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정의
 “묵시”(apocalyptic)라는 말은 그리스어 아포칼륍시스(apokalypsis)서 왔는데, 그것은 “계시”(revelation) 또는 “드러냄”(disc;osure)을 뜻한다. 그 말이 원래는 “묵시적인”이라는 형용사이지만 현대에는 계시문학을 가리키는 하나의 명사로서 기능을 하게 되었다. 아포칼륍시스에서 파생된 명사들로는 묵시(apocalypse, 계시 그 자체), 묵시문학론(apocalypticism, 그러한 계시들에 대한 연구), 그리고 묵시자(또는 계시자, apocalypticist, 계시를 보는 사람) 등이 있다. (894.1)
 아포칼륍시스라는 낱말의 용례로서 누구나 인정하는 첫 번째 사례는 요한계시록 1:1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아포칼륍시스]라. 이는 하나님이 그에게 주사 반드시 속히 일어날 일들을 그 종들에게 보이시려고 그의 천사를 그 종 요한에게 보내어 알게 하신 것이라.” 여기서 그 술어(術語)는 특정한 글쓰기의 형태를 일컫는 하나의 호칭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성경의 마지막 책은 자주 “묵시록”(the Apocalypse)이라고 불린다. (894.2)
 성경의 다른 문서들 중에도 그 서술 방식과 메시지가 묵시록과 닮은 것들이 있다. 특히 구약의 다니엘서는 요한에게 주어진 계시와 유사한 점들을 뚜렷하게 보여 준다. 공통적인 상징들, 공통적인 기간들이 있으며, 둘 다 마지막 때의 사건들에 집중한다. 겉으로 보기에도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은 쌍둥이 책으로 보이며 성경 연구자들로 하여금 두 책을 함께 놓고 연구할 것을 요청한다. (895.1)
 다니엘과 요한계시록이 성경 묵시문서의 프로필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 주는 한편, 묵시문헌은 성경의 다른 책들에서도 부분적으로 여러 곳에 등장한다. 구약의 이사야 24-27장, 에스겔 38-39장, 요엘 2-3장, 스가랴 9-14장은 다니엘과 요한계시록의 내용과 유사하며, 신약의 마태복음 24장, 마가복음 13장 누가복음 17, 21장 데살로니가전서 4장데살로니가후서 1, 2장도 그러하다. (895.2)
 그러므로 우리가 성경의 묵시문학이라고 하면 그것은 다니엘과 요한계시록 그리고 성경의 다른 책들에서 위에 언급한 부분들을 일컫는 것이다. 이 모든 자료들은 한눈에 성경의 다른 문서들과 구별되면서 그것들끼리는 서로 유사한 공통점들을 보여 준다. 본 논문은 주로 이 자료들, 특히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에 대하여, 그것의 특징, 그에 대한 해석, 그리고 신학적인 중요성 등을 논의한다. (895.3)
 이러한 정의의 중요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묵시문학에 대하여 요즘 유행하는 두 가지 이해를 살펴볼것이다. 하나는 묵시를 하나의 문학적 장르로 볼 때, 다른 하나는 묵시를 하나의 세계관으로 볼 때에 해당된다. (895.4)
 아포칼륍시스라는 말이 본래 성경에서 비롯되기는 하였으나, 옛날에도 그랬고 현대 학계에서도 그 용어는 요한의 묵시록과 유사해 보이는 다른 문헌들에 적용되어 왔다. 특별히 1832년 이래로(참조 IV. D. 2) 사람들은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양쪽의 비(非)정경 문헌자료들을 성경의 묵시문헌들과 함께 묶어 하나의 집합체로 간주하고, 그것들이 다른 문학적 형태들과 어느정도 구별되는 것으로 믿어 단순히 “묵시문학”이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895.5)
 이러한 접근은 특이한 결과를 낳았다. 성경의 묵시 문서가 묵시문학의 정의를 규정하는 대신에, 더 수량이 많은 다른 문헌들이 지금은 성경의 묵시문학에 대한 이해를 형성하는 데 사용된다! 예를 들어, 비성경적 묵시문헌 중 몇 가지는 분명히 가명을 사용한다. 그 결과로 오늘날 많은 학자들은 다니엘과 요한계시록의 저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895.6)
 따라서 우리는〈웹스터의 신세계 사전〉에서 “묵시”(apocalypse)의 첫 번째 의미로, “악의 궁극적 멸망과 선의 승리를 상징적으로 묘사하는 다양한 유대인과 그리스도교의 익명의 문서들(BC 200 년경-AD 300 년경)”이라고 한 것을 볼 수 있다. (895.7)
 이 논문의 초점은 성경의 묵시문헌이지만, 우리는 “묵시문학”이라고 불리는 더 방대한 문학 자료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학자들은 그것의 한계를 정의하고 모든 것을 공통의 정의로 축소하려고 애쓰지만). 하지만 우리는 성경의 자료는 별개임을 믿는다. 그것들만 유독, 성경의 나머지 부분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감동으로 되었다고 우리가 믿는 거룩한 정경 안에 자리잡고 있다. (895.8)
 묵시라는 말의 또 다른 대중적인 사용은 특정한 세계관을 포함한다. 묵시와묵시록은 현 시대 인간의상황을 가리키는 비유적 표현으로 사용되었는데, 그것은 인생을 하나의 전쟁터로 간주하고 있다. 서로 대립하는 세력들에 의해 황폐화되고 전쟁과 전쟁의 위협에 휩싸여 파괴된 행성은 18세기와 19세기의 이상주의적 철학자와 자유주의 신학자들에 의해 생성된 이상주의를 포기하고 성경 문학에 반영된 경쟁 세력의 초상을 발견했다. 이러한 추세는 우주적인 홀로코스트를 향하여 나아가는 우리의 혼란스럽고 불안한 시대를 묘사하는 기사, 서적, 영화들이 범람하는 데서 나타난다. (895.9)
 성경 내용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이러한 묵시 용어의 현재 통용되는 사용법에 지배를 받아서는 안 된다. 성경의 묵시문헌은 그 나름의 방식으로 우리에게 보여져야 한다. (896.1)
 B. 특성
 성경의 마지막 책만 묵시록이라고 불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위에서 확인한 다니엘서와 성경의 다른 부분들은 중요하고도 반복되는 특징들을 묵시록과 공유한다. (896.2)
 1. 계시적인 문학
 무엇보다도 먼저, 성경의 묵시는 계시적인 문학이다. 그것은 인간의 시각(視覺)과 지식으로부터 숨겨진 것을 공개한다. 현재 우리의 시야에서 하늘의 세계와 미래의 실상을 가리고 있는 커튼이 잠시 걷히고, 하나님의 세계와 그분이 우리 행성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개입하시는 모습이 언뜻 엿보인다. (896.3)
 2. 계시의 상황과 방식
 다니엘과 요한계시록의 문학적 형식은 복잡하지만 그 상황을 말해준다. 따라서 다니엘서의 서사 구조(묵시적 환상은 2장, 7-12장으로 제한된다)는 다니엘과 그의 세 동무, 포획, 유수 생활, 외국 왕들과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단 1; 3-6장). 그것은 다양한 기록된 사건이나 이상(異像)이 언제 발생했는지 알려준다(참조 단 1:1; 2:1; 5:30; 7:1; 8:1; 9:1; 10:1). 그것은 또한 그 계시자가 어떻게 사건들을 배열하였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참조 단 7:1, 15, 16, 19, 28; 8:1, 2, 15-18, 27; 12:5-13). (896.4)
 비슷하게, 요한계시록의 구조는 대체로 회람 서신(계 2; 3; 22:7, 16-19)의 형태로써, 계시가 주어졌을때 요한이 밧모에 유배 중이었다는 것을 독자에게 알려준다(계 1:9, 10). (89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