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대의 새벽은 물리적, 정치적, 도덕적인 재앙들로 예고된다. 종말의 징조에는 전례가 없는 환난의 때, 지진, 전쟁, 피흘림이 있다(단 12:1). 우주적인 교란은 태양, 달 별에 영향을 미친다(막 13:24, 25; 계 6:12, 13). 현 시대의 끝을 알리면서, 하늘은 두루마리가 말리듯 사라지고 산과 섬이 그 자리에서 옮겨질 것이다(계 6:14). (898.3)
 다니엘은 “그 작정된 일을 반드시 이룰 것임이라”고 확신한다(단 11:36). 다니엘의 백성과 예루살렘을 위해서는 “일흔 이레를 기한으로 정하였”다(9:24).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의 이상들은 하나님이 결정하신 일이 반드시 일어날 것임을 보여 준다. 그 꿈과 이상들에는 하나님이 예정하신 사건의 과정을 인간이 바꿀수 있는 어떤 조건도소개되지 않는다. 우주의 과정이 정해져 있으며, 성경의 묵시를 듣는 자들과 읽는 자들이 무슨 일을 해서도 이 계획을 바꿀 수 없다. (898.4)
 다니엘은 종말(eschaton)에 앞서 한 심판이 있을 것을 예견한다. 종말은 전례가 없는 환난의 때에 이를 것인데, “그 책에 이름이 기록된” 하나님의 백성은 구원을 받을 것이다. 선지자는 땅의 티끌 속에 잠들어 있는 많은 사람들이 깨어나고, “지혜 있는 자는 궁창의 빛과 같이 빛날 것이요 많은 사람을 옳은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빛나리라”(12:1-3; 참조 7:9-14)는 것을 확신한다. (898.5)
 요한계시록의 종말론적 시나리오에는 다음과 같은 장면들이 포함된다. 우주의 교란과 종말론적 격동(계 6:12, 13; 16); 그리스도가 하늘의 전사로서 짐승 거짓 선지자, 땅의 왕들과 그들의 군대에 대항하여 싸움(계 19:11-21); 사탄이 천년 동안 감금된 후 풀려나고 그가 성도들의 진영에 대항하여 악한 군대를 조직함(계 20); 마귀, 사망과 음부의 멸망; 의인의 부활과 그들이 그리스도와함께 왕노릇함; 최후의 심판(계 20장); 새 하늘과 새 땅의 창조; 거룩한 도성의 수립(계 21, 22장). (898.6)
 다른 성경 묵시 자료에서는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이 제공하는 것과 같은 세부적인 부분을 발견할 수 없다. 이 자료들은 그다지 광범위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은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다니엘과 요한계시록처럼 하나님이 현재의 세계 질서를 종식시키고 그분의 통치를 가져 오시는 인류 역사의 종말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그 모든 자료 안에서 발견할 수 있다. (898.7)
 C. 고전적 예언과의 관계
 성경의 묵시는 성경의 예언의 일부로 여겨져야 한다. 우리가 확인한 이사야, 에스겔, 요엘, 스가랴의 묵시적 부분은 예언적 메시지 가운데 들어있다. 다니엘서는 원래 히브리 정경에서 선지서들 가운데 자리를 잡고 있으며(Hasel in Hollbrook 1986, 2:150), 예수는 그 기자를 가리켜 “선지자 다니엘”(마 24:15)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묵시”라는 단어가 비롯된 성경의 마지막 책은 그 스스로를 “이 예언의 책”(계 22:19)으로 규정하고 있다. (898.8)
 다니엘을 제외하고 이사아에서 말리기까지의 문서들은 일반적으로 고전적 예언서라고 불린다. 그것들은 히브리인들 중 특별한 인물의 계통인 선지자들에 의해 배출되었다. (899.1)
 선지자(nabí)는 야훼의 사자(使者)였다. 그는 “야훼의 말씀”을 그분의 백성들에게, 때로는 주변 국가들에게 전하기 위해 야훼께서 일으키시고, 성별하셨으며, 그분께 능력을 부여 받았다 선지자는 주께서 계시해 주신 메시지를 담대히, 그리고 종종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선포하며 야훼를 대변하였다. (899.2)
 “야훼의 말씀”은 하나님의 뜻을 선포하면서 폭 넓은 주제를 다뤘다. 많은 예언들이 술 취함 우상 숭배와 이웃의 이교도 관습의 모방 가난한 자들에 대한억압, 불공정, 뇌물 수수, 부도덕 및 영적 무감각 같은 죄를 책망하고, 국가와 개인들의 회개를 촉구하면서 당대(here and now)의 문제를 다루었다. 그러한 메시지는 앞일을 미리 맞추는 예언(豫言, foretelling)이라기보다는 말씀의 표출(forthtelling)이었으며, 그것들이 고전 예언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899.3)
 그러나 다른 예언들은 본질상 예측적(豫測的)이었다. 그들은 왕이나 제사장들의 부상(浮上)과 멸망 또는 야훼께서 도시나 국가에 불러올 재앙을 예언하였다. 때로 그것들은 이스라엘 밖의 다른 나라들 또는 도시들에 대한 야훼의 심판을 선포했다. 그 예측과 관련된 시간은 짧을 수도 있고(40일, 욘 3:4), 특정한 몇 년일 수도 있고(40년, 겔 4:6), 또는 무기한 미래로 확장될 수도 있다. (899.4)
 예측적인 예언(predictive prophecy)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용어는 “주의 날”이다. 이 표현은 어떤 성읍, 그분의 백성, 이방 민족 또는 온 땅에 대하여 야훼께서 진노로써 임하심을 묘사한다(참조 사 2:12; 13:6; 겔 30:3; 암 5:18; 습 1:14). (899.5)
 모든 예고가 파멸의 메시지를 담은 것은 아니다. 히브리 선지자들은 예루살렘의 포위나 그 나라의 유수뿐만 아니라, 이어지는 포로의 귀환과 그 땅의 회복, 그리고 이스라엘의 원수에 대한 야훼의 처벌도 예측했다. (899.6)
 신약에는 고전 예언과 비교할 만한 것이 없다. 그러나 나사렛 예수는 예언자와 같은 방식으로 선포하고 가르치며 살았다. 그분의 시대의 많은 사람들은 그분을 선지자로 보았으며 심지어 옛날 선지자 중의 한 사람이 살아 돌아온 것으로 보기도 했다. 예수는 구약 선지자들의 절정과 완성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그분의 메시지 가운데서도 우리는 예언을 발견한다. 신약교회에서 예언은 성령의 은사 중 하나로서 계속되었다(고전 12:10; 엡 4:11). 하지만 하나님의 메시지를 받는 것은 국가가 아니라 교회였다. 선지자의 역할은 필연적으로 변화되었다.(참조 Gifts IV.A-C; VIII. A, B.) (899.7)
 우리는 이렇게 상당히 넓은 범위의 성경적 예언의 틀 안에 묵시문학을 놓고 보아야 한다. 성경의 묵시는 성경 예언 중 예측적인 자료에 속하는데, 이 자료의 전체가 아니라 하나의 중요하고 특유한 부분을 이룬다. (899.8)
 우리가 위에서 주목했듯이, 성경 묵시문헌의 특징들은 부분적으로는 고전 예언과 겹치지만, 그것들을 함께 모아놓고 보면 별도로 분류해야 할 필요가 있는 하나의 윤곽을 드러낸다. 다니엘과 요한계시록을 읽을 때 우리는 형식과 내용 모두에서 색다른 자료와 마주쳤다는 것을 즉시 깨닫는다. 이사야 24장, 에스겔 38장, 요엘 2장, 스가랴 9장, 마태복음 24장 또는 데살로니가후서 2장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난다. 새로운 작가가 등장한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의사 소통의 방식은 바뀌어 있다. 대략적으로만 비교해 보아도, 같은 책 안에서 산문이 시 형식으로 바뀔 때, 심지어 언어가 그림으로 변할 때 독자가 느낌직한 변화이다. (899.9)
 하지만 동시에, 고전적 예언과 성경적 묵시문서 사이에 엄격한 경계선을 그을 수는 없다. 우리는 다양한 수준에서 상호간의 연결을 본다. 따라서 다니엘과 요한계시록의 특징인 꿈을 통해 나타나는 이상이 예언에서도 어느 정도 나타난다. 아모스는 상징적인 이상을 보도한다(암 7:7-9; 8:1-3). 다니엘과 동시대의 인물인 에스겔도 초월적인 존재와 함께 있다(겔 40:3). 스가랴 4장에서는 한 천사가 나타나 선지자와 대화하고 이상에 대한 해석을 제시한다. (899.10)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묵시문서의 특징 중 일부를 고전적 예언에서 발견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아니라 성경 묵시문학에는 이러한 특징들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중첩되는 특징들 너머 우리는 예측적 요소 자체에 관해서 고전적 예언과 묵시적 예언 사이의 명확한 불연속성을 확인한다. (900.1)
 예언은 주로 지역적이고 동시대적인 예측을 포함한다. 어떤 경우에는 이 예언들이 확장되어 시대의 종말에 더 광범위한 성취가 이루어진다. 반면에 묵시는 여러 시대에 걸쳐 펼쳐지고 역사 전체를 포괄하는 지속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다. (900.2)
 또 다른 근본적인 차이점은 각각의 예측의 특성에 있다. 비묵시적 예측은 현재로부터 파생되는 미래를 기대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에, 대체로 성경의 묵시는 현재로 침입해 들어오는 미래를 예측한다. (9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