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손을 내밀라 제 2 장 중보적 치유의 기적들 기적 4 ► 벙어리가 말하며 보게 된지라
 다시 말해 만일 예수님이 귀신의 왕의 능력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낸다면 그들도 같은 것이라는 뜻이다. 참고 삼아 묵시문학서인 토빗서에 나오는 유대 무당에 대한 이야기를살펴보자(토빗서 6:16, 8:1-4). (111.10)
 라구엘의 딸 사라가 있었는데 그녀는 거액의 결혼 지참금을 가진 절세 미인이었다. 이 여인은 일곱 번을 결혼하였으나 신랑들은 모두 결혼 첫날밤에 죽어 버렸다. 왜냐하면 악한 귀신이 그녀를 사랑했기 때문에 아무도 그녀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그런데 천사가 토빗에게 말하기를 여덟 번째 신랑이 되어 그녀와 결혼하라고 했다. 토빗도 죽을까 두려워하자 천사는 말하기를 “밤에 그대가 신방에 들 때에 향나무 숯불을 취하여 그 위에다 물고기의 심장과 간을 놓고 함께 태워 연기를 나게 하라. 그리하면 악귀는 그 냄새를 맡고 도망하여 다시는 오지 못하리라”고 했다. 토빗이 혼례식을 올리고 첫날밤에 그렇게 하니 악귀는 영원히 추방되었다. (112.1)
 이와 같은 이야기가 바로 유대 무당들이 행하던 것들이었다. 바리새인들은 이것이 하나님의 능력이라고 믿었다. 예수님께서 이와 같은 것을 염두에 두고 “또 내가 바알세불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면 너희 아들들은 누구를 힘입어 쫓아내느냐 그러므로 저희가 너희 재판관이 되리라”고 했으며, 그러나 “내가 하나님의 성령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하였느니라”고 논증했다. (112.2)
 셋째, 예수님은 사단을 결박한 후 귀신을 쫓아내신다는 것을 분명히 하셨다. (112.3)
 “사람이 먼저 강한 자를 결박하지 않고야 어떻게 그 강한 자의 집에 들어가 그 세간을 늑탈하겠느냐 결박한 후에야 그 집을 늑탈하리라” 예수님께서 바리새인들로부터 사단의 능력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낸다는 비난을 받는다는 소식을 예수님의 형제들이 들었다. 그들은 바리새인들의 그런 비난에 비분강개(悲憤慷慨)했지만 곧 자기들도 같은 비난을 받게 될 것이 염려됐다. 그래서 어머니를 시켜 예수님에게 치유 활동을 중지하도록 권할 것을 결정했다. (112.4)
 지금 막 살펴본 치병기사는 전적으로 중보적 치유 사건이다. 본인의 믿음이나 간청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환자를 주님께 데리고 와서 간청하므로 치유된 경우이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주위에 병으로 사경을 넘나드는 자가 있다면 예수님께 데려가 치유를 간청하면 된다. 주님께서 그 간구를 멸시치 않을 것이다 (113.1)
 예수님께서 왜 귀신 축출(鬼神逐出) 기적을 행하셨을까?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을 괴롭히는 마귀의 일을 파괴하고 고통당하는 사람을 마귀에게서 해방시키기 위해 이 땅에 오셨기 때문이다. 주님께서는 귀신 들려 눈이 멀고 말 못하는 벙어리를 보시고 참으로 측은하게 생각하셨다. 귀신을 축출하여 원인을 제거하자 볼 수 있고 말을 하게 되었다. 혹 우리는 영적으로 사단에게 사로잡히지는 않았는가? 하나님의 사업에 혹 장님이 아닌가! 그리고 기도에 입이 막혀 버린 벙어리가 아닌가? 예수님께서 고쳐 주시기를 기원한다. 근본적 원인이 고쳐지기를 바란다. (113.2)
 바리새인들이 왜 예수님을 메시야가 아니라고 단정하는 실수를 범했을까? 정치적 메시야관을 가진 그들이 예수님의 외양만을 보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메시야는 아주 풍채가 좋고 대군을 이끌어 호령하며 로마를 무찔러 붕괴시킬 것이라는 그릇된 고정 관념(固定觀念)이 있었다.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연약한 아기로 오실 메시야가 아니라 군대 장군으로 오실 정치적 메시야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결코 외양만을 보고 남을 판단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께서 다윗을 왕으로 택하실 때에 풍채가 좋은 다윗의 형을 보고 사무엘에게 말한 것을 기억할 것이다. (113.3)
 “그 용모와 신장을 보지 말라 내가 이미 그를 버렸노라 나의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삼상 16:7). (113.4)
 예수님께서도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않으셨다. 사람들이 예수님에게 “선생님이여 우리가 아노니 당신은 바로 말씀하시고 가르치시며 사람을 외모로 취치 아니하시고 오직 참으로써 하나님의 도를 가르치시나이다”(눅 20:21)라고 했다. (113.5)
 고구려의 강감찬 장군이 중국의 사신을 만나게 됐다. 체구도 작고 지독히 못생긴 장군은 중국의 사신을 시험하기 위해 풍채 좋고 잘 생긴 부하에게 장군의 화려한 옷을 입히고 자신은 초라한 옷을 입고 면담 장소로 나갔다. 그러나 사신은 풍채 좋은 그 부하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강감찬 장군에게 나와 예를 갖추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지혜가 있는 사람은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않는다. (114.1)
 나는 오늘의 귀신 축출 사건에서 주님의 모습을 보고 참으로 통쾌하게 생각한다. 예수님은 분명히 사단보다 더 힘이 세신 분이다. 사단을 결박할 수 있고 쫓아낼 수 있는 권능이 있기 때문에 귀신에게 무엇을 명하든 꼼짝없이 순종해야 한다. 그분은 오늘날도 마귀의 포로들을 모두 해방시킬 수 있는 능력의 주님이시다. (114.2)
 또한 바리새인들이 중상모략하여 “이가 귀신의 왕 바알세불을 힘입지 않고는 귀신을 쫓아 내지 못하느니라” 했을 때에 주님께서는 논리 정연하게 그들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셨다. 결코 당황하거나 비겁하게 행하지 아니하셨고 당당하게 그들과 맞서서 진실을 선포하셨다. 담대한 주님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떠오른다. 예수님께서 그 사람을 치유의 능력으로 완전하게 고쳐 주신 것은 너무나도 명약관화(明苦觀火)한 사실이었다. 우리는 절대로 남을 중상 모략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불쌍한 환자를 주님 앞에 데리고 와서 치유를 간청한 착한 사람들을 본받아야겠다. (1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