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속의 영원한 복음 제3부 인 간 제9장 하나님의 청지기
 생태계에 대한 책임과 관련해서 창세기 1:26과 28절에 등장하는 다스림과 정복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 인간은 피조물의 행복과 안위를 우선적 가치로 여기시는 도덕적인 하나님의 지배 아래에 있기 때문에 생태계의 보존과 이용에 대해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 ‘다스리다’를 뜻하는 히브리어 ‘라다’(רָדָה, rädâ)와 ‘정복하다’를 뜻하는 ‘카바쉬’(כָּבַשׁ, Käbaš) 가 강압적인 힘을 사용하여 억압하고 착취하는 부정적인 의미를 갖기도 하지만 창세기 1장에서는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이 되고 있다.4 창세기 2장은 온갖 생물을 다스리고 땅을 정복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생물에 대한 지배권은 동물들의 이름을 지어주는 것 속에 나타나 있다(창 2:19). 이름 속에 존재의 고유 성격을 담기 때문에 이름을 지어주는 것은 단순한 구별을 넘어선다. 그것은 저들 피조물에게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하신 하나님의 축복이 성취되도록 생물의 특성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생태 환경을 생명력 넘치도록 만들어야 함을 뜻한다(창 1:22, 28). 하나님이 저들의 이름을 아담이 무엇이라고 칭할는지를 보시고자 했으며 아담이 부르는 것이 각 생물의 이름이 되었다는 것은 인간의 개인적인 판단력을 중시한다는 뜻이다. 인간은 스스로 자신의 지성과 독창력을 활용해서 피조세계를 다스려야 한다. (150.1)
 ‘땅을 정복하라’(창 1:28)는 것은 무자비한 생태계의 파괴가 아니다. 땅과 관련해서 창세기 1:28과 상응하는 말씀인 창세기 2:5은 인간이 땅을 갈아야 하는 존재로 되어 있다. ‘(땅을) 갈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아바드’(עָבַד, `äbad)는 ‘일하다, 섬기다’는 뜻을 담고 있으며, 오경에서 레위인들이 성전에서 하나님께 봉사하는 데 사용이 되고 있다.5 하나님께서 인간을 놓아두신 에덴은 하나님의 성소의 모습을 띠고 있다.6 (150.2)
 인간의 노동은 제사장으로서의 거룩한 봉사인 셈이다. 인류의 타락 후에 노동은 인류의 구속을 위한 하나님의 수단이다. (151.1)
 청지기는 주인을 위해서 주인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다. 피조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근본적인 생각은 생육하고 번성하여 저들의 생태 환경인 땅이나 바다에 충만하게 되는 것이다(창 1:20, 22, 28).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그의 청지기직 수행을 통해 피조 세계에 인간 너머에 계시는 창조주 하나님을 보여주어야 한다. (151.2)
 생태계에 대한 청지기직은 창조에 기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유대인이나 기독교인 등 특정 종교인에게만 그 의무가 지워져 있지 않다. 민족과 종족과 종교를 초월해서 온 인류는 하나님의 청지기이다. 특별히 지구 환경과 에너지, 대기 오염, 지구 온난화 등의 문제가 인류의 미래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이 시대에 인간의 청지기직은 문제의 해결 방향을 모색하는데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다. 지구를 살리는 일에 기독교적 세계관은 가장 이상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 (151.3)
 6) 인간은 인류 공동체에 대해 책임을 진다.
 하나님은 한 번에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들지 않으셨다. 아담을 창조하신 후에 하나님은 아담의 갈빗대 하나를 취해 돕는 배필이 될 여자를 창조하심으로 아담에게 최고의 선물, 곧 인류 공동체를 선물하셨다(창 2:18, 20-22). 인류 공동체의 기초가 되는 가정은 하나님이 주신 생육과 번성의 축복을 실현하는 기본 단위이다(창 1:28). 아담이 자신의 청지기 직분을 감당하는 배경 속에서 돕는 배필로서의 여자가 창조된 것을 통해서 가정 공동체가 청지기직을 수행하는 기지(基地)가 되어야 할 것과 청지기직 수행에 남녀 양성의 차별 없는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52.1)
 돕는 배필은 공동체를 염두에 둔 것이다. 인류 공동체는 서로 간에 도움을 베푸는 사랑의 공동체이며, 후에 아담의 범죄가 온 인류에게 영향을 미친 것이 보여주는 것처럼 운명 공동체이다. 따라서 인류 공동체는 하나님을 사랑하며 율법을 준수함으로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가 되도록 서로를 돌아보며 격려하고 교훈해야 할 교육 공동체이다. (152.2)
 인류는 친족관계로 창조되었다(창 2:23). 세계는 한 가족이며, 한 아버지이신 하나님을 모시고 산다. 기독교인은 교회의 복음적 사명에 대해서 뿐 아니라 인종적, 계층적 갈등과 지역 간의 경제적 불균형, 군비 축소와 핵 폐기, 지구 온난화에 대한 대처 등 세계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해야 한다.7 (152.3)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창 2:24)라는 성혼선언은 새 가정이 경제적, 정신적으로 독립할 것을 요청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결혼 전에 적절한 직업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기독교인은 건실한 직업과 직장 활동을 통해서 생계의 터전이 하나님이 불러주신 소명을 완수하는 곳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152.4)
 7) 인간은 훌륭한 청지기가 될 수 있도록 적절한 지식과 능력과 감화력을 계발해야 한다.
 생태계와 인간 공동체를 축복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문과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의 다양한 분야에 대해 지식을 소유해야 한다. 아담은 에덴동산을 경작하며 지키는 일과 동물들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일을 통해서 자연과학적 지식과 경영적 능력을 소유했음을 드러내었다(창 2:15, 19). 그는 자기의 반려자인 여성이 창조되었을 때 마음속에 일어난 강렬한 정서를 시적으로 표현하여 문학적, 예술적 능력이 있음을 나타냈다(창 2:23). 인간은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분야에 대해 출중한 지식을 갖추고 지혜롭게 관리해야 한다. (153.1)
 인간의 청지기직 실천은 구속적 이어야 한다.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는 인류는 한 운명을 지닌 공동체임을 보여준다. 로마서 5장의 지적처럼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사망이 들어오고, 온 인류가 정죄 아래 놓인 죄인이 되었다(롬 5:12, 16-19). 예수 그리스도는 사망 공동체를 생명 공동체로 바꾸신 분이다. 신앙공동체는 가정과 교회와 사회와 국가가 부패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자신이 처한 환경 속에서 청지기직을 실천함으로 하나님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여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 (153.2)
 3. 대홍수 속에 나타난 청지기직의 종말론적 의미
 온 인류가 죄악으로 세상을 가득 채우고 그 마음과 계획이 심히 악하고 행위가 강포하며 부패하게 되었을 때에 하나님은 대홍수로 세상을 심판하셨다(창 6:5-7). ‘땅에서 모든 혈육 있는 자의 행위가 부패’했다는 언급 속에는 하등 동물까지도 포함한다(창 6:5-7, 12).8 인류는 자기 자신 뿐 아니라 생태계 속의 생물들에 대해서도 청지기적 사명을 수행하는 일에 실패한 것이다. 이것이 대홍수를 초래하였다. (153.3)
 노아는 하나님 이 창조 때에 인류에게 부여하신 청지기 직분을 충실하게 감당한 인물이다. 방주는 하나님께서 태초에 세워놓으신 세상의 계급제도를 대표하며 ‘우주의 축소판’이다.9 창조주께서 말씀으로 설계하신 방주 속에(창 6:14-16. 비교, 창세기 1:1-19). 모든 피조물을 돌보아야 할 인간(창 6:18. 비교, 창세기 1:26-28) 하등 동물(창 6:20. 비교, 창 1:20-25) 이들을 유지시킬 양식(창 6:21. 비교, 창 1:29-30)이 있었다. (154.1)
 노아는 이상적인 청지기였다. 그는 주인이신 하나님의 명령을 그대로 순종하였다. 히브리어 ‘치와’(צִוָּה, ciwwâ) ‘명령하다’를 통해 창세기는 아담의 불순종과 노아의 순종을 강하게 대조시키고 있다. 하나님의 최초의 청지기인 아담은 하나님의 명령을 불순종하여 온 세계를 재난 속에 빠뜨렸지만(창 3:11, 17), 노아는 하나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순종하여 온 세계를 구원하였다(창 6:22; 7:5).​​​​​​​10 홍수 후에 하나님은 아담에게 주셨던 축복을 노아와 그 아들들에게 반복하셨다(창 9:1-2). 노아를 통해서 인류는 하나님께로부터 만물에 대한 청지기직을 새롭게 받았다. (154.2)
 노아의 청지기 사역은 하나님의 사역을 반사한다. 창세기 6:22‘켄 아사’(כֵּן עָשָֽׂה, Kën `äSâ, ‘그대로) (행하였다’)는 창세기 1장‘와예히 켄’(וַֽיְהִי־כֵֽן, wa|yühî-kën, ‘그대로 되니라’, 창 1:7, 9, 11, 15, 24, 30)과 언어적 암시(verbal allusion)를 통해서 노아의 행동이 하나님의 행동과 유사함을 가리킨다.11 노아의 행동은 하나님께서 전적으로 의도하신 바를 외부로 드러냈다. 노아는 그의 인격과 사역을 통해서 그 시대에 하나님을 대표했다. 그는 ‘야훼께 은혜를 입었으며’, ‘의인이요 당대에 완전한 자’였으며, ‘하나님과 동행하였다’(창 6:8-9). (155.1)
 노아는 인간이 생태계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나님은 모든 생물을 인간의 손 아래 붙이셨으며(창 9:2) 노아 언약 속에 모든 생물을 반복하여 언급하심으로 그들을 보존하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창 9:10, 11, 12, 15, 16, 17). 하나님은 인간의 번영 만큼 생태계의 안녕과 보존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갖고 계신다.12 (155.2)
 4. 족장들의 십일조 속에 나타난 청지기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