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절씩 세 부분으로 구성된
84편의 첫 단락에서 시인은 제단으로 대표된 성전 경내(境內)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둘 보금자리를 마련한 참새와 제비를 한 없이 부러워하며
“주의 집에 거하는 자”의 행복을 애절하게 그리워하고 있다. 시인은 지금 생명도 없고 감각도 없는 목석(木石)같은 우상이 아니라
“생존하시는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교제를 자신의 존재의 전부인
“영혼”과
“마음”과
“육체”가 쇠약해지도록 동경(憧憬)하고 있는 것이다. 당장 쏟아 놓아야 할 영혼의 부담과 부르짖어야 할 마음의 소원과 고백해야 할 육신의 연약함이 그를 속 태우고 목마르게 하는 것이다. 자신의 처지처럼 언제 어디서나 생명의 위협을 당하며 사는 불안한 운명을 타고난 지명수배(指名手配)받은 참새와 떠도는 제비가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성소) 경내에서 누리는 안전과 평화가 시인의 가슴에 사무치고 있다. 실제로
“성소”를 뜻하는 영어의
“생츄어리”(sanctuary)는 오늘날에도 새와 짐승들의 사냥이 금지되는 조수(鳥獸) 보호구역을 뜻하고 있어 시편의 뜻을 생생하게 하고 있다. 참으로 하나님의 집 성소는 속절없는 죄인이 죄 사함을 받고 생명을 보존하는 성역(聖域)이며 원수에게 쫓기며 죄에 시달려 피곤해지고 상처 입은 심령이, 피하여 안전을 누리는 견고한 도피성(逃避性)인 것이다. 그러한 성소에 주야로 거하며
“항상 주를 찬송”하는 제사장들과 섬기는 레위인 들은 얼마나 행복된 사람들인가?
“한 앗사리온”[동전]에
“두 마리”씩 팔리는 그 헐값의 참새라도
“너희 아버지께서 허락지 아니 하시면 그 하나라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
마태복음 10장 29절)는 약속이 집행되는 성소, 그 곳에 영원히 살고지고!
“지붕 위에 외로운 참새 같”이
“밤을 새우”(
시편 102편 7절)는 외롭고 괴로운 마음의 안식처, 그 곳에 영원히 거할 둥지를 틀고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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