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서 새 연구 제 3 장 역사를 주장하시는 하나님(단 2장)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때를 위해 다니엘을 대기(待機)시켜 놓으셨다. 다니엘이야 말로 “이 때를 위한 사람”이었다. 다니엘은 자신의 생명까지도 위협하는 이 난문제(難問題)를 어떻게 해결하였는가. 왕의 명령은 급했고 갑작스러웠다. 다니엘은 신속히 행동해야 했다. 그러나 다니엘은 결정의 사람이었다(1:8). 그의 결정은 그가 하나님의 사람임을 드러냈다. 우리도 다니엘처럼 매사에 그렇게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면 얼마나 좋을까? 이러한 위기에 대한 다니엘의 처신은 어떠했는가? Lehman Strauss, The Prophecies of Daniel. (Neptune, New Jersey: Loizeeux Brothers, 1969), 59-63. (52.18)
 가. 지혜의 활용 (2:14-15)
 다니엘은 이 숨가쁜 위기에서도 “명철하고 슬기롭게” 말하고 처신했다(the exercise of purdence). 다니엘은 상황에 맞는 분별있고 지혜로운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경우에 합당한 말을 아로새긴 은쟁반에 금사과”(잠 25:11)인 것이다. 말에 실수가 없어야 한다(약 3:2). 다니엘은 최고의 사형 집행관이된 시위대장 아리옥의 환심과 호의를 얻는데 성공하여 그의 주선으로 왕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다니엘은 왕을 격노하게 한 바벨론 박사들처럼 꿈을 말해달라는 요구 대신 다만 시간을 요구했고 자신이 그 해석을 보여 드리겠다고 제안했다. 사려깊은 행동, 분별 있는 말로 다니엘은 눈 앞의 위기를 넘겼다. 이미 사형을 명한 왕도 집행을 유예하고 기회를 제공했다. (52.19)
 나. 믿음의 활용 (2:16)
 다니엘은 무슨 근거로 그 절박한 시간에 왕 앞에서 “기한하여 주시면 왕에게 그 해석을 보여 드리겠나이다” 라는 담대한 약속을 할 수 있었을까? 그는 하나님께서 능히 그 일을 하실 수 있는 분이심을 확신했으며 간절히 기도드리면 틀림없이 응답해 주실 것임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다(렘 33:3). (52.20)
 또한 자신이 하나님의 뜻과 요구에 일치하는 생애를 살고 있다는 확신이 그로 하여금 신앙에 대한 자신감(自信感)을 갖게 한 것이다. 진정한 자신감은 하나님을 믿는 확신에 근거한 것이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만이 자신을 믿을 수 있는 것이다. (52.21)
 「참 믿음은 하나님의 말씀에 포함된 약속들을 의지하는 것이며 그 말씀을 순종하는 자들만이 그 영광들을 주장할 수 있다.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요 15:7). “무엇이든지 구하는 바를 그에게서 받나니 이는 우리가 그 계명들을 지키고 그 안에서 기뻐하시는 것을 행함이라”(요일 3:22)」(초기문집, 76, 77). (52.22)
 다. 기도의 활용(2:17-19)
 다니엘이 왕에게 기한을 늦추어 달라고 요청한 것은(2:16) 기도할 시간을 얻고자함이었다. 바벨론 종교와 학문의 지도자들이 공포에 질려 당황하고 주저 앉은 반면 하나니의 사람은 “자기 집으로 돌아가” 자기의 세 친구들을 불러 놓고 함께 기도드렸다(exercise of prayer). 다니엘은 어린 시절로부터 집에서 기도드리는 법과 습관을 익혔다(6:10). 그는 바르게 기도드리는 법을 알았다. 그의 기도는 자신의 무가치함을 절실히 느끼고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를 구하는 간절하고 절박한 기도였다(2:18). 그리고 그는 다른 사람의 협력을 구하고 마음을 같이하여 기도드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exercise of team-spirit). 마 18:19, 20, 행 12:5, 12, 몬 1:22, 렘 33:3, 약 1:5, 히 13:5, 시 37:5, 벧전 5:7. (52.23)
 「이 기도에서 다니엘은 겸손하게 사람은 지혜와 인도와 빛과 힘을 위해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존해야 함을 인정하고 있다. 암담한 때일지라도 하나님께는 빛이 있으며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하는 시간에라도 하나님은 인도와 확신을 주실 수가 있으시다. 사람에게 있어 가장 곤핍(困乏)한 순간이 하나님에게는 가장 위대한 절호(絶好)의 순간이 되는데 이는 사람이 그런 여건에서야 말로 하나님을 접촉하기 위해 가장 가까이 접근하기 때문이다.」 Thiele, 31. (52.24)
 라. 찬양의 활용 (2:19-23)
 다니엘이 하나님께로부터 기도의 응답을 받은 후에 가장 먼저 한 일은 응답을 주신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이었다(the exercise of praise; 2:9). 그는 지혜와 권능이 하나님께 속한 것임을 인정했다. 자신의 총명한 지혜가 하나님의 것임을 공인했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다른 사람의 노력을 인정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특성이 되어야 할 것이다(the exercise of appreciation; 2:49). 다니엘은 지적인 거인(巨人)이었으면서도 지적인 교만이 없었다. 그는 자신의 지혜가 하나님을 경외함에 기인되었음을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잠 9:10). 우리도 다니엘의 방법과 모본을 따른다면 의심할 것 없이 기도의 응답을 받을 것임에 틀림없다(요 14:13, 14, 마 18:19, 20). (52.25)
 III. 꿈 같은 역사의 진상(眞相)
 1. 꿈을 깨뜨린 꿈 (2:1-30)
 

 

다니엘서에 나타난 제국의 판도.
즉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젊고도 패기(覇氣)에 넘친 왕 느브갓네살 대왕은 영원한 대제국을 꿈꾸고 있었다. 기원전 612년 고대의 초강대국 앗시리아를 넘어뜨린 아버지 나보포랏살을 뒤이어 파죽지세(破竹之勢)로 근동(近東)을 제패한 대왕은 유프라테스강을 가로 질러 수도 바벨론을 건설하고 이중 삼중의 성벽으로 겹겹이 두르면서 지금 만세의 왕국을 이룩하려는 부푼 꿈에 벅차 있었다. 바벨론성의 규모와 구성에 대하여는 다니엘서 4장 부분을 참조할 것. 이전의 나라들처럼 다시는 망하지 않을 나라, 세월과 함께 더욱 부강해지고 자손 만대에 번영할 그런 나라를 그는 꿈꾸고 있었다. 그리고 대왕의 이러한 꿈은 실제로 이루어져 가고 있는 듯 했다. (52.26)
 그런데 그의 재위 2년 어느 날 밤에 대왕은 그의 이러한 웅장하고 화려한 꿈을 산산조각낸 다른 꿈을 꾸었다. 무섭고 괴로운 악몽(惡夢)이요 의기를 소침시키는 흉몽(凶夢)이었다. 그런데 그를 더욱 불안하고 답답하여 못 견디게 만든 것은 그 것이 악몽이라는 뚜렷한 인상 밖에는 그 꿈의 내용을 도무지 기억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리하여 왕은 “마음이 번민하여 잠을 이루지 못한”채(2:1) 뜬 눈으로 아침을 맞았다. 즉시 왕의 보좌관들이 불려오고 바로 이러한 일을 위해 있는 전문가들, 박수와 점성가들과 점장이와 갈대와 술사들이 잇달아 들어왔으며 종교의 지도자들, 바벨론 대학의 교수들이 속속 초치되었으나 이 악몽의 진상은 고사하고 윤곽도 밝힐 수가 없었다. 오히려 자신들의 권위를 손상시키지 않으려는듯 “세상에는 왕의 그 일을 보일 자가 하나도 없으므로 크고 권세 있는 왕이 이런 것으로 박수(magician)에게나 술객(astrologer)에게나 갈대아 술사(Chaldean)에게 물은 자가 절대로 있지 아니하였나이다. 왕의 물으신 것은 희한한 일(a rare thing)이라 육체와 함께 거하지 아니하는 신들 외에는 왕 앞에 그것을 보일 자가 없나이다 ”(2:10, 11)라고 변명함으로써 가뜩이나 번민하던 왕은 “이로 인해 진노하고 통분하여 바벨론 모든 박사(the wise men)를 다 멸하라”(2:12)는 명령을 내리기에 이른다. 참으로 난처한 일이었다. (52.27)
 때마침 이러한 중대 어전(御殿)회의에 초청받지는 못했지만 20세를 갓넘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 지혜의 출중(出衆)함 때문에 볼모의 신분으로 바벨론의 박사 그룹에 속하게 된 다니엘이 왕 앞에 인도되었다(2:14-16). 다니엘과 세 친구의 필사적인 간절한 기도의 응답으로 마침내 꿈의 진상과 해석이 드러났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꿈은 오늘날 세계의 지도자들처럼 느브갓네살 자신이 그렇게도 알기를 원하던 세상의 미래를 예고하는 하나님의 계시임이 밝혀졌다(2:28-30). 그러나 그것은 그의 부푼 꿈을 산산조각낸 악몽이었다. 인간의 꿈을 산산조각낸 역사라는 악몽을 그는 미리 본 것이다. (52.28)
 2. 역사라는 꿈의 진상 (2:31-45)
 느브갓네살의 찬란한 꿈을 깨뜨려버린 역사라는 꿈의 진상은 무엇인가. 그의 앞에 펼쳐진 세상의 미래는 각종 쇠붙이(金屬)로 이루어진 보기만 해도 공포가 치솟는 광택나는 거대한 조각신상(彫刻神像)이었다. 머리는 정금, 양 팔과 가슴은 은(銀), 넓적다리 엉덩이 부분을 포함하기도 함. 다니엘서 주석, 65. 는 구리 합금인 청동(bronze), 두 다리는 철, 그리고 발과 발가락은 철과 진흙 옹기로 된 복합 신상이었다. 예언의 명의(名醫) 다니엘 선지자는 세계 역사를 집도(執刀)하는 느브갓네살에게 역사의 해부학(解剖學)을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52.29)
 그런데 이 일 후에 난데 없이 큼직한 자연석(自然石) 하나가 나타나 신상의 발을 강타하자 굉음과 함께 신상은 부서져 가루가 되고 그 대신 돌로 이루어진 태산(泰山)이 들어서지 않는가? 약관의 다니엘이 경탄과 비탄으로 표정이 굳어진 느브갓네살 대왕 앞에서 서구 역사의 브리핑을 마치며 확신에 찬 어조로 “크신 하나님이 장래 일을 왕께 알게 하신 것이라 이 꿈이 참되고 이 해석이 확실하니이다”(2:45)라고 선언한지 2500여년이 지났다. 그 동안 서구(西歐)의 역사는 한 치도 어긋남이 없이 그 조각 신상을 머리에서 발 끝까지 재연(再演)하는 과정 바로 그 것이었다. (5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