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서 8:2에서 명사 타 하기아가 하늘 성소를 지칭하기 위해 처음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다. 타 하기아는 관사가 있는 복수 형용사로서 “거룩한 것들”(holy things) 혹은 집합적으로 “거룩한 것”(holy things)을 의미한다. 그것은 구약의 헬라어 번역본인 〈70인역〉에서 이스라엘 백성의 성소(sanctuary)를 가리키는 데 사용되었다. 히브리서에서 그리스도는 “주께서 세우신 것이요 사람이 세운 것이 아”“참장막”으로 추가적으로 정의된 타 하기아에서 섬기는 자이시다. 〈70인역〉에서 “장막”(tent, 스케네)이라는 용어는 수식어가 없을 경우, 보통은 이스라엘 백성의 성막 전체를 가리키는 데 사용되었다. 히브리서 8:2에서 두 명사 모두 하늘 성소를 가리킨다. 이 둘 사이에 접속사 “그리고”(카이)가 있는데, 그것은 여기서는 설명적인 카이 혹은 해설적인 카이로 기능하며, 앞의것을 더 구체적으로 정의하기 위해 뒤의 명사를 도입한다. 따라서 그리스도는 성소(타 하기아), 즉 참 하늘의 성막(스케네)에서 봉사하고 계신다. 여기서 타 하기아는 하늘 성소 전체를 가리킨다. (487.1)
 히브리서 9:1에서 지상 성소는 토 하기온 코스미콘“세상에 속한 성소”(the earthly holy place)라고 밀컬어진다. 정관사가 붙은 단수 명사(토 하기온)는 첫(프로테) 언약의 성소(sanctuary)를 가리키기 위해 사용되었다. 이 성소는 두 칸으로 되어 있는데, 여기서는 “장막들”(tent[스케네])로 불렸다. 첫째 칸(성소)은 정관사 없이 하기아로 불렸는데, 문자적으로는 “거룩한 것들”(holies)을 의미한다. 정관사가 있는 타 하기아는 칸들 중 하나만이 아니라 성소 전체를 가리키기 때문이다(참조 8:2). 둘째 장막은 하기아 하기온으로 불렸는데, 문자적으로 “거룩한 것들의 거룩한 것”(holy of holles)을 의미한다. 6절에서 제사장들은 그들의 매일의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첫째 장막 안에 끊임없이 들어간다. 7절에서, 속죄일에는 오로지 대제사장만 둘째 장막에 들어간다. 제사장들이 매일 성소(holy place)에 나아가는 것과 대제사장이 1년에 한 번 지성소로 나아가는 것 사이의 대조가 암시되어 있다. (488.1)
 하늘 성소는 8절에 등장하는데, 이 절은 지상 성소에 대한 평가를 도입하는 것으로 보인다. 성령께서는 “첫 장막이 서 있을 동안에는 성소[타 하기아]에 들어가는 길이 아직 나타나지 아니” 했다는 것을 신자들에게 드러내주셨다(〈개정표준역〉과 〈새미국표준성경〉은 “바깥쪽 장막”[outer tent]으로 번역했지만, 헬라어 본문은 명확하게 “첫 장막”[first tent]이라고 말한다). 2-6절에서 “첫 장막”(first tent)은 지상 성소의 첫째 칸인 성소(holy place)를 가리킨다. 그것이 8절에서도 여전히 그렇다고 하면, 그 구절은 첫째 칸인 성소(holy place)에서 매일의 봉사가 행해지고 있는 동안에는 지상 성소의 지성소(타 하기아)에 접근할 수 없었다고 말하는 셈이 된다. 이처럼 명백한 결론이라면 성령께서 개입하셔서 알려주실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타 하기아는 하늘 성소를 가리킨다. 이렇게 본다면, 지상 성소(sanctuary)의 성소(holy place [프로테스케너])가 기능하고 있는 한 하늘 성소에 나아갈 길이 없었음을 의미할 것이다. 그렇다면 8절은 지상 성소의 둘째 칸(지성소)을 통해서만 하늘 성소로 나아 갈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이해는 히브리서가 이스라엘 백성의 성막을 해석하는 방식이 아님을 논증하고자 한다. (488.2)
 이런 주석적인 문제에 대한 두 번째 해결책은 8절의 프로테 스케네(“첫 장막”)를 이스라엘 백성의 성소 전체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첫 성소(sanctuary, 프로테 스케네)와 하늘의 성소(타 하기아) 사이의 대조가 성립할 것이다. 이런 견해는 다음과 같은 고찰들의 뒷받침을 받는다. (488.3)
 1. 히브리서 8장과 9장은 두 언약 및 두 언약에 관련된 성소를 대조하고 있다. 옛 언약은 첫째 것으로 불리고 새 언약은 둘째 것으로 불린다(8:7). 옛 언약에는 두 칸으로 구성된 지상의 성소(sanctuary)가 있었다(9:1). 마찬가지로 둘째 언약(8절)에도 성소가 있다. 이 두 성소가 8절에서 대조된다. (488.4)
 2. 히브리서에 따르면, 지상 성소의 성소(the holy place)나 지성소(the most holy place) 모두 하나님께 자유롭게 그리고 영구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마련하지 못했다. 1년에 한번 대제사장이 제한적으로 나아가는 길은 있었지만, 백성들에게는 그런 길이 없었다. 완전하게 방해받지 않고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데는 전체 성소(whole sanctuary)가 필요 했다. 8절프로테 스케네는 성소(the holy place)에 국한되어서는 안된다. (488.5)
 3. 9:8에서 공간적인 국면을 다루는 것으로부터 시간적인 국면을 다루는 것으로의 전환이 일어나는데, 시간을 나타내는 불변화사인 에티(“-하는 동안”[while, as long as])가 이를 나타낸다. 대조되고 있는 것은 다른 두 시대에 속하는 성소들이다. “첫 장막이 서 있을 동안에는(as long as) 성소에 들어가는 길이 아직 나타나지 아니한 것이라.” 프로테 스케네는 이제 시간적 논의의 문맥 안에 놓였으며, 지성소 앞의 공간이 아니라 첫 언약의 성막 전체를 가리키는 데 사용되었다. 이처럼 스케네라는 용어는 성소 전체(sanctuary)를 지칭한다(참조 8:2). (488.6)
 9, 10절도 시간적 논의로의 전환을 가리킨다. 9절에 따르면, 프로테 스케네에서 행했던 봉사의 문제점은 거기서 드려진 헌물과 희생 제물이 양심을 온전케 할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이런 제한성은 매일의 봉사뿐 아니라 연례적 봉사에도 적용되었다. 이 사실은 성소 전체를 가리키기 위해 “첫 장막”이란 용어를 사용한 이유를 제시한다. 10절에서 시간 요소가 명확하게 표현되었다 지상 성소 봉사는 “개혁할 때(카이로스)까지(메크리)” 곧 그리스도가 초림하실 때까지 지속될 것이었다(10절). 만일 “현재[카이로스]까지의 비유[파라볼레]니”라는 구절을 프로테 스케네 즉 지상 성소가 기능을 하고 있는 시대를 지칭하는 것으로 취한다면, 공간적인 고려로부터 시간적인 고려로의 전환이 더욱 분명해진다. 그렇다면 이런 의미일 것이다. 즉 지상 성소 자체는 하나님께 자유롭게 최종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하는 예증이며, 10절은 그 결점이 제거될 새로운 때를 도입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두 다른 시기의 두 성소를 갖게 될 것이다. (489.1)
 4. 지상 성소와 하늘 성소를 대조할 때, 히브리서의 저자는 보통 지상 성소를 전체적으로 취한다. 가령, “손으로 지은” 성소는 지상 성소 전체를 가리키고, 그렇다면 그것은 하늘의 성소와 대조되고 있는 것이다(9:24). 8:2에서 “사람이 세운” 성소는 첫째 칸인 성소와 둘째 칸인 지성소가 있는 지상의 성소이며, 하늘 성소(타 하기아)와 대조되고 있다. 그처럼 9:8에서는 지상 성소의 첫째 칸과 하늘 성소가 대조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두 성소 사이의 대조는 하늘의 성소도 두 칸으로 된 구조라는 것을 제시한다. (489.2)
 결론적으로, 8절은 “첫 장막”(프로테 스케네)으로 불리는 지상 성소와 하늘 성소(타 하기아)를 대조한다. 두 성소 모두 전체로서의 성소로 그려지고 있다. 타 하기아는 하늘 성소 전체이지, 그 성소의 일부 곧 첫째 칸이나 둘째 칸만이 아니다. 성령의 조명을 통하여 사도는 지상 성소가 기능을 하고 있는 동안에는 하늘 성소로 나아가는 길이 아직 열리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지상 성소의 존재 자체가 그 사실을 예증해 주었다: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과 승천이 하늘 성소로 가는 길을 열었다(참조 10:19, 20). (489.3)
 이 긴 문장의 헬라어는 구문론적으로 난해하다. 하지만 그 의미의 어떤 측면들은 분명하다. (489.4)
 1. 주절(主節)은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그리스도께서는 단번에 성소[타 하기아]에 들어가셨느니라.” 여기서 하늘 성소에서 행하는 그리스도의 새로운 제사장 사역을 옛 제도와 대조하여 소개한다. “그러나” [〈개역한글판〉에는 11절 서두에 “그러나”가 생략 되어 있음]는 반의(反意)를 이끄는 접속사이다. 주절 가운데 있는 타 하기아가 하늘 성소의 지성소를 가리킨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 8:29:8에서처럼 여기서도 그것은 성소 전체를 의미한다. (489.5)
 2. 9:11에서 “손으로 짓지 아니한 것 곧 이 창조에 속하지 아니한 더 크고 온전한 장막”이란 구절은 하늘 성소를 가리킨다. 이미 8:2에서 “장막”(tabernacle, 스케네)은 하늘 성소를 지칭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거기서 하늘의 “장막”(tent)과 모세가 만든 “장막”을 대조하는 것이 엿보인다(8:5). 그런 까닭에, 하늘의 장막(tent)과 12절의 타 하기아는 동일한 실체 즉 하늘 성소를 가리킨다. (489.6)
 이 절에 나타난 이런 측면들은 확실하지만, 주절과 네 개의 종속절의 관계는복잡하다. (489.7)
 “더 크고 온전한 장막으로 말미암아”[‘by means of; through’, 디아]

 “손으로 짓지 아니한 것 곧 이 창조에 속하지 아니한”

 “염소와 송아지의 피로”[‘by’, 디아] “하지 아니하고”[‘neither’, 우데]

 “오직 자기의 피로”[‘by’, 디아] (490.1)
 이 네 개의 구절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두 번째 구절은 첫째 것을 수식하며 반의적 대구법을 사용하여 “더 크고 온전한 장막”의 본질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해 준다. 이 문장을 어떻게 해석하든지 상관없이이 두 구절은 함께 연결되어야 한다. 셋째 구절은 부정을 말하는 “아니하고”(우데)라는 단어로써 도입되는데, 이것은 다소 예외적이며 심지어는 예상치 못한 표현이기도 하다. 헬라어에서 부정을 의미하는 우데는 같은 형태의 문장을 연결시킨다. 그러나 바로 앞의 구절이 부정문이라면 그것은 동일한 형태의 구절이 아니다. 따라서 이것은 문체상의 변화를 암시하는데, 그렇다면 우데(“neither”)가 사용된 것을 용납할 수 있다. 전치사 디아(“by”)가 사용된 것은 새로운 요소나 개념이 도입되고 있음을 암시한다. 마지막 구절은 세번째 구절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것이 분명하다. 반의(反意)를 나타내는 불변화사 (“but”)와 디아(“by”)가 사용된 것이 이런 사실을 나타낸다. 이것은 반의적 대구법이다. (490.2)
 이 구절들은 서로 연결되어 첫 번째 구절을 가리키는데,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과 관련하여 신학적으로 중요하다. 신학적인 내용을 토대로, 이 네 구절은 두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처음 둘은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것, “이 창조에 속”한 지상 성소와 새 언약의 성소를 암시적으로 대조함으로써 새 언약의 성소의 우월성을 진술한다. 마지막 둘은 새로운 희생적 피와 옛 언약에서 사용된 동물의 피를 암시적으로 대조함으로써 새로운 희생적 피의 독특성을 진술한다. 긍정적 구절들과 부정적 구절들을 결합시킴으로 써 대조를 멋지게 표현했다. (4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