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챤과 술 제 4 장 포도즙 보존 기법 1. 고대의 보존 기법
 (1) 과실 보존
 놀라운 재능
 고대인들에게 과실들과 즙들을 보존하는 놀라운 재능이 있었다는 것에 관한 상당한 관련 자료들이 있다. 로마인들이 마사다 요새를 함락시킨 것에 관한 요세푸스의 기록이 그 중 하나이다. 그는 로마인들이 요새에서 발견한 과실들과 곡식들이 비록 수년 간 저장되었을지라도 신선하게 보존되어 있었다고 말한다. “이 요새 안에는 주민들이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는 엄청난 양의 식량이 비축되어 있었으며 포도주와 기름은 물론 콩(pulse)과 대추야자(dates)도 가득 저장되어 있었다. 엘르아살과 시카리들이 배신의 방법으로 요새를 탈취하였을 때, 이같은 물자들이 가득 비축되어 있었다. 이 열매들은 완전히 익은 데다가 신선도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헤롯이 이 열매들을 비축한 때로부터 로마군에 함락될 때까지 거의 백년이란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햇 열매 보다 조금도 못하지 않았다. 로마군이 마사다 요새를 점령했을 때까지 남아 있던 열매들은 조금도 부패되지 않았다. 요새가 높은 곳에 건설되어 있었기 때문에 공기에 먼지나 흙가루가 전혀 없었으므로 열매들이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변질되지 않은 것이었다.”2 (94.1)
 마사다의 유대인들이 곡식들과 과실들을 거의 100년 간이나 신선하게 보존할 수 있었다는 요세푸스의 주장은 분명 과장임이 틀림없다. 그렇지만, 이 기록은 유대인들이 농산물을 보존하는 기법을 잘 알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아쉬운 사실은 어떠한 기법을 사용하였는 지가 현존하는 유대 자료에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94.2)
 고대 그리이스와 라틴 저술가들
 그렇지만, 몇몇 고전 저술가들은 고대인들이 곡류들과 과실들, 그리고 채소와 포도즙을 보존하는 데 사용한 방법들에 관하여 어느 정도 소개하고 있다. 이들 중 한 명은 주후 1세기에 살았던 저명한 농학자인 코루멜라(Columella)로서 그는 자신의 논문 농업론과 수목론에서 각양 각색의 민족들이 상추, 양파, 사과, 배, 장과(兼果), 자두, 무화과, 올리브, 발효되지 않은 포도즙, 그리고 발효된 포도주와 같은 농산물들을 신선하게 보존하는 여러 방법들을 상당히 자세하게 기록하였다. 먼저 그가 말한 일반적인 농산물들을 신선하게 보존하는 방법을 간단히 요약하고, 그 다음에 발효된 포도주와 발효되지 않은 포도즙의 보존에 관하여 특별히 살펴볼 것이다. 이 연구가 발효되지 않은 포도즙을 보존하는 것이, 성경 시대 당시에는 불가능했다는 잘못된 개념을 수정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94.3)
 코루멜라는 먼저 장과와 자두를 보존하는 데 사용된 방법을 기술하고 있다. “우리가 올리브 대신에 사용하는 산딸기와 또 야생 자두와 줄무늬 자두는 딱딱하고 완전히 익지 않았을 때 따야만 한다. 그렇지만, 너무나 익지 않은 것을 따면 안 된다. 그런 다음에 그늘에서 하루 동안 말려야만 하고, 그 다음에 끓여서 원래 양의 1/2 혹은 1/3 정도로 졸아든 초(vinegar)와 포도액(must)을 섞어 장과나 자두가 담겨져 있는 그릇에 부어야만 한다. 그런데, 약간의 소금을 치는 것도 필요하다. 그것은 그렇게 함으로써 벌레나 또 다른 동물적 유기체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3 (95.1)
 과실들을 보존하는 방법
 그 외에 다른 종류의 과실들을 보존하는 데에도 비슷한 방법들이 사용되었다. 코루멜라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배가 익기 전이지만 설익지 않았을 때, 흠이나 벌레가 없어 상하지 않았는지 주의 깊게 검사해 보고 나서, 송진이 발라진 질그릇에 가지런히 놓고 끓여서 원래 양의 1/2, 혹은 1/3 정도 졸아는 건포도 혹은 포도액으로 그 그릇을 채워 모든 과실들이 잠기도록 한다. 그리고 나서 그 위에 덮개를 씌우고 회반죽을 발라버린다.4 (95.2)
 코루멜라는 계속하여 과실을 보존하기 위하여 끓여서 졸아든 포도액 대신에 꿀물 혹은 벌의 밀랍(蜜) 물을 사용한 이들도 있었다고 설명하여 준다.5 액체 꿀에 과실을 담그는 것이 가장 안전하게 보전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 여겨졌다. 그 이유는 코루멜라가 말하듯이 “부패되는가를 확인하고 그것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꿀의 성질이기 때문이었다.”6 현대인들도 진한 설탕 시럽에다가 과실들을 통조림화할 때 비슷한 방법을 사용한다. (95.3)
 또 다른 방법은 톱밥 층 사이에 놓은 통에 과실들을 넣는 것이다. 통이 꽉찼을 때, 그 뚜껑을 두꺼운 진흙으로 밀폐하였다.7 또 다른 방법은 “과실이 신선할 때, 잘 개어진 도공의 진흙으로 두껍게 칠하는 것이다. 서늘한 장소에 걸어놓아 진흙을 말린다. 먹고자 할 때, 과실들을 물속에 집어넣어 진흙이 용해되게 한다. 이 과정은 과실을 막 딴 것처럼 신선하게 보존하여 준다.”8 (96.1)
 포도 보존
 포도를 신선하게 보존하기 위해서도 몇가지 방법들이 사용 되었다. 그 중 하나는 포도가 달린 가지를 길게 잘라, 잘린 부분을 송진으로 완전히 바른 다음, 포도를 마른 왕겨로 가득 찬 그릇 안에 넣어 놓는 방법이다. 코루멜라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포도가 1년 씩이나 싱싱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방법을 사용해야만 한다. 포도나무에서 잘라냈을 때에 곧바로 굳은 송진을 작은 꽃자루에 바른다. 그리고 가능한한 마른 왕겨를 먼지가 없도록 채로 친 다음, 새 질그릇 냄비를 채운 후 포도를 그 위에 놓는다. 그리고 나서 다른 냄비로 그것을 덮고 왕겨가 섞인 진흙으로 그 주위를 바른다. 그리고 매우 건조한 고미다락 안에 냄비들을 정열하여 놓은 다음 마른 왕겨로 덮는다.”9 (96.2)
 코루멜라에 의하면 잘라낸 직후에 작은 꽃자루를 끓는 송진 속에 담근 다음, 끓여서 졸아는 포도액이 담겨 있는 통 안에 놓인 여러 층의 접시에 포도를 놓는 방법으로 보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10 포도액 대신에 보리겨로 “밀기울과 포도를 엇갈려 쌓아 놓은 통을 채우는 데 사용한 이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그 다음 뚜껑들을 덮고 밀폐한 다음, 매우 건조하고 서늘한 고미다락 안에 포도를 저장하였다.”11 (96.3)
 코루멜라는 계속하여 그 외의 사람들이 사용한 비슷한 방법들을 말해 준다. “어떤 이들은 똑같은 방법으로 포플러 나무나 혹은 전나무의 마른 톱밥 안에다가 푸른 포도를 보존하기도 한다. 또 포도가 완전히 익지 않았을 때에 포도나무에서 따낸 포도를 마른 석고 분말로 덮는 이들도 있다. 또 다른 사람들은 포도를 송이로 따 왔을 때 결함이 있는 포도는 가위로 잘라버린 다음 밀이 쌓여 있는 곡물 창고에 매달아 놓는다. 그러나, 이 방법은 포도가 쪼그라들게 되고 건포도와 거의 같이 달게 만들어버린다.”12 (96.4)
 코루멜라는 각양 각색의 사람들이 포도를 신선하게 보존하는데 사용한 방법들을 기록한 후에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린다. “각기 다른 방법들이 지역의 상황과 포도의 질에 따라 사용되었다.”13 (97.1)
 코루멜라와 동시대인인 로마의 학자이자 박물학자인 플리니(Pliny)는 포도를 보존하는 그 외의 방법을 간략하게 기술하였다. “어떤 포도 송이를 천 장에 메달아 논 줄에 매달면 한 겨울 내내 잘 견디어 낼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토기 항아리를 포도 위에 씌워 놓고 발효하는 포도 껍질로 채운 단지를 주위에 세워 놓으면 그 천연적인 생장력으로 인하여 쉽게 보존된다.”14 (97.2)
 짜낸 포도
 고대인들이 다음 해에 포도를 수확할 때까지 포도를 신선하게 보존하는 여러 방법들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은 1년 중 어느 때든 지 발효되지 않은 포도즙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풍습은 랍비 문헌과 기독교 문헌에도 나온다.15 (97.3)
 주후 2, 3세기에 유포되었던 묵시 문학서인 마태행전과 순교서는 성만찬 시에 새로 짜낸 포도즙을 사용했다고 말한다. “거룩한 떡을 헌물로서 가져 오라. 그리고 주 예수께서 제삼일에 부활하셨을 때에 어떻게 드리는 것인지 우리에게 보여 주신 대로 포도나무의 세 포도 송이에서 즙을 잔에 짜서 참예하라.”16 이 기록은 포도를 짜내어 포도즙을 만드는 관습과 성만찬에서 발효되지 않은 포도즙을 사용하였다는 것을 명료하게 긍정적으로 증언하여 준다. (9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