으로 사고하였다는 증거이다. (338.1)
 앞에서 나는 재림교회가 전통적으로 민수기 14:34에스겔 4:6을 연—일 원칙의 증거로 사용한 것을 꽤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이 본문들 역시 묵시적 시간 예언을 해석하는 데 연—일 원칙을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것들은 히브리인의 이성이 자주 연—일의 방식으로 생각하였다는 추가적인 증거이다. 우리 논의의 요점은 다니엘와 요한계시록의 묵시적 시간 예언에서 그와 동일한 히브리적 사고방식을 본다고 해서 놀랄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가 그것에 의문을 나타내는 것조차도 그 선지자들이 알면 놀랄 가능성이 높다. (338.2)
 다니엘 9:25
 연—일 원칙의 가장 강력한 증거들 중 하나가 다니엘 9:24, 25의 70이레이다. 24절“네 백성과 네 거룩한 성을 위하여 일흔 이레를 기한으로 정하였나니”라고 말하며, 25절“일곱 이레와 예순두 이레(강조는 첨가된 것임)를 언급한다. (339.1)
 윌리엄 셰이는 “다니엘의 모든 주석가들은 다니엘 9:24-27에 예언된 사건들이 문자적인 70주일 즉 1년 5개월 안에 완료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데 의견이 일치된다”15)라고 요점을 말한다. 해롤드 린드셀(harold Lindsell)은 〈하퍼 스터디 바이블〉에서 “한 가지 결론은 자명하다. 매 이레‘일곱 날’은 7년 기간이며, 곧 합계 490년임이 분명하다.”16)라고 말했다. (3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