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중심의 성소론 제 5 부 내 제사장이신 예수님과 함께 (죄와의 교제 관계로부터의 해방) 22. 아론의 위임식 (나의 모든 활력은 그리스도의 것임)
 향기들의 혼합물
 정확한 비율로 각 성분이 정해져 있음에 주목하라. 인간에게 맡겨진 것이나 인간이 알아서 할 것은 하나도 없었다. 하나님이 향기름의 고안자이시고, 자신이 내린 명령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실행되기를 요구하셨다. (270.6)
 몰약은 그분이 값없이 드리신 희생 제사의 쓴 향기를, 육계(肉桂)는 모든 것을 소멸하는 그분의 열의, 함께 섞는 창포(舊蒲)는 그분의 부드러운 사랑, 계피는 그의 심원한 겸허를 속삭이는데, 이 모든 것은 익은 감람(敵隨)에서 짜낸 기름과 완전한 배율로 혼합되었다. (270.7)
 이 감람 기름은 치유하고 조명하여 주는 능력의 성령을 항상 노래한다. 일치의 띠인 이 기름은 모든 것에 고루 미치고, 향료들을 매끈하게 하나로 섞는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으로 소금을 넣었다. 이 재료들을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271.1)
 “막히지 않고 잘 흘러감”이나 “액체”(영어 개역 표준판 성경, RSV)를 뜻하는 몰약은 향기로운 수액(樹液)이다. 이름 자체가 그 시작이 자발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몰약은 4.5미터 높이의 작은 관목, 발사모데드론 머라(balsamodendrom myrrha)에서 스며 나온 것이다. 봄에 자연적으로 흘러나오는 진만이 성소에서 사용될 수 있었다. 순도가 떨어지는 몰약은 나무껍질을 쪼개서 얻을 수 있었지만 성소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였다. 조그맣게 말라 버리면, 희거나 혹은 누르스름하게 되면 향기가 나지 않으나 쓴 맛을 가지고 있다. 몰약은 향과 관유에 다 포함된 유일한 재료였다. (271.2)
 몰약을 태우거나 으깨면 좋은 향기가 난다. 이것은 우리에게 오늘날 전세계에 향기로운 기쁨을 내뿜고 있는 우리의 대제사장의 혹독한 고난을, 끝없는 생명에로 부활하신 그분의 사망 — 잠을 상기시켜 준다. 그리스도의 왕과 제사장 옷은 몰약 향기가 난다(시 45:8). 그리스도의 쓴 사건과 단 사건은 이제 평화와 생명이 삼켜 버린 고통과 사망을 노래한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경험은 우리 입술로 “사망아 너의 이기는 것이 어디 있느냐? 사망아 너의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고전 15:55)라는 노래를 하게 한다. 관유에 든 몰약이 평생을 압도하는 짐을 인내하면서 진 결과로 얻은 품성의 향기나 은혜로 이긴 시련과 환난이 반사하는 아름다움을 받아들이는 제사장을 상기시켜 주었는가? (271.3)
 솔로몬의 축혼가에서 이 향료는 온전한 사랑을 찬미한다. “나의 사랑하는 자는 내 품 가운데 몰약 향낭이요.”(아 1:13)라고 노래한다. 노래하는 이의 그 말 자체가 향기롭다. 이것이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신부에게 부르는 사랑의 노래의 메아리인가? 신부는 작은 소리로 “뺨은 향기로운 꽃밭 같고 향기로운 풀언덕과도 같고, 입술은 백합화 같고 몰약의 즙의 뚝뚝 떨어진다”고 읊조린다(아 5:13). 그러나, 우리가 사랑하는 분이 갔던 발자취가 배어 있는 몰약 향기가 나는 길을 따라가 보아라. 그대들은 갈바리로 인도될 것이다. 갈바리에서 이 향료는 아이러니하게 자신의 고뇌를 가볍게 하기 위하여 신 포도 음료와 섞여졌다. 그 곳에서부터 그분께서 십자가에서 짊어 지신 “두번째 죽음” 너머로 따라가 요셉의 새 무덤에 몰약이 발라진 수의를 잠시 입고, 추운데 누워 계시는 우리의 대제사장을 본다. (271.4)
 “향기로운 육계”는 기름과 섞이었다. 이 단어는 히브리 단어(킨나몬<quinnamon>)과 희랍어 단어(키나몬<kinamon>)의 음역이다. 이것은 아마도 잘 알려진 향기로운 나무껍질로서, 스리랑카 근처에서 발견된 중간 정도 크기의 나무의 신생 조직층 근처에서 취한 것으로서, 오늘날 쉽사리 구할 수 있다. 소중히 여겨진 향긋한 기름을 그것에서 추출하였고, 성경 시대 당시에 “그 향기나는 품질은 거룩한 목적과 거룩하지 않은 목적들에 모두 사용되었다”(SDABD, 241). (271.5)
 솔로몬은 육계, 계피, 몰약같은 이 향료들을, “내 누이, 내 신부”를 즐겁게 하여 주기 원하였다고 한 향기로운 침실에 관한 시적인 묘사의 일부분으로 사용하였다(아 4:10~15; ‘내 누이, 내 신부’라는 히브리어 관용 표현은 아브라함과 이삭이 자신들의 부인을 드러 내 놓을 때 사용하였다). 이 묘사는 하늘 신랑이 밀접하게 관계가 있는 지상 신부와 가까와지고 싶은 것을 암시하지 않는가? 육계의 향기는 사권과 밀접함의 미를 내뿜는 그분의 임재를 제시하고 있지 않는가? 또 이 향기로운 나무 껍질은 음식에 맛을 더하였고, 그 기름은 흥분제로 사용되었다. 그것은 신성한 관유의 향기에 풍미를 더하여 주었다. (272.1)
 “창포”를 그 덩어리에 섞었다. 이 히브리어 단어는 갈대, 재는 막대기, 지팡이, 천칭으로 번역되었다. “몇몇 경우에 이 단어는 향기나는 갈대를 칭하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다. 그러기에 향기로운 특성있는 갈대, 창포라고 번역되었고, 이것은 아마도 인도나 남 아라비아에서 원래 발견된 생강 풀(ginger grass)같은 것이었을 것이다. 이 풀의 뿌리와 줄기, 잎사귀는 흠을 내었을 때에 짙은 향기를 내고, 생강(ginger)같은 맛이다”(SDABD, 168). 이 향기나는 갈대를 말려 가지고 으깨면 “감송(甘松)” 이 나온다. 이것은 향수가 상처로부터 온 세계로 퍼져갈 때까지 잔인한 빌라도의 군사들에 의하여 으깨지고 일그러진 그 갈대(the Reed)인 그리스도를 가리킨다. 그분의 인내심과 관대함은 그가 짊어진 고뇌에서 나오던 것이었다. 창포가 관유에 얼얼한 맛도 더하지 않았던가? (272.2)
 “계피”에 해당되는 영어 단어(cassia)는 히브리어 용어의 음역으로서 “아마도 인도나 스리랑카 산(産)인 시나모뭄 카시아(cinnamomum cassia)이었을 것이다. 향기나는 나무 껍질인 계피는 육계와 어느 정도 비슷하였지만 그렇게 양질은 아니었다. 드리버(G. R. Driver)는 킷다(qesí ah)가 작은 조각의 계피이었고, 케시아(gesiah)가 분말 형태의 계피라고 믿었다”(SDABD, 181). 계피는 잘 아는 얼얼한 맛을 내는 향료이었음이 명백하다. 그것이 향기름의 지배적인 성분이었는가? (272.3)
 계피를 뜻하는 약간 다른 히브리어 단어가 시편 45편 8절에 나오지만, 이 두 다른 단어가 전하는 기본 개념은 동일하다. 이 시는 성소의(렘 17:12) 보좌에 앉으신(6절)왕—메시야를 찬양하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나서 시인은 그분의 향기나는 옷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데(7, 8절; 비교 아 3:6), 이 옷은 시인에게 그의 왕이 대제사장이라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 승리에 찬 하늘 선지자도 비슷한 묘사를 하였는데, 이 하늘 선지자는 에스카톤(eschaton), 즉 종말에 사는 하나님의 왕같은 제자장들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자신들이 제사장 의복을 입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사 61:10, 난외주; 비교 고후 2:14~16). 계피란 단어는 “머리를 숙이다”는 뜻이다. 이 점은 우리가 드려야 하는 겸손한 예배를 나타내지 않는가? 이것은 또 아버지의 보좌 앞에서 머리 숙이고 있는 항구적인 탄원자인 그리스도를 노래할 수 있었을까? 인간 그리스도 예수는 자신의 능력을 행사하거나, 신성의 특정한 특권들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지 않고, 항상 하늘로부터의 도움을 필요로 하였고, 매일 아버지의 힘을 받고자 자신을 낮추셨다. (272.4)
 성령의 기름
 감람유는 성소에서 성소 내 등잔의 연료로서, 또 관유의 기본 성분(재료)으로서 널리 사용되었다. 성경에서 감람유는 번영을 상징하고(신 32:13; 33:24), 사람이나 사물에 부울 때에는 성령의 능력을 부여하는 것을 제시한다(삼상 10:1, 6; 16:13). (273.1)
 요약하여 보자. 향기름은 다음과 같은 재료들을 합한 것이다.

 (1) 감람유: 성령의 상징으로서 향료들이 나타내는 특성을 적용하는 도구이다.

 (2) 몰약: 발삼을 분비하는 나무에서 자연적으로 나오는 향기로서 봄의 향기로 불리는데, 으깨지고 헌신적인 나무속으로 부터 흘러나온다.

 (3) 육계: 사랑과 밀접성을 생각나게 해주는 짙은 향수.

 (4) 창포: 열의와 열정으로 자극한다.

 (5) 계피: 이 관유에 신비적인 짜릿한 느낌을 더하는 주된 향수이다.

 이 재료들이 하나님께서 지정하신 대로 정확한 비율로 섞여졌다. 이 혼합물에 은혜의 소금을 넣었다. (273.2)
 이 향기름은 하늘 성소에서 위대하신 대제사장에게 영원하신 성령께서 더하실 특성을 가리킨다. 또한 지상에 있는 자신의 “왕같은 제사장들”에게 주실 준비가 되어 있는 능력의 부여도 예견한다(비교 고후 1:21, 22). 향기로운 기름은 항상 성막에 저장돼 있어야 하였다(비교 왕상 1:3). (273.3)
 관유의 사용
 일반적으로 관유는 성경 시대 당시에 의료적, 미용적인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다(사 1:6; 막 6:13; 약 5:14, 15; 눅 10:34). 하지만 가장 중요하게 사용된 경우는 선지자(비교 왕상 19:16), 제사장(8:12), 군주(비교 왕상 1:34)를 공식적으로 기름 부을 때였다. 이 세 가지 직무는 예수에 의하여 이상적으로 실현되었다. 기름부음으로 성막과 그 안에 있는 가구들을, 그 기능을 위하여 거룩하게 했다(레 8:10). 우리가 자주 관찰하듯이 히브리어 마샤(maschach)와 희랍어 크리오(chrio)는 “기름 부음을 받은 자”를 뜻하는 이 단어들이 영어화되어 메시야(Messiah)와 그리스도(Christ)라는 단어로 변천되었다. 향 기름은 이 도유(塗油)행위를 하기 위하여 특별한 목적을 인준하거나 따로 구별하기 위한 사람이나 사물(삼하 1:21; 사 21:5)에 붓거나(출 29:7; 레 8:12; 21:10; 삼상 10:1; 왕하 9:3, 6), 뿌리었다(출 29:21). (273.4)
 여호와께서는 이 거룩한 기름을 세속적인 목적을 위하여 사용하여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경고하셨다. 그분은 “무릇 이와 같은 것을 만드는 자나 무릇 이것을 타인에게 붓는 자는 그 백성 중에서 끊쳐지리라”(출 30:32~33)고 말하였다. 이런 금지를 내린 이유는 명확하다. 인간은 성령을 사용할 수 없고, 성령이 인간을 사용하여야 한다. 시몬 마구스는 개인적인, 지상적인 목적을 위하여 성령을 사려고 하였을 때에 죄를 지었다(행 8:9~24). (273.5)
 성막에 기름을 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