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챤과 술 제 6 장 사도교회와 포도 음료 4. 근신하라는 훈계
 두 용어가 중요한 이유
 바울과 베드로는 자신들이 쓴 편지서에서 통상 “절제하는(혹은 금주하는)”이나 “근신하는”으로 번역되는 두 가지 용어(소프론[sophron]과 네파리오스[nephalios])를 사용하였다. 이 두 용어는 동의어가 아니다. 왜냐하면, 학술적으로 말해서 소프론“정신적으로 깨어 있음”을 뜻하고, 네파리오스“신체적으로 술 취하지 않음” 혹은 “금주”를 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두 용어가 의미하는 바가 유사하기에 종종 합쳐지거나 또는 번갈아가며 사용되곤 한다. 비록 다른 관점 에서지만, 똑같은 덕목을 묘사하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다. (197.1)
 레온 필드는 “신체적으로 금주하는 것은 정신적으로 가장 명료하게 깨어 있는 상태의 조건이고, 정신적으로 깨어 있음은 가장 엄격하게 신체적으로 금주하는 것의 특징이다. 정신적으로 깨어 있음을 의미하는 용어가 신체적인 금주를 뜻함에 은유적으로 사용되었고 그 역(逆)의 경우에서도 마찬가지가 되었다.고 말한다.42 (197.2)
 본 장에서는 이 두 용어의 의미와 용례를 따로따로 고려하여 보고자 한다. 이 연구는 비종교적인 희랍 어와 성경 희랍 어에서 이 두 용어의 근본적인 의미와 그 파생어들이 모든 취하게 하는 물질을 삼가하는 것이라는 점을 보여 줄 것이다. 이 말은 술에 취하지 말라는 사도들의 명령이 근본적으로 취하게 하는 음료를 금하라는 명령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197.3)
 (1) 정신적으로 근신함
 소프론(sophron)의 의미
 소프론이란 용어와 그 관련 단어군은 신약성경에 15번 나오는데, 그 중 9번은 바울의 서신에 나온다.43 아래 도표는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두 번역 성경이 어떻게 이 단어를 번역했는지 보여 준다. (197.4)
개역성경의 소프론 번역
근신하며 딤전 3:2; 딛 1:8, 2:2, 5, 6, 12
정신을 차리고 행 26:25
정신이 온전하여 막 5:15; 눅 8:35; 고후 5:13
정절 딤전 2:9, 15
지혜롭게 롬 12:3
(198.1)
공동번역의 소프론 번역
신중하고 딤전 3:2; 딛 1:8; 2:2, 5, 6, 12
단정한 딤전 2:9, 15
정신을 차리고 벧전 4:7; 딛 2:2
멀쩡한 정신 막 5:15; 눅 8:35
맑은 정신 행 26:25
온전한 고후 5:13
분수에 맞게 롬 12:3
(198.2)
 소프론이란 단어는 “안전한” 혹은 “건전한”을 뜻하는 사오스(saos)와 “정신”을 뜻하는 프렌(phren)이 합쳐서 만들어진 단어이다. 그러므로, 이 단어를 직역하면 “건전한 정신을 가진”을 뜻한다. 신약성경 신학 사전은 이 단어를 지적으로 건전하다는 의미에서 ‘이성적’으로 정의한다.44 대부분의 희랍 어 사전들도 소프론 단어군을 “건전한 정신”으로 번역한다. 아른 드트와 깅그리히(Arndt and Gingrich)는 “옳바른 정신에 있는 것”으로,45 도네간(Donnegan)은 “지성에서 혼란되지 않고 건전한”46으로, 그리고 그린은 “건전, 온전한, 차분한, 절제하는, 정숙한 정신”47으로 정의를 내린다. (198.3)
 소프론과 그 관련어들은 정신적인 건전성이란 근본 의미를 지니고 있으면서 건전한 정신의 기초가 되는 신체적인 금주 개념으로부터 벗어나는 적이 없다. 로마인들은 이 개념을 유명한 경어,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mens sana in corpore sano)’으로 표현하였다. (198.4)
 고전, 유대인, 기독교 저술가들
 고전 저술가들, 유대인 저술가들, 그리고 크리스챤 저술가들이 소프론이란 단어를 사용하고 그 단어를 해석 한 곳에 금주 개념이 종종 나오곤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주전 384~322)는 그의 수사학(Rhetoric)에서 소프로수네(sophrosune)를 “사람이 법의 명령에 따라 몸의 쾌락에 관하여 행하는 미덕”으로 정의하였다.48 또 그는 그의 윤리학에서 “쾌락을 삼가함으로 우리는 정신이 맑게(소프로네스)된다.”고 말한다.49“신체적인 쾌락을 삼가하고, 거기서 기쁨을 취하는 자는 정신이 온전하다(소프론).”고 말한다.50 (199.1)
 열 두 족장의 유언(주후 1세기경의 문서)이라고 알려진 유대 문헌에서 소프론이란 단어는 명확하게 술을 금하는 것을 언급하는 데 사용되었다. “그러나 만일 너희들이 정신을 차리고 산다면(소프로수네) 너희가 노한 말과, 싸움과 중상 모략에서, 그리고 하나님의 계명을 범함으로 인하여 죄를 짓지 않아 네 인생이 끊나기도 전에 멸망하지 않도록 술에 아예 손대지도 말라.”51 (199.2)
 유대 철학자 필로(주전 20년~주후 50년 생존)는 일반적으로는 감각적인 욕망, 그리고 특별하게는 술을 금하는 의미에서 이 단어군을 자주 사용하였다.52 그는 소프로수네를 세상의 술 취함으로부터 자유롭게 된 사람으로 보았다. 이 점은 특히 그가 소프로수네의 반대말인 아프로수네“술에 격하여져 인생 전부를 중단치 않고 끊임없이 술 취함에 익사시켜버린 이들을 묘사함에 사용하였다는 것이 특히 가리켜 주는 사실이다.”53 (199.3)
 소프로수네는 교부들의 책에서 고전적 저술가들에서 처럼 신체적인 금주를 언급하는 데 사용되었다. 예를 들자면,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약 주후 150~215년경)는 젊은이들의 생활 양식을 논하면서 그러므로 나는 금욕적인 삶을 사는 이들, 절제의 약(테스 소프로수네스 tes sophrosunes)인 물을 좋아하고 불의 위험을 피하듯이 술을 가능한한 멀리 피하는 이들에게 감복한다고 말하였다.54 (199.4)
 금주와 단정함으로의 소프론과 그 단어군의 이 의미는 울리히 렁(Ulrich Luk)에 의하면 헬라 유대주의 뿐만 아니라 초기 교회의 여러 문헌들에 나오는 “널리 퍼진 이해”55이다. 그가 기고한 신약성경 신학 사전에 나오는 논문에는 수많은 이 용례를 열거하고 있다. (199.5)
 바울의 훈계
 바울과 베드로의 편지에 나오는 건전한 정신을 가지라는 훈계는 건전한 정신을 신체적인 금주에 명확하게 연관시키고 있다. 이 점은 이 귀절들이 근본적으로 취하게 하는 술을 금하는 것을 뜻하는 메 파로이노스(me paroinos), 엔크라테(enkrate), 네팔리오스(nephalios)와 같은 용어들과 밀접하게 관련된 사실이 드러내 준다. (200.1)
 바울은 디모데전서 3:2, 3에서 “그러므로 감독은 책망할 것이 없으며 한 아내의 남편이 되며, 절제하며, 근신하며, 아담하며, 나그네를 대접하며, 가르치기를 잘하며, 술을 즐기지 아니하며, 구타하지 아니하며, 오직 관용하며 다투지 아니하며 돈을 사랑치 아니하며”라고 말한다. “절제하며 근신하며”란 두 용어는 희랍 어 원문상의 네팔리온(nephalion)과 소프로나(sophrona)란 단어를 번역한 것이다. 첫번째 단어는 “금주하는”을 뜻하고, 두번째는 “건전한 정신” 또는 “멀쩡한 정신”을 의미한다. 이 두 용어가 나오는 순서도 의미 심장하다. 크리스찬 감독은 네팔리온, 즉 ‘금주하는’ 자여야 한다. 그가 정신이 맑기 위해서는 육체에서도 엄밀하게 근신하여야 하기 때문이다.56 이 두 단어는 같은 순서로 디도서 2:2에도 나온다. 디모데전서 3:2, 3에서 이 두 단어는 문자적으로 “술에 가깝지 않음”을 뜻하는 메 파로이돈(me paroinon)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나온다(이 문구의 중요성은 후에 논할 것이다).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