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 사도는 만물을 보통성과 특별성, 평등성과 차별성의 두 원리에서 보았던 것 같다. 그래서
로마서 14장 5절에서 사도 바울이 의도했던 말은 이러했을 것이다.
“혹은 이 날을 저 날보다 낫게 여기는 마음을 이해하겠다, 이 날을 저 날보다 낫게 여기는 마음은 당연한 것이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사람에게 날들이 어떻게 다 같은 날이 되겠는가, 그리고 모든 날을 같게 여기는 입장도 이해할 수 있다. 사실상 모든 날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지 뭐 다른 것이 있겠느냐 . . . ” 즉
“날들이 같다” 하든지
“날들이 다르다” 하는 이야기는 날들의 물리적 조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날들의 가치에 대한 문제인 만큼 이것은 사람의 도덕적 가치관에 연관된 문제라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그 날이
“누구에게” 어떠한 날이냐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편으로 사람들은 모든 날을 같게 여기는 신념과 이 날을 저 날보다 낫게 여기는 신념으로 나뉘어 질 수 있지만 동시에 동일한 사람이 모든 날을 같게 여기는 신념과 이 날을 저 날보다 낫게 여기는 신념에 다같이 동참할 수 있다. 사람 위에 사람이 없다는 민주사회의 평등주의와 노약자와 일반인을 구별하고 부모와 자식을 구별하는 분별심이 꼭 서로 충돌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아버지와 아들, 남편과 아내의 특별한 관계에 대한 윤리나 사유 재산을 존중하는 정신이 사람을 차별하지 말고 다같이 존중하자고 하는 민주사회의 평등 사상과 꼭 충돌해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