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총회 성경연구소의 성경 난해 문제 해석 구약의 난해 문제 질문 1 창세기는 지구가 창조주일 이전에 이미 혼돈된 상태로 존재했다고 가르치는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창 1:1, 2). (14.1)
 많은 이들이 성경의 첫 두 절의 의미를 알려고 애써왔다. 첫 구절,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는 다음과 같이 해석되었다.

   (1) 이어지는 1장 내용의 요약 또는 제목,

   (2) 7일 창조주일이 있기 수백만 년 혹은 수십억 년 전에 이뤄진 이 지구와 그 안에 있는 생명체의 창조,

   (3) 7일 창조주일이 있기 6,000~10,000년 전에 이뤄진, 원시 상태의 지구를 포함한 우주의 창조,

   (4) 7일 창조주일의 첫째 날에 이뤄진 우주의 창조,

   (5) 우주의 창조가 있은 지 오랜 후 7일 창조주일 첫째 날의 첫 일부 시간.

 처음 세 가지 견해는 지구가 7일 창조주간 이전에는 혼돈된 상태로 존재했다는 전제가 요구된다. (14.2)
 “태초에”
 (히브리어 브레쉬트): 히브리어 브레쉬트의 가능성 있는 해석에 따르면, 성경의 이 첫 단어는 “ ∙∙∙ 하던 태초에”(in the beginning when ∙∙∙ )라고도 번역할 수 있다.1 예를 들면 〈신개정표준성경〉은 창세기 1:1, 2를 이렇게 번역한다.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실 때에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formless void) ∙∙∙ .” 이와 유사한 번역들을 다른 여러 현대역에서도 찾을 수 있다(〈모패트역〉,〈새유대인출판협회성경〉,〈새영어성경〉, 〈새미국성경〉등). 이런 번역들에 의하면, “천지”라는 표현에 대한 이해에 따라 우주 혹은 혼돈된 상태의 이 지구가 하나님이 창조주일을 시작하셨을 때 이미 존재하였다. 그러므로 창세기 1:1무로부터의 창조(Creatio ex nihilo)를 묘사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과 물질이 나란히 함께 영원 전부터 존재해 왔다는 개념에 문을 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창조의 첫 번째 행위는 “천지”의 창조가 아니라 3절“빛”의 창조였을 것이다. 그러다 이런 해석이 가능하지만 이런 현대역본들에서 볼 수 있는 번역들을 채용해야 할 만한 강력한 문법적 타당성이 없다. (14.3)
 창세기 1:1에 대한 전통적인 번역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이다.2 이런 번역은 고대역본(〈70인역〉과〈테오도시아누스역〉, 〈사마리아 오경〉, 〈시리아어 성경〉, 〈불가타역〉등)뿐만 아니라 최근의 영역본들(〈새제임스왕역〉,〈개정표준역〉,〈새미국표준성경〉,〈새국제역〉등)에서도 볼 수 있다. 이런 번역들은 무로부터의 창조를 지지하지만. 이 창조 사건이 창세기 1장의 창조주일이 있기 오래전에 일어났을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는다 (15.1)
 “천지”
 “천지”와 관련된 표현들[“the heavens and the earth”3 또는 “heaven and earth”]은 성경에 40번쯤 나온다. “천지” 또는 “하늘과 땅”(“earth and heaven”)이라는 용어는 다섯 번 나오고, “하늘들의 하늘”(“heaven of heavens”)이라는 표현은 네 번 사용되는데(왕상 8:27; 대하 2:6; 6:18; 느 9:6), 어떤 학자들은 이 말들이 우주를 가리키는 용어라고 해석한다. 이런 용어들을 사용하는 성경 본문의 3분의 1이 천지의 창조를 언급하고 있다(창 1:1; 2:1, 4; 출 20:11:31:17; 시 115:15; 121:2 등). 여섯 개의 본문은 하나님이 “천지의 주재”(“possessor of heaven and earth”)라고 분명하게 말한다(창 14:19, 22; 대하 29:11:마 11:25; 눅 10:21; 행 17:24). 학개에서, 여호와께서 하늘과 땅을 진동시킬 것이라고 약속하고(2:6, 21), 요엘 3:16에 의하면, 시온에서 여호와의 부르짖음으로 하늘과 땅이 진동될 것이라고 한다. 예수께서는 천지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언하신다(마 24:35; 마 13:31; 눅 21:33). 그리고 이사야(65:17; 66:22)와 베드로(벧후 3:13)는 주께서 창조하실 “새 하늘과 새 땅”을 고대한다. (15.2)
 “하늘과 땅”이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서로 반대되는 단어를 함께 사용하여 전체를 가리키는 표현법(예를 들어서, “남녀노소”“모든 사람”을 뜻함)으로 이해되며, 따라서 “인류가 거주하고 있는 조성된 세계”4를 나타낸다. 이렇게 본다면, 창세기 1:1은 이어지는 내용에 대한 제목으로 해석되거나 혹은 수십억 년 전에 일어났다고 여겨지는 우주의 창조에 대한 언급으로 해석된다. 어떤 학자들은 좀 더 제한된 의미로 이 구절이 태양계의 창조를 가리킨다고 해석하는 반면,5 다른 학자들은 그 의미를 이 지구와 거기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권 하늘의 창조로 더욱 제한시킨다. 예를들어, 윌리엄 셰이(Willima Shea)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16.1)
이런 용례들[창조 기사에 사용된 “천지” 또는 “하늘과 땅”]을 조사해 보면, ‘하늘’이라는 단어는 우주가 아니라 오히려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권 하늘을 가리킨다는 것이 나타난다. 따라서 창세기 1:1에 나오는 “천지”라는 구절의 초점이 우주 또는 별들이 있는 하늘이 아니라 이 지구에 맞춰 있다. 이것은 창조 기사의 지구 중심적 강조를 보여 준다.6
(16.2)
창세기 1장 특히 ‘태초에’‘천지’ 같은 단어를 면밀하게 연구해보면, 문맥에 비춰보든지 언어학적으로 보든지 창조 기사는 우리의 세계에 대해서만 말하고 있지,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것과 같은 우주 전체의 창조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F. O. Regalado, “The Creation Account in Genesis 1: Our World Only or the Universe?” Journal of the Adventist Theological Society 13/2 [2002]:120).
(16.3)
 이사야 65:17에서 하나님은 “보라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노니”라고 말씀하시며, 또 요한계시록 21:1에서 요한은 죄로 얼룩진 옛 “하늘과 땅”을 대체하는 “새 하늘과 새 땅”을 본다. 성경 어디에도, 우주 전체가 대체된다는 암시는 없다. 베드로는, “그러나 주의 날이 도적같이 오리니 그 날에는 하늘이 큰 소리로 떠나가고 체질이 이 뜨거운 불에 풀어지고 땅과 그중에 있는 모든 것이 드러나리로다[영어 역본에는 ‘will be burned up’(불타버릴 것이다)로 되어 있음]”(벧후 3:10)라고 말한다. 여기서 베드로는 온 우주가 불타버릴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죄로 물든것들이 새롭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만약 창세기 1:1에 있는 “천지”라는 말이 우주가 아니라 이 지구와 대기권을 가리킨다면 이 성경절은 창세기 1:11:2 사이에 상당한 시간의 간격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거하지 않게되므로, 거기서 시간의 간격을 찾을 필요가 없게 된다.7 (17.1)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the earth was formless and void [히브리어 토후 와보후]):이 히브리어 구절은 “그리고”를 뜻하는 접속사[히브리어 ]로 연결된 두 개의 명사로 이뤄져 있다. 토후는 단독으로 여러번 나타나는데, “무”, “헛된 일”(사 29:21), 또는 “외딴 혹은 황무한 곳”(욥 6:18;〈개역한글판〉에는 “광야”로 되어 있음) 등을 뜻한다. 또한 우상의 “헛된 것”(삼상 12:21), 하나님 앞에서 열방이 “아무것도 아님”(사 40:17), 법정에서의 “허망한 것[진술]”(사 59:4) 등을 일컫는 말로 사용된다. 두 번째 단어 보후는 성경에서 이곳 말고는 단지 두 번 더 나오는데(사 34:11; 렘 4:23), 두 번 다 하나님의 심판의 결과로 땅이 혼돈하고 황무하게 된 상태를 가리킨다. 창조를 기술하고 있는 창세기 1장에서, 히브리어 구절 토후 와보후는 하나님의 말씀이 지구에 질서를 부여하기 전, 지구가 아직 조성되지 않은 상태를 가리킨다. (17.2)
 창세기 1:1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
 1. 창세기 1:1을 창조 기사의 제목으로 보는 견해
 1절을 칭조 기사의 요약 혹은 제목으로 본다면, 하나님이 혼돈된 상태에 있는 지구의 물질을 언제 창조했는지 혹은 그분이 물질을 창조했는지 안 했는지 1절에선 전혀 알 수 없다. 이렇게 본다면 물질이 영원 전부터 존재했었을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 이런 견해는 성경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시 33:6; 롬 4:17; 히 11:1). 이 견해에 따르면, 창조 기사의 시작인 2절“혼돈하고 공허한” 지구의 상태는 “신비”로 여겨진다.8 (18.1)
 2. 파괴-복원설
 어떤 그리스도인들이 믿는 바에 따르면, 창세기 1:1은 이 물리적 세계와 그 안에 있는 모든 생명체가 창조주일이 있기 오래전에 순간적으로 창조되었다가, 무서운 대격변으로 인해 그 안에 있는 생명의 흔적이 모조리 지워져 버리고 지표가 “혼돈하고 공허하”겠다고 표현 될 수밖에 없는 상태로 전락했다. 스코필드 참고성경(Scofield Reference Bible)이 이 견해를 가르치고 있다. (18.2)
“하나님이 세상을 존재케 하실 때 물질은 창조하지 않았다는 이론은 근거가 없다. 우리의 세계를 조성하실 때 하나님은 선재하는 물질에 의존하지 않으셨다”(교회증언 8권, 258).
(19.1)
 찰스 다윈이 1859년에 그의 책 종의 기원(The Origin of Specie)을 출판한 이후로,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진화론이 지지하는 것처럼 지구가 오랜 세월 동안 지질학적 변화를 거쳤다는 개념과 모세의 창조 기사를 조화시킬 수 있는 수단을 이 해석에서 찾았다고 여겼다. 이 견해에 의하면, 죄와 고통과 죽음이 아담과 하와가 창조되기 수백만 년 전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죽음이 세상에 들어온 것은 창조주일 후 아담의 죄의 결과로 인한 것이었다고 성경은 분명히 말한다(롬 5:12). (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