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준수의 기원과 역사 제4장 그리스도교가 이교화되어 가는 과정 제4절 성경에 최초로 나타난 태양신 부활절 축제 행사
 2. 모압 왕 발락과 선지자 발람과의 야합
 a. 불의의 삯에 눈 먼 발람
 이스라엘 백성은 오랜 광야 생활을 이제 마치고, 가나안을 정복하기 위하여 “모압 평지에 진쳤으니 요단 건너편 곧 여리고 맞은편 이”(민 22:1)었다. 그 지역의 모압 왕 발락은 “이스라엘이 아모리인에게 행한 모든 일을 보았으므로 ... 심히 두려워 하였”(민 22:2, 3)다. (354.4)
 그 무렵, “메소포타미아의 브돌 사람 브올의 아들 발람”(신 23:4)은 “초자연적인 권능을 가졌다는 말이 떠돌아 그의 소문이 모압 땅에까지 전달되었다.”2) 발락 왕은 미디안 장로들과 모압 장로들과 함께 대책을 강구한 후 이들의 “손에 복술의 예물을”(민 22:7) 보내면서 발람을 초청했다: (354.5)
 

천사와 선지자 발람. 렘브란트 작. 파리
(355.1)
“보라 한 민족이 애굽에서 나왔는데 그들이 지면에 덮여서 우리 맞은편에 거하였고(민 22:6), 우리보다 강하니 청컨대 와서 나를 위하여 이 백성을 저주하라.... 그대가 복을 비는 자는 복을 받고 저주하는 자는 저주를 받을 줄을 내가 앎이니라”(민 22:5, 6).
(356.1)
 그러나 하나님의 지시는 “너는 그들과 함께 가지도 말고 그 백성을 저주하지도 말라 그들은 복을 받은 자니라”(민 22:12). 발람은 어쩔 수 없이 사절했다. 이러한 사정을 몰랐던 “발락이 다시 그들보다 더 높은 귀족들을 더 많이 보내”(민 22:15)면서 “내가 그대를 높여 크게 존귀케 하고 그대가 내게 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시행하리니 청컨대 와서 나를 위하여 이 백성을 저주하라”(민 22:17). “불의의 삯을 사랑”(벧후 2:15)한 발람은 하나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허영과 탐욕에 눈이 멀어 “심중에 왕의 요구에 응하고자 갈망하였”3)으므로 하나님께서는 “... 내가 네게 이르는 말만 준행할지니라”(민 22:20)는 조건적 허락을 하셨다. (356.2)
 “발람은 아침에 일어나서 자기 나귀에 안장을 지우고 모압 귀족들과 함께”(민 22:21) 나섰다. 그 시점에 발람은 자기가 입게 될 호화 찬란한 귀족의 의복과 누리게 될 궁궐의 사치스러운 생활과 환대 등이 그의 눈에 아롱거리었다. 그리하여 “... 하늘 천사가 가로막은 것을 보지 못하였고 하나님이 그의 길을 막으시고 계심을 알지 못하였다.... 무자비하게 나귀를 때리고 억지로 전진하게 하였다.”4) (356.3)
“때에 여호와께서 발람의 눈을 밝히시매 여호와의 사자가 손에 칼을 빼어 들고 길에 선 것을 보고 머리를 숙이고 엎드리니 여호와의 사자가 그에게 이르되 너는 어찌하여 네 나귀를 이같이 세 번 때렸느냐 보라 네 길이 내 앞에 패역하므로 내가 너를 막으려고 나왔더니 나귀가 나를 보고 이같이 세 번을 돌이켜 내 앞에서 피하였느니라.... 여호와의 사자가 발람에게 이르되 그 사람들과 함께 가라 내가 네게 이르는 말만 말할지니라”(민 22:31-35).
(356.4)
 발람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왕은 국경선까지 영접하러 나왔다. 그러나 발람은 “내가 오기는 하였으나 무엇을 임의로 말할 수 있으리이까 하나님이 내 입에 주시는 말씀 그것을 말할 뿐이니이다”(민 22:38). 다음 날 아침 왕은 나라의 중신들과 함께 장엄하게 위엄을 갖추어 발람을 호송하고 산 위에 있는 바알의 산당에 올라갔다. 거기서 발람은 이스라엘 진영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내려다 볼 수 있었다. 그 때 그는 “그들의 번영을 보고 크게 놀랐다. 발람은 이제까지 이스라엘은 미개하고 아무 조직도 없는 민족으로 무리를 지어 배회하면서 나라들을 해치므로 부근의 국민들에게 혐오와 공포의 대상인 줄 알았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모습이 이 모든 것과는 정반대이었다. 발람은 이스라엘 진영이 그 규모가 크고 완전히 정렬되었고 모든 것이 완전한 규율과 질서를 가진 것을 보았다.”5) (357.1)
 b. 저주의 술법(주술)이 축복으로
 발락 왕과 발람은 이스라엘을 술법으로 저주하기 위해 서둘러 “일곱 단을 쌓고 거기 수송아지 일곱과 수양 일곱을 준비 ... 한 후에 매 단에 수송아지 하나와 수양 하나를 드”(민 23:1, 2)렸다. 이에 하나님께서 이 제물을 흠향하시고 그의 입에 말씀을 주셨다. 발람은 발락왕과 장로들과 신하들 앞에서, 이스라엘 진영을 향하여 두 손을 번쩍 들어 저주의 주문을 선고하는 듯 했다. (357.2)
 “발락이 나를 아람에서, 모압 왕이 동편 산에서 데려다가 이르기를 와서 나를 위하여 야곱을 저주하라 와서 이스라엘을 꾸짖으라 하도다. 하나님이 저주치 않으신 자를 내 어찌 저주하며 여호와께서 꾸짖지 않으신 자를 내 어찌 꾸짖을꼬!

 내가 바위 위에서 그들을 보며 작은 산에서 그들을 바라보니 이 백성은 홀로 처할 것이라. 그를 열방 중의 하나로 여기지 않으리로다 야곱의 티끌을 뉘 능히 계산하며 이스라엘 사분지 일을 뉘 능히 계수할꼬!

 나는 의인의 죽음같이 죽기를 원하며 나의 종말이 그와 같기를 바라도다”
(민 23:7-10). (358.1)
 발락 왕은 발람에게 대노했다. (358.2)
“나의 원수를 저주하라고 그대를 데려왔거늘 그대가 온전히 축복하였도다”(민 23:11).
(358.3)
 왕과 발람은 제단 자리를 세 번이나 옮겨가면서 이스라엘을 주술로 저주하려 했으나 오히려 그 때마다 축복으로 일관했다(민 23:18-24; 24:3-9, 15-19). 그리고 발람은 최후로 모압(민 23:17), 에돔과 세일(민 23:18), 그리고 아말렉과 가인의 족속(민 23:20-24)까지 완전한 멸망을 예언함으로써 모압 왕 발락에게는 한 가닥의 희망도 남기지 않았다. (358.4)
 발락 왕은 심히 분통하면서 격노하였다. 그들은 서로 아무런 다짐 없이 제 갈길을 따라 떠났다. 그들의 제1차 야합 작전은 완전히 실패로 막을 내린 셈이다. (358.5)
 c. 발람의 꾀
 발람은 그 길로 집에 돌아와서 자기가 한 일들을 생각했다. 이 때 그는 하나님의 영이 자신으로부터 떠나버렸다는 사실을 느끼자, 버림받은 것을 깨달았다. 그뿐만 아니라 왕으로부터 약속된 아무 보상도 받지 못했다는 것을 감지했을 때, 발람은 “탐닉하다”(발라암, Βαλαάμ6))는 뜻을 가진 자기의 이름과 같은 본성이 폭발해서 분통을 스스로 가누지 못했다. 발람은 이제라도 놓친 왕의 약속한 그것이라도 되찾기 위해 무엇인가 서둘러 궁리해야 했다. 주술로 이스라엘을 저주하지 못했다면 그들이 하나님과 맺은 그 언약을 파하게 해서 그들 스스로 저주받아 멸망을 자초하는 방안을 짜내야 했다. (358.6)
 하나님의 영이 떠난 그 자리에 악령이 대신했을 때, 실로 무서운 괴계가 떠올랐던 것이다. (35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