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과 역사에 나타난 안식일 제 1부 성경시대에 나타난 안식일과 일요일 제2장—구약성경의 선지서와 역사서에 나타난 안식일
 구약 성경의 선지서와 역사서에 나타난 안식일의 신앙은 야훼가 이스라엘의 언약의 하나님이고 이스라엘은 야훼의 언약의 백성이라는 언약의 개념에 깊게 뿌리를 두고 있다. 안식일에 대한 그들의 가르침은 하나님이 하늘과 땅의 창조주이신 자신의 완성된 창조를 기념하기 위하여 창조의 안식일에 안식하셨다는 그들의 계시적 지식에 뿌리를 둔 것이다. 창조, 언약, 표징, 성화, 해방과 재창조, 그리고 하나님을 여호와로 아는 지식 같은 주제들은 모세 오경에만 자주 등장하는 것들이 아니다. 모세의 오경 이후로 전개되는 이스라엘 민족사의 구체적인 상황들에서도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선지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미래는 그들이 계속적으로 하나님의 율법에 대해 순종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달려있다. 그리고 하나님의 율법 중에서도 안식일에 대한 순종이 관건이었다. 안식일의 준수는 이스라엘의 개인과 공동체에게 죽고 사는 문제였다. (41.1)
 선지서에 나타난 안식일
 여기에서는 세편의 대 선지서에 나타난 안식일 뿐만 아니라 아모스와 호세아 같은 소 선지서에 나타난 안식일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41.2)
 기원전 8세기 선지서들에 나타난 안식일 신앙.
 1. 아모스: 아모스 선지자가 악한 상인들과 시장의 상업적 거래의 죄악들을 규탄하는 소리 속에는 분명히 안식일에 관한 언급이 포함되어 있다. 아모스는 가난한 자들을 짓밟고 가난한 자들을 세상 끝으로 내몰고 있는 사람들을 이렇게 규탄하고 있다. “너희가 이르기를 월삭이 언제나 지나서 우리로 곡식을 팔게 하며 안식일이 언제나 지나서 우리로 밀을 내게할꼬 에바를 작게하여 세겔을 크게하며 거짓 저울로 속이자∙∙∙ 하는도다”(암 8:5, 6). 이러한 성경절로 미루어볼 때 아모스와 호세아 시대의 북방 왕국에는 안식일에 상업적 거래를 금하는 법률들이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안식일은 노동을 쉬는 날로 여겨졌다. 일로 부터 쉬라는 명령은 십계명의 안식일 계명(출 20:8-11; 신 5:12-15)과 그 밖의 율법적인 구절들(출 23:12; 34:21)의 주장이다. (41.3)
 아모스 선지자는 소외받고 가난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의 투사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위에서 인용한 성경절에서도 아모스 선지자는 안식일을 옹호하였는데 그것은 안식일이 노동으로부터 해방되는 날이며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날이기 때문이었다. 근로자들에게는 안식일에 모든 노동으로부터 완전히 자유하여 쉴 수 있는 권리가 있었다. 이 권리에는 모든 종류와 형태의 이기적인 직무로부터 벗어나 쉴 수 있는 권리가 포함되어 있다. 노예들과 여인들이 식료품을 팔고 사는 일조차 이 날에는 금지되어 있었다(출 23:12; 신 5:14, 15). 안식일에 모든 남녀와 어린이들로 하여금 일을 놓고 쉬게 한 조치에는 사회적이며 인도적인 측면이 있을 뿐만 아니라 안식일에 모든 형태의 이기적인 업무를 중지시킴으로써 사람으로 하여금 허욕과 탐심과 이기심을 극복하게 하는 도덕적인 측면도 있다. (42.1)
 구약성경에는 안식일과 월삭이 함께 묶여져 있는 성경절이 여섯 개에 이른다(암 8:5; 호 2:11; 사 1:13; 겔 45:17; 46:3; 왕하 4:23).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안식일과 월삭이 같은 간격으로 발생하는 휴일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 아모스 8:5절도 그렇게 주장하지 않는다. 구약성경 전체에서 월삭이 주간의 한 날이라든가 안식일이 월례적인 축제일이라고 주장한 증거는 찾을 수 없다. 더군다나 호세아 2:11절은 월삭과 안식일만을 언급하지 않고 “절기”“명절”을 함께 언급하고 있다. 월삭과 절기와 안식일과 명절은 같은 간격으로 찾아오는 날들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이 날들 중에서 안식일이 언급되는 빈도가 가장 많은 것은 안식일이 주간 단위의 날로서 어느 다른 날들 보다도 가장 빈번하게 찾아오기 때문이다. (42.2)
 선지서들에서는 주간의 날인 안식일과 월례적인 축제일인 월삭(시 81:3; 삼상 20:24, 29)을 지키는 문제가 분명치 않은 채로 남아있다. 예외적으로 아모스가 안식일에 일상적인 상업 활동을 완전히 중지해야 한다고 암시하고 있다. 이것은 이사야가 안식일에 모든 일로부터 쉬어야 한다고 언급한 같은 규정의 일부로 보인다(사 58:13, 14). 에스겔 46:3절은 앞으로 도래할 새 세상에서도 안식일에는 성전 문 앞에서 여호와께 경배할 것이라 예언하였다(사 66:23 참고). (42.3)
 2. 호세아: 호세아 선지자는 하나님의 배신한 아내같은 이스라엘을 고발하는 부분에서 안식일을 언급하고 있다 (호 2:11). 이 고발 연설에서 하나님은 선언하기를 “내가 그 모든 희락과 절기와 월삭과 안식일과 모든 명절을 폐하겠고 나를 잊어버리고 향을 살라 바알의 축제들을 지킨 저에게 내가 벌을 주리라 〈한글개역성경: 바알을 섬긴 시일에 따라 내가 저에게 벌을 주리라〉” 하였다(호 2:11.13). 여기에 언급된 “절기”는 가을의 추수 축제들이거나 일년 삼차의 큰 명절인 “무교절과 칠칠절과 초막절” 일 가능성이 크다(신 16:16; 대하 8:13). “월삭”(호데스)은 월례적인 축제일들이다. “안식일”(삽바트)은 예배와 안식을 위해 구별해 놓은 주간의 날이다. “절기와 월삭과 안식일”의 순서는 빈도가 작은 쪽에서 많은 쪽으로 올라가는 순서이다. 연례적인 “절기”, 월례적인 “월삭”, 주간적인 “안식일”의 순서이다. 11절의 끝에 “모든 명절을 폐하겠다” 한 이 “명절” 은 앞에서 언급하지 않은 모든 축제들을 집단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것 같다. 호세아 2:11절은 아모스 8:5절과 함께 기원전 8세기의 북방 이스라엘에 안식일이 준수되었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그러나 그 당시 안식일이 한 달에 한번씩 기념되는 월삭이 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 (42.4)
 아모스서에서 처럼 호세아서에서도 안식일 준수의 문제가 안식일 준수를 적극적으로 권고하는 문맥에서 언급된 것이 아니다. 두 선지자는 오히려 안식일의 오용과 태만을 저주하 고 있다. 호세아의 기별에서 안식일은 사사로이 쾌락을 추구하는 날로 전락해 있다. 안식일은 “바알을 섬기는 날”과 같이 취급되고 있다(13절). 이스라엘의 “연애하는 자” 곧 야훼는 안식일을 포함한 여러 가지 종교적인 축제일들이 그와 그 백성 사이의 언약을 회상하게 하는 날로 기능하여 주기를 기대하였다. 그러나 만약 이 언약의 관계가 이미 파괴되었다면 그때는 야훼가 마땅히 그의 백성과 이혼하여(호 2:2) 그 언약의 표징인 안식일을 포함한 이 축제일들을 폐하여야 할 것이다. (43.1)
 3. 이사야: 복음적인 이사야 선지자의 글인 이사야서는 전체 선지서들 중에서도 예외적으로 안식일의 교훈이 풍부한 책이다. 이사야 1:13절에서 부터 안식일이 언급되고 있다. “헛된 제물은 다시 가져오지 말라 분향은 나의 가증히 여기는 바요 월삭과 안식일과 대회로 모이는 것도 그러하니 성회와 아울러 악을 행하는 것을 내가 견디지 못하겠노라” 하였 다. “월삭”“안식일” 이란 표현의 용례에 대해서는 앞에서 논의를 거쳤다. 그런데 “대회로 모이는 것” 이라는 제3의 표현은 예외적인 것이다. 그러나 호세아 2:11절에서 언급된 “모든 명절”의 유사한 표현으로 보는 것이 가장 바른 이해일 것이다. 즉 레위기 23장에서 분명하게 밝히고 있듯이 “월삭과 안식일” 이외에 축제로 모이는 모든 대회들을 지칭하는 것일 것이다. 이에 따르면 “월삭과 안식일”은 이 대회들과 다른 날들이다. 그러나 그렇다면 월삭(월례적), 안식일(주간적인), 대회(연례적인)의 순서는 빈도가 작은 쪽에서 많은 쪽으로 올라가는 순서로 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월삭과 안식일과 대회”라는 한 묶음을 두 묶음으로 짤라 “월삭과 안식일”, 그리고 “대회” 라는 방식으로 나누어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월삭과 안식일은 월례적인 날로부터 주간마다의 날로 빈도 의 순서를 따라 묶여져 있다. 그리고 별도의 “대회로 모이는 것” 속에는 주간의 안식일(레 23:1-3)과 유월절(레 23:4-5)과 칠칠절(레 23:15-22; 민 28:26; 신 16:10)과 칠월의 첫째날(레 23:23-25)과 대속죄일(레 23:26-32)과 초막절(레 23:33-43)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대회 안에는 당연히 주간적인 날과 연례적인 날들이 포함되어 있고 연례적인 절기들 속에는 하루로 기념일이 끝나는 절기와 여러 날동안 기념하는 절기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43.2)
 이사야 1:13절에 안식일이 언급되고 있다는 것은 기원전 8세기의 유다 왕국에 주간의 안식일이 안식과 예배의 날로 기념되고 있었다는 증거이다. 따라서 이사야 시대의 안식일이 주간의 제칠일이 아닌 다른 날이라든가 달의 위상과 관련된 날이라고 억측해서는 안 된다. 안식일이 모세의 시대인 출애굽기 20장신명기 5장의 십계명과 출애굽기 34장의 율법에서, 그리고 그 밖의 다른 모든 법률에서 주간의 기념일로 제도화 되어있는 사실은 어느 누구도 논박할 수가 없는 것이다. (43.3)
 “월삭과 안식일”에 대한 통박은 희생 제물과 종교적 집회와 기도를 통박하는 이사야의 기별의 한 부분이다(사 1:10~20). 그러나 이것을 가지고 이사야가 이스라엘의 종교와 예배의 일체를 거부한 것이라고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이사야는 여기에서 진정한 마음의 종교를 상실하고 형식만 남은 예전적인 종교의 허망함을 통박한 것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심지어는 매 주간마다 규칙적으로 안식일을 지킨다고 하여도 그들의 신앙 생활에 있 어서 안식일이 상징하는 언약의 관계가 이미 깨어졌다면, 그리하여 진정한 마음의 종교로서의 안식일은 사라지고 그 대신에 허울로서의 형식적인 안식일 준수만이 남아있다면 그러 한 안식일 준수로는 결코 하나님을 기쁘게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사야서의 기별은 안식일의 준수가 하나님에 대한 언약적 성실성에 기초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에 대한 언약적인 태도와 병행하지 않는 안식일 준수는 그 자체만으로도, 또는 다른 축제들이나 다른 종교 예식들과 함께 이행되는 안식일 준수로도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사람의 입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44.1)
 이사야의 뒷 부분에 속하는 여러 장들에서는 안식일을 언급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구 절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사야 56:1-8절에서는 안식일이 거듭하여 언급되고 있다. 안식일을 야훼의 안식일로도 말하고 있다(“나의 안식일” 4절). 야훼의 안식일이란 주제는 구약 성경에서 잘 알려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안식일을 지켜 더럽히지 아니하는 사람에게 복이 있다”고 하였다(2절). 이러한 축복을 유도하는 행위의 반대쪽에는 안식일을 더럽히는 행위가 있다. “나의 안식일을 지키는 것”(4절)은 “나의 언약을 굳게 지키는 것”(6절 하단) 이다. 안식일을 지키는 것은 언약을 지키는 것과 같은 것이다. “언약을 지키는 자는 안식일을 지키며 안식일을 더럽히는 자는 언약을 파괴한다.”1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언약을 유지시키는 특별한 경우로써 안식일 준수를 지적하는 까닭은 안식일이 언약의 상징이기 때문이다(출 31:13, 17; 겔 20:12, 20). 심지어 내시와 고자들에게까지 메시야의 왕국을 개방하고 있는 이사야 56:1-8절의 보편주의적인 정신은 창세기 2:1-3절에서 처음으로 등장 한 창조의 안식일의 보편적 특성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44.2)
 이사야 58:13, 14절에 나오는 안식일의 높은 취지는 58장 전체의 한 부분으로 보아야 되며 결코 13, 14절로만 고립된 한 단편으로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 이 부분이 더 큰 전체의 한 부분으로 이해될 때 비로소 안식일 준수의 종교적인 측면과 사회적인 측면의 조화로운 관계가 인식될 것이다. 안식일 준수의 이 같은 두 측면은 이미 안식일 계명(출 20:8-11; 신 5:12-15) 자체 안에 잘 나타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 곧 이사야 58:13, 14절의 안식일 사상은 구약 성경의 다른 곳에서 찾아 볼 수 없는 특별한 것이기도 하다. 이사야 58:13, 14절은 확실히 바리새 유대교와 탈무드와 현대 유대교 사회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44.3)
 이사야 58:13, 14절을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특성이 확연히 드러난다. 히브리어 본문에 기초하여 문자적으로 이사야 58:13, 14절의 본문을 번역해 보면 다음과 같다. (45.1)
 “만일 네가 안식일에 네 발을 금하여 너의 장사하는 일로 부터 네 발을 돌리면 그리고 안식일을 거룩하다 하고 존귀하신 여호와의 성일이라고 부른다면 그리고 네가 네 길로 행치 아니하고 네 사업을 추구하지 않고 사사로운 말을 하지 않는 것으로 그 날을 존귀히 여기면, 그러면 네가 여호와의 안에서 즐거움을 얻을 것이며 내가 너를 땅의 높은 곳으로 올리고 너희 조상 야곱의 유산으로 너를 먹이리로다. 여호와의 입의 말이니라.” (45.2)
 안식일에 발을 금하지 않는다는 것은 안식일을 더럽히고 모욕한다는 뜻이다(사 56:18). 안식일에 네 발을 금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성일인 안식일에 자기의 사업적 업무로부터 자신의 발길을 돌린다는 뜻이다. 안식일은 거룩한 토대이며 거룩한 시간이다. 진실한 신자는 자신의 발로 그 날을 짓밟지 않거나 다음과 같은 교훈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그러한 거룩한 시간과 거룩한 토대에 굳건히 선다. 신자들로 하여금 안식일의 거룩한 토대위에 바로 서게 하는 지침들은 다음과 같다. (45.3)
 1. 안식일에 자신의 사업적 업무를 이행하지 말 것: 안식일에 행치 말라고 한 “오락” 의 히브리어 단어는 “헤페스”(hgpes)이다. “욕구 충족” 이나 “한눈 팔기”, “마음이나 감정의 향락” 등으로 번역되는 말이다. 사람이 시간을 바쳐 얻으려 하는 즐거움이나 만족 따위가 여기에 속할 것이다. 최근의 히브리어 사전에서는 이사야 58:13절의 문맥에서 “헤페스” 에 가장 가까운 번역은 “사업, 업무”(business, affair)라고 주장하고 있다.2 안식일에는 누구든지 자신의 사업이나 업무에 종사함으로써 마음이나 감정의 쾌락을 얻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사 58:13하, 14하). (45.4)
 2. 안식일에 자기 길로 행하지 말 것:“길” 이라고 번역된 히브리어 단어는 “데렉”(derek)이다. 자신의 “인식 판단”(understanding)이나 “기획”(enterprise)의 뜻이 많이 함축되어 있는 낱말이다. 두 말 할 필요 없이 이 “길”“너의” 길이다. “너”에 강세가 들어 가 있다. “너” 즉 인간의 노력과 인식과 판단의 “길” 이 안식일 신앙에 장애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안식일을 지킨다는 것은 하나님의 길을 생각하고 하나님 나라의 일을 생각하기 위해 일정한 시간 동안에는 인간의 방식과 인간의 판단을 내려놓고 쉬는 것을 포함한다. (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