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죽음이 갖는 희생적 성격은 여러 본문에 나타나 있다. 가장 중요한 구절 중 하나는
로마서 3:25, 26이다. 하나님이 죄인을 의롭게 하시는 방법과 그 일을 발생시키는(
24절) 구속적 행위의 성격이 여기에 묘사되어 있다. 이 본문에 따르면, 하나님은 그리스도를 속죄 제물로 세우셨다. 그것의 효험은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며, 그것의 목적은 전에 지은 죄를 간과하는 그의 오래 참으심 관련하여 하나님의 의를 보여 주는 것이었다(
25절). 하나님의 의가 이처럼 나타났을 때, 하나님도 의로우시고 예수 믿는 사람도 의로운 위치에 두는 분으로 드러날 것이었다(
26절). 이 구절의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로마서 1:16, 17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여기서 복음의 선포는(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 있으므로) 하나님께서 믿음의 백성들을 구원으로 인도하는 매개체라고 말한다.
17절에 현재 시제로 진술되어 있는 하나님의 구원하는 의에 관한 계시는
로마서 3:21에 다시 등장하여 과거 시제로 쓰이고 그것의 매개체인 율법에서 단절되고(율법은 오직 진노만을 이루기 때문에,
롬 4:15) 십자가와 연결된다(
롬 3:25). 죄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24절), 의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나타난 곳은 바로 십자가에서이다. 즉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의는 현재 활동적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복음을 통하여 적용되는데(
롬 1:17), 그것은 예수의 죽음이라는 역사적사건에서 처음으로 나타난 바로 그 의다(
롬 3:25). 하나님이 예수를
힐라스테리온(속죄제물)으로 삼으셨을 때 그의 구원하시는 의가 완전하게 나타났다.
힐라스테리온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성경의 증거나 성경 외적 증거에 의하면 희생제물을 가리키는 것이다.
힐라스테리온을 적합하게 해석하려면
로마서 1:16- 3:25에 있는 바울의 사상의 3대 주요 요소를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첫째, 바울은 하나님이
힐라스테리온의 수용자가 아니라 제공자임을 강조한다(
롬 3:25). 바꾸어 말하면, 하나님이 그리스도를 희생제물로 삼으셨다는 사실은 십자가가 한편으로는 역사적 사건이지만 하나님이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도록 그를 감동시킨 하나님 밖에서의 사건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 서의 사건으로서 그가 우리를 위하여 자신의 희생적인 사랑을 표현하신 것임을 보여 준다(참조
롬 5:8; 엡5:2; 요일 4:10). 하나님은 자기희생을 통하여 죄의 고통과 죄책을 스스로 지시고 우리에게 용서를 베푸신다. 따라서 하나님은 속죄 때문에 우리를 사랑하신 것이 아니라 그가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친히 속죄 제물을 제공하셨다. 둘째로 바울은 두 가지 부가적인 요소, 즉 죄의 현실과 진노의 실재를 강조한다.
힐라스테리온의 번역과 의미는 서로 인과관계에 있는 이러한 쟁점들을 역시 다루어야만 한다. 하나님은 죄 때문에 반드시 진노를 나타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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