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총회 성경연구소의 성경 난해 문제 해석 구약의 난해 문제 질문 4 창세기 1장과 2장에는 서로 모순되는 두 개의 창조 기사가 있는가?
 “여호와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신 때에 천지의 대략이 이러하니라 여호와 하나님이 땅에 비를 내리지 아니하셨고 경작할 사람도 없었으므로 들에는 초목이 아직 없었고 밭에는 채소가 나지 아니하였으며 안개만 땅에서 올라와 온 지면을 적셨더라”(창 2:4~6). (32.1)
 성경의 창조 기사의 진실성에 대한 도전 중 하나는, 창세기의 첫 두 장이 서로 다른 하나님의 이름(엘로힘야훼)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장들이 상충되는 두 개의 창조 기사를 제공한다는 주장이다. 그밖에도 이 두 장 사이에는 다양한 불일치가 존재한다. 예컨대, 1장에는 식물이 셋째 날에 창조되었다고 되어 있고, 반면 2장에는 사람 다음에 창조된 것처럼 되어 있다. 또한 두 장 중 어느 것도 모세가 기록하지 않았다고 주장된다. (32.2)
 고대의 기록 습관
 동일한 문학적 작품 안에 하나의 이야기가 두 가지 다른 형태로 들어 있는 것은 고대 시대에 특이한 일이 아니었다. 고대 근동에는 인간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를 두 가지 형태로 말하는 문학적 전통이 있었다. 창세기 1장2장처럼, 수메르인의 이야기 엥키닌마(Enki and Ninmah)는 인간의 창조를 평행되는 두 개의 부분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와 유사한 구조를 아트라하시스 서사시(Atrahasis Epic)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32.3)
 창세기 1장의 창조 이야기는 1:31이 아니라 2:3에서 끝난다. 성경의 장과 절의 구분은 후대에 삽입되었으며, 따라서 본문을 임의로 구분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므로 다수의 현대 영어 역본들은 정확히 2:4의 가운데에, 곧 2:4a와 2:4b 사이에 간격이나 제목을 두어 실제적인 단락 구분을 나타내고 있다. (32.4)
 창세기 1장2장에 나오는 식물
 2장이 언급하는 첫 번째 요지는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신 후에 아직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네 가지가 있었다는 점이다(들의 초목, 밭의 식물 [〈개역한글판〉에는 “채소”], 땅을 경작할 사람, 그리고 비). 이러한 것들, 특히 식물과 사람은 1장에 언급된 것들과 다소 다른가? 그렇다면 이러한 것들이 어떻게 그리고 왜 존재하게 되었는가? (33.1)
토머스 L. 톰슨(Thomas L. Thompson)은 창세기가 여러 저자에 의해 후대에 기록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지만, “쌍을 이루는” 창조 이야기를, 그런 이론을 지지하는 적절한 근거로 사용하는 전통에 의문을 갖는다. 그는 이렇게 쓰고 있다. “서로 평행을 이루는 전승들과 전승들의 단위들을 구분하려는 케케묵은 노력이 전승들의 역사 연구를 시작하게 한 중요한 시발점이 되었으나. 그것에 철저하게 의문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 성경에는 상호 연관성을 합리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이야기 타입들이나 그런 종류가 없다 더욱이 쌍을 이루는 이야기의 존재가 전승들이나 그것들의 복잡한 자료들이 별도로 존재함을 증명하는 근거가 되는 것은 분명 아니다. 쌍을 이루는 이야기 혹은 세 개로 된 이야기가 존재할 수도 있고 존재한다.”(The Origin Tradition of Ancient Israel [Sheffield, England:Sheffield Academic Press, 1987], 59).
(33.2)
 들의 초목
 창세기 1:12은, “땅이 풀[히브리어 데셰]과 각기 종류대로 씨 맺는 채소[히브리어 에세브 마즈르야 제라]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히브리어 에츠 오세 프리]를 내니”라고 말한다. 다른 한편, 창세기 2:5에는, 사람을 창조하기 전에 들에 초목[히브리어 시아흐 핫사데]이 없었고, 밭의 식물[히브리어 에세브 핫사데]가 “나지 아니 하였”다고 되어 있다. (히브리어 에세브“식물”을 가리키는 단어이지만〈개역한글판〉의 창 1:12; 2:5에는 “채소”로 번역되어 있음). (34.1)
 대부분의 학자들은, 창세기 1:122:5에 사용된 식물(혹은 “채소”)에 해당하는 단어와 구절들이 동일한 의미를 전달한다고 추정한다. 하지만, 본문을 좀 더 면밀히 읽어보면, 창세기 1:122:5에 나온 식물학적 용어들이 동일한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 드러난다. 시아흐라는 말은 히브리어 성경에 네 번밖에 나오지 않는데, 시아흐 핫사데라는 구절 전체는 창세기 2:5에만 나오는 독특한 것이다. 창세기 1:12욥기 30:4, 7의 문맥에 비춰보면, 시아흐는 건생식물 즉 건조한 곳이나 사막 같은 환경에 적응된 식물인 것이 분명해진다. 다시 말해, 그것은 가시가 많은 선인장 같은 식물일 가능성이 높다. 시아흐에 대한 이런 이해는, 밭의 식물 혹은 채소[에세브 핫사데]라는 표현이 “가시덤불과 엉겅퀴”와 함께 나오는 창세기 3:18에서 지지를 받는다. 아마도 여기서 “가시덤불과 엉겅퀴”는 먼저 나온 들의 초목[시아흐 핫사데]과 평행을 이루는 표현으로 쓰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가시 있는 식물들은 고대 근동 지방의 농부가 자신의 밭에서 일부러 경작하는 식물의 종류가 아니며, 또한 하나님이 동방의 에덴에 동산을 만들고 “보기에 아름답고 먹기에 좋은 [온갖 종류의] 나무”(창 2:8)로 채우실 때 거기에 둔 식물의 종류에도 포함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창세기 2:4b에서 시작하는 기사에서 아직 존재하지 않았던 식물 가운데 하나는 농사꾼에게 해를 주는 가시 많은 건생 식물이었다. 그러면, 여기서 창세기의 저자가 전달하려는 요지는 무엇인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먼저 아직 존재하지 않았던 다음 식물 곧 “밭의 식물”(채소)을 살펴보자. (34.2)
 밭의 식물(채소)
 창세기 2장에 나오는 다른 식물학적 용어인 에세브 (“식물”)는 히브리어 성경에 자주 나타나지만, 에세브 핫사데(“밭의 식물”)라는 표현은 2:153:18에만 나온다. 창세기 3:18에서 “밭의 식물(채소)”은 죄의 결과로 아담이 먹어야 할 음식으로 구체적으로 지정돼 있고, 그것은 아담이 몸소 “종신토록 수고하고” “얼굴에 땀이 흘러야”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서, “밭의 채소”사람의 타락으로 말미암아 그에게 지워진 노동을 통해서만 산출되는 식물들을 가리킨다. U. 카수토(U. Cassuto)가 지적한 것처럼, “이러한 종류의 식물들은 아담의 범죄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서, 그것들은 그 전에는 우리에게 알려진 형태로 발견되지 않았다. 그것들이 세상에 나타나게 되고, 현재의 형태를 갖게 된 것은 인간의 타락의 결과였다.”1 (35.1)
 창세기 3:19이 명백하게 진술하는 것처럼, 이 식물들이 “빵”(〈개역한글판〉에는 “식물[食物]”로 되어 있음)과 관련되었다는 사실은 “밭의 식물(채소)”이라는 표현이 빵을 만드는 데 사용된 중동 지방의 잘 알려진 곡류 곧 밀과 보리 등을 구체적으로 가리킨다는 것을 시사한다. 중동 지방에서 이러한 빵을 만드는 데 사용된 곡류를 경작하는 것에는 “토지를 가는” 일(창 3:23)이 요구되었는데, 이것 역시 창세기에 구체적으로 언급된이 식물들의 또 다른 특징을 보여 준다. 그러므로 두 개의 식물학적인 용어, 곧 “들의 초목”“밭의 채소”는 식물 왕국 전체를 포괄하기보다는, 경작자가 각별히 관심을 갖고 있는 그 식물들의 일부 곧 경작에 방해가 되는 식물(들의 초목)과 매년 경작하는 식물들(밭의 채소)을 가리킨다. (35.2)
 땅을 경작할 사람이 없었음
 어떤 학자들은 또한 창세기 2:5b가 1장의 내용과 모순된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1장에서 여섯째 날에 사람의 창조를 묘사하고 있는데도 2:5b은 천지를 창조하신 후에 하나님이 사람을만들지 않았음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중요한 수식 어구 “땅을 경작할”을 무시하면서 본문을 읽는 과도하게 단순화시키는 독법이다. (36.1)
 창세기 1:26~30에서 사람을 창조한 의도가 땅을 경작하는 것이 아니었음을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보다 사람은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과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도록 창조되었다. 더 나아가, 그에게는 “온 지면의 씨 맺는 모든 채소와 씨 가진 열매 맺는 모든 나무”가 주어졌다. 그러나 “땅을 경작하”여 먹을 것을 얻으라는 말은 전혀 없다. (36.2)
 “땅을 경작할 사람”아담의 타락 전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타락 후에 아담은 그의 죄로 인해. “땅은 너로 인하여 저주를 받고 너는 종신토록 수고하여야 그 [땅의 소산을 먹으리라” (창 3:17)는 말을 듣는다. 그러므로 창세기 2:5“밭의 채소”와 마찬가지로 “땅을 경작할 사람”도 죄의 직접적인 결과로, 타락 전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창세기 2:5b은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신 후에 사람이 아직 존재하지 않았다는 말이 아니라. 죄를 지은 사람(즉 먹을 것을 얻기 위해 땅을 경작해야 할 자)이 아직 존재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러한 사람은 타락 후에야 존재하게 되었고, 그것은 다음 장(3장)에서 거론되는 사건이다. 그러므로 창세기 2장은 다음 장인 창세기 3장에서 일어날 일에 대한 발판을 세우고 있다. (36.3)
 비
 창세기 2:5b이 지적하는 대로,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신 후에도 아직 존재하지 않았던 마지막 것은 비이다. 앞의 세 가지 사항들에 분명하게 드러난 것과 동일한 패턴을 따라, 비 역시 죄가 시작되기 전에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다. 그러나 사람의 타락 후에 곧 바로 나타난 앞의 세 가지 사항들과는 달리, 비는 홍수가 시작되기 전에는 언급되지 않는다(창 7:4, 12). 하지만 문맥은 비 역시 죄가 세상에 들어온 결과로 생겼다고 분명하게 지적한다. (3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