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림 전 조사심판의 성경적 기초 조사심판의 역사 제6장 조사심판 교리의 발전
 그리스도교의 교리 중에서 그 개념이 처음부터 완전히 발전된 상태로 소개된 것을 나는 들어본 적이 없다. 그리스도교의 어떤 교리들은 한 개인이나 단체가 겪은 신앙의 위기로부터 생겨났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예는 그리스도의 죽음이었다.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분의 제자들은 완전히 의기 소침해 있었다. 몇 주 안에, 베드로는 오순절에 설교할 수 있을 만큼 그리스도의 죽음에 대하여 이해하게 되었고 3천 명의 영혼을 회심시켰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죽음의 의미에 대한 신자들의 이해는 사도 시대 내내 계속하여 성장하였다. 마찬가지로 루터도 그 자신의 삶의 위기를 통하여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의 진리를 깨닫게 되었고, 그의 평생에 걸쳐서 그를 비롯한 개신교회의 사상적 지도자들은 그 교리를 계속하여 발전시켰다 오늘날까지도 계속하여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성장하고 있다. (70.1)
 마찬가지로, 재림 전 조사심판에 관한 재림교회의 가르침이 대 실망 다음날 난데없이 생겨난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 교리가 다니엘 8:14의 “이천삼백 주야까지니 그 때에 성소가 정결하게 되리라”라는 말씀에 대한 윌리엄 밀러의 해석에서 비롯되었음을 나는 앞 장에서 언급하였다. 하지만 재림신자들 사이에서 조사심판의 기본적인 개념이 형성되는 데는 약 13년(1844-1857년)의 시간이 걸렸으며, 이 중요한 교리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본 장에서는 그 발달사를 요약해 보겠다. (70.2)
 1844년 10월 22일에 예수께서 오시지 않자, 밀러의 연대 계산은 정확하다고 믿었으나 곤혹스러움을 겪고 있던 재림신자들에게는 한 가지 명백한 질문이 생겨났다. 2,300일의 끝에 그리스도께서 하늘 구름 가운데 재림하지 않으셨으니, 그 날 실제로 일어난 일은 무엇일까? 13년 동안 여러 가지 신학적 개념들이 융합되었으며, 안식일을 준수하는 재림신자들은 이 개념들을 조사심판의 교리로 발전시켰다. 이 신학적 개념들 각각에 대하여 의문과 반대가 제기되었다. 그 문제들은 나중에 이 책에서 다룰 것이다. 여기서는 1844년 이전의 밀러주의자들과 1844년 직후의 안식일 준수 재림신자들이 함께, 또는 따로 지니고 있던 네 가지의 기본적인 신학적 개념들을 여러분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몇 년 안으로 이 네 가지 주요 개념들이 모여서 하늘에서 수행되는 재림 전 조사심판에 관한 재림교의 교리를 형성하게 되었다. (70.3)
 기본적인 신학적 개념 1: 하늘에 성소가 있다
 1844년 10월 22일에 예수께서 오시지 않자, 밀러와 그의 추종자들이 틀렸다는 고통스러운 사실이 명백해졌다. 다니엘 8:14의 말씀에 대하여 그들이 무엇인가 오해한 것이 분명하였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일까? 그들이 어디서 틀린 것일까? (71.1)
 1844년 10월 23일, “날이 샐 때까지 울고 또 울”었던 하이럼 에드슨(Hiram Edson)이라는 사람은 동료와 함께 근처에 사는 다른 신자들을 방문하러 나섰다. 큰길에 나가면 놀림꾼들을 만날 것이 분명하므로 그들은 에드슨의 옥수수 밭을 가로질러 걸어갔다. “갑자기 에드슨이 멈춰 섰다. 거기 서있을 때 갑자기 그에게 한 가지 압도적인 확신이 들었다. 우리의 대제사장은 2,300일의 끝인 제7월 10일에 하늘 성소의 지성소로부터 나와서 이땅으로 오시는 것이 아니라 그 날 처음으로 그 성소의 둘째 칸으로 들어가셨고, 이 땅에 오시기 전에 그분에게는 지성소에서 수행해야 할 과업이 있으시다는 것이었다.”1) (71.2)
 에드슨이 얻은 이해의 의미심장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1844년 10월 22일 전까지는 밀러와 그의 추종자들이 성소가 이 땅을 상징한다고 너무나 굳게 확신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에드슨의 이해가 그들에게 아무 의미 없는 소리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 날 예수께서 오시지 않았으므로 그들의 생각은 이제 다니엘 8:14의 새로운 이해에 대하여 열려 있었다. 그리고 그 절에서 언급된 성소가 하늘에 있다고 하는 에드슨의 새로운 이해는 안식일 준수 재림신자들을 1844년에 하늘에서 시작된 조사심판에 관한 그들의 교리로 인도한 첫 번째 신학적 개념이었다. (71.3)
 기본적인 신학적 개념 2: 두 칸으로 나누어지는 사역
 일단 초기 재림교인들이 다니엘 8:14에 언급된 성소가 하늘에 있는 것임을 이해하게 되자, 당연히 그들은 그 성소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추구하게 되었다. 구약의 성소와 그 예식들이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그분이 하늘 성소에서 대제사장으로서 수행하는 사역의 표상이라고 히브리서에서분명히 가르치고 있으므로(참조 히 8:1-6; 9장), 그들은 이 땅의 성소가 하늘 성소에 대하여 가르쳐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하여 구약으로 눈을 돌렸다. (72.1)
 이 초기 재림신자들이 금세 알아낸 것들 중 하나는 구약의 성소에는 두 종류의 봉사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첫째, 제사장들이 뜰과 전체 성소(sanctuary) 중의 첫째 칸, 즉 성소(Holy place)에서 연중 매일 수행하는 봉사가 있었다. 그 중에는 회중 전체를 위하여 매일 아침저녁으로 드리는 제사와, 이스라엘 자손 중 개인이 지은 특정한 죄에 대하여 수시로 성소에 가지고 가서 드리는 제사들이 있었다. 재림신자들은 대개 이러한 종류의 제의들을 일컬어 이 땅의 성소에서 이루어진 “매일의 봉사”“첫째 칸의 사역”이라고 불렀다. (72.2)
 둘째 부류의 봉사는 1년에 한 번씩 오는 절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속죄일인데, 그 날 성소 전체와 그 안에 있는 여러 기물들을 정결하게 하기 위하여 대제사장은 그 위에 피를 뿌려야 하였다 가장 의미 깊은 순서로서 그는 둘째 칸에 들어가서 언약궤 위에 피를 뿌리게 되어있었다. 속죄일은 1년 중 유일하게 대제사장이 둘째 칸인 지성소에서 봉사를 수행하는 날이었다 재림교회에서는 이 의식을 대개 지상 성소의 “연례적인 봉사”“둘째 칸의 사역”이라고 불렀다. (72.3)
 이 초기의 재림신자들이 이해하기로는 그리스도께서는 그분의 매일의, 첫째 칸 사역을 기원 후 31년에 시작하셨으며, 그때 그분은 하늘로 승천하셨다. 처음에 그들은 1844년 10월 22일에 그분께서 이 사역을 끝내셨다고 믿었다. 그들은 또한 그리스도께서 그분의 연례적인, 둘째 칸의 사역을 10월 22일에 시작하셨고, 이것은 지상의 속죄일에 해당되는 하늘의 원형이라고 믿었다. 아직 그들은 이것을 조사심판과 연관 짓고 있지는 않았지만, 하늘 성소의 두 칸에서 나누어 이루어지는 사역이라는 개념은 결국 그 교리를 형성해가는 벽돌 중의 한 장이 되었다. (73.1)
 기본적인 신학적 개념 3: 죄의 도말
 대 실망 직후 안식일 준수 재림신자들은 하늘의 속죄일 동안에 그리스도께서 수행하는 기능 중 하나가 의인들의 죄를 지워 없애는 일이라고 가르치기 시작하였다. 1846년 초, 0. R. L. 크로지어(Crosier)라는 이름의 청년은 <데이스타>(Day—Star)라는 간행물에 다음과 같이 썼다. “제사장[들]이 그들의 매일의 봉사와 관련하여 이행하는 속죄는 제7월 10일에 이루어지는 속죄와 달랐다∙∙∙ 전자가 죄의 용서를 위한 것이라면 후자는 그것들 도말(塗扶)하는 것이었다.”2) 크로지어가 매일의 봉사와 연례적인 봉사의 구분을 명확하게 이해하였음을 주목하라. (73.2)
 천상의 속죄일 기간 동안에 우리의 죄를 완전히 지워 없앤다는 개념은 재림교회 내에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예컨대,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신학편람>에서 게르하르트 하젤(Gerhard Hasel)은 말하기를 “지상의 속죄일의 정결은 죄의 도말을 의미하였다∙∙∙ 천상의 정결(히 9:23, 24)에도 천상의 기록으로부터 죄를 도말하는 일이 포함되어 있다.”3) (73.3)
 조사심판과 연계된 죄의 도말 개념은 재림교회의 조사심판 교리 발전에 기여한 개념들 중 또 하나이다. (74.1)
 기본적인 신학적 개념 4: 심판
 조사심판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사람은 제임스 화잇인 것으로 보인다.4) 하지만 재림신자들 중에 다니엘 8:14과 연계된 최후 심판에 대하여 먼저 말한 사람은 훨씬 그 이전부터 있었다. 대실망 직후에 윌리엄 밀러도 다니엘 8:14의 의미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음이 분명하다. 1845년 3월에 친구에게 쓴 편지에서 그는 하나님의 최후 심판이 2,300일의 끝을 나타낸다고 주장했다. (74.2)
그 예언 상의 숫자들이 참으로 1844년에 종결된다는 데는 거의 의심할 것이 없다. 그러면 이 숫자들로 표현된 기간들이 마칠 때, 그렇게 끝을 강조하는, 주목할 만한 일이 무엇이 있을까? 나는 대답한다. 내가 첫 번째로 주목할 것은, “그분이 심판하실 때가 왔다.”는 것이다. 나는 묻는다. 그 때가 아직 되지 않았다고 할 만한 무슨 증거가 성경에 있는가? 우리의 현재 위치에서 볼 때, 하나님이 모든 의인들에 대한 최종적 판결을 결정하시는 심판자의 위치에 계시므로, 그리스도께서는(인간의 방식대로 말하자면) 그 분이 오실 때 누구를 모을 것인지, 또 천사들은 택한 자를 모으라고 보냄을 받을 때 누구를 모을 것인지, 이 심판의 때에 하나님은 누구를 의롭게 해 놓으셨는지 알게 되는 때가 지금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만한 무슨 증거가 성경에 있는가?5)
(74.3)
 밀러가 구체적으로 2,300일의 끝을 심판과 관련하여 설명하였다는 것은 뜻 깊은 일이다. 그는 “예언 상의 숫자들[2,300일]이 참으로 1844년에 종결”되며, “내가 첫 번째로 주목할 것은, ‘그분이 심판하실 때가 왔다’는 것이다” 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초기의 안식일준수 재림신자들은 밀러의 그 중대한 통찰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백과사전〉은, “그들의 기록을 가지고 판단하자면, 나중에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를 형성한 재림신자들은 계 14:6, 7단 8:14에 언급된 성소의 정결과 연계시킨 밀러의 주장을 주목하지 않았다.”6) 9년이 더 지나고 나서야 J. N. 러프버러(Loughborough)가 다니엘 8:14의 하늘 성소 정결을 요한계시록 14:7의 심판과 관련짓게 되었다. 1854년 초에 그는 “정결은 무엇을 하는 사업이었나? 성소의 정결 사업이 첫째 천사의 기별을 공포하는 것과 상응하는가? 다시 말해서, 그것은 심판의 사업인가?∙∙∙ [지상 성소에서 속죄일에 대제사장은] 심판의 업무를 하려고 했음이 분명해 보인다”7)라고 말했다. (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