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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약 기자들은 신자들의 집단을 지칭하기 위해 교회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또한 그들은 교회의 개념을 더 풍성하게 묘사하기 위해 여러 유사한 표현들을 동원했다. 그것들은 대부분 비유 또는 은유들이다. 그것들이 교회의 개념을 형성하는 특징과 질적인 요소들을 효과적으로 암시하기 때문에, 우리는 성경에서 이러한 비유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그것들 중 우리는 몸, 신부, 성전,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네 가지에 집중하려고 한다. (634.1)
 A. 몸으로서의 교회
 교회에 대한 바울의 비유 중 아마도 가장 눈에 띠는 것은 그리스도의 몸일 것이다. 교회는 그 자체로는 몸이 아니다. 그것은 한 번도 신자들의 몸으로 묘사되지 않고 항상 그리스도 안에 있는 몸(롬 12:5)또는 그리스도의 몸(고전 12:27)으로 묘사된다. 바울은 주를 모신 교회의 하나 됨을 표현하기 위해 몸이라는 은유를 사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의 주된 강조점은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신자들의 연합에 있다. 그는 아마도 다메섹 도상의 경험으로부터 그리스도인들의 연대라는 이해를 얻었던 것 같다. 거기에서 그는 박해를 받는 신자들의 모습 속에서 박해를 당하는 그리스도를 보아야 했다. 그리스도께서는 그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박해하느냐”(행 9:4; 참조 22:7; 26:14). 바울은 나중에 교회를 분열시키는 것은 그리스도를 나누는 것과 같고(고전 1:13) 형제에게 죄를 짓는 것은 그리스도께 죄를 짓는 것이라고(고전 8:12) 설명하면서 그러한 진리를 고린도 교회의 신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이 비유는 지역적이든지 세계적이든지 교회의 연합 즉 예수그리스도와 살아 있는 관계를 맺는 집단 안에서의 유기적인 연합을 강조한다. (634.2)
 바울은 신자들 사이의 관계의 문제를 다룰 때에도 지역적이든 세계적이든 교회의 하나 됨이라는 동일한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 한 몸에 다양한 역할을 맡은 지체들이 있다. 그러나 몸 전체가 잘 작동하려면 모두가 소중하고 필수적이다. 신자들은 더이상 그들 자신의 소유가 아니며 그분의 몸 안으로 침례를 받는다(고전 12:13). 그래서 그들은 이제 그분 안에 있고 그분은 그들 안에 계신다(갈 2:20). 그 몸 안에서 모든 지체는 서로 하나가 된다. 그렇게 되려면 의와 생명의 친교 속에서 상호의존성을 인정하고(고전 12:12-26), 그 안에서 각자의 역할이 얼마나 크든지 그 기능과 은사가 모두 한 몸을 위해 그리스도께로부터 부여받은 것임을 겸손히 인정할 필요가 있다(롬 12:3-8; 엡 4:11-16). (634.3)
 바울은 에베소서에서 그리스도께 대한 교회의 전적인 의존성을 더욱 강조하면서 새로운 개념 곧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라는 개념을 소개한다(엡 1:22, 23; 4:15; 골 1:18). 교회란 일종의 그리스도의 확장판이라는 견해를 지지하는 것과 달리 그는 머리와 몸을 확실하게 구분하였다. 머리는 중요하며 독특한 지위를 차지한다. 머리로서의 그리스도는 몸 전체가 순종해야 할 권위의 근원이자 원천이다(골 2:10). 그분과 연합한 신자들은 그분을 통해서 양분을 공급받는다(19절). (634.4)
 B. 신부로서의 교회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의 신부라는 은유도 특별히 일부일처제라는 성경적인 원칙의 맥락에서(창 2:24) 신자들 사이의 또는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주장한다. 예수님도 신부를 명백하게 밝히지는 않았지만 혼인 비유를 사용하셨다(마 25:1-13; 참조 22:1-14). 그리고 그분의 말씀과 비유 속에서 당신의 재림은 신랑의 당도(마 25:6)와 혼인 잔치(마 22:1-14)로 상징되었다. 바울은 그 은유를 성찰하면서 그것을 특별히 교회에 적용했다(참조 엡 5:25). 에베소서에서 두루 등장하는 이 은유는 세계적인 교회에 해당한다(참조 엡 1:22; 3:10, 21; 5:23, 27, 29, 32). (635.1)
 이 은유는 남자와 여자가 한 몸이 된다는 성경의 가르침에 비춰볼 때(창 2:24)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그의 신부인 교회 사이의 가장 친밀한 연합의 가능성을 내포한다. 바울이 교회를 그리스도의 육화 또는 확장으로 간주했다는 주장에는 근거가 없다. 그리스도의 신부로서 교회는 믿음과 순결을 지키면서 남편이신 예수그리스도께 압제 없는 순종과 강요 없는 섬김을 드려야 한다. (635.2)
 C. 성전으로서의 교회
 자신들의 공동체를 거룩한 도성 새 예루살렘(히 12:22)으로 간주하기를 선호했던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교회를 하나님의 성전으로 여기기도 했다. 예루살렘이 거룩한 도성이었던 이유는 그곳에 성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께서 그들 중에 거하기로 선택하심으로써 시온산에 세워진 가시적인 구조물보다는 당신의 백성을 일종의 성전으로 삼으셨다고 주장했다(고후 6:16;참조 행 17:24). 온 교회가 주의 거룩한 성전이며(엡 2:21). 따라서 그 회중과 각 개인도 거룩하다(고전 3:16, 17; 6:19). (635.3)
 교회에 대한 비유로서 이 성전은 비록 하나의 구조물이지만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심을 입”“그리스도 예수께서 친히 모퉁잇돌이 되”심으로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엡 2:20-22, 참조 막 12:10)로 지어져 가는 것처럼 그려진다. 베드로에 따르면 교회는 “신령한 집”(벧전 2:5)이며 그 안에서 각 신자들은 살아있는 돌처럼 지어지고, 주께서는 적합한 형태로 그들을 자르고 다듬으신다. 그들은 또한 제사장들로서(9절) 구약에 계시되었듯이 중보의 사역과 영적인 제사들을 드릴 책임이 있다(5절). (635.4)
 D.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교회
 신약은 몸, 신부, 성전의 비유에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비유를 더한다. 구약에서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개념은 하나님의 택하심과 보호하심을 받는 이스라엘 백성에 적용되었다(참조 출 15:13, 16; 신 14:2; 32:9, 10; 호 2:23). 마찬가지로 신약에 따르면 교회는 하나님의 언약 공동체를 계승하고 완성한다. 베드로는 동료 신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벧전 2:9). 이는 뚜렷하게 시내언약을 떠올리게 한다(출 19:5, 6). (635.5)
 물론 신약에서도 ‘하나님의 백성’ 또는 그와 유사한 표현들이 구약의 이스라엘을 묘사하기 위해 사용되지만(히 11:25;참조 눅 1:68; 롬 11:1, 2), 그 표현들은 유대인과 이방인들로 혼합된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지목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고후 6:14-16; 벧전 2:9, 10; 참조 롬 9:25, 26). 신약은 구약의 성취라는 유형의 교회를 참이스라엘(롬 9:6; 갈 6:16)과 아브라함의 참후손(갈 3:29; 참조 롬 4:16; 9:7, 8)으로 간주한다. 신약은 정의와 정체성이 모호한 개인들의 집합 또는 혼합을 가리키기 위해 ‘백성’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보다는 그 말의 구약적인 개념을 공유한다. 그것은 하나님의 새로운 백성이란 명확하게 정의되고 정체성과 사명의식이 분명한 공동체라고 본다. 따라서 ‘그’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정관사가 붙어야 한다. (635.6)
 이러한 개념은 하나님의 주도권을 강조한다. 즉 그분이 선택하셨다. 교회는 그분께 속했고, 그분은 교회에 속한다. 하나님의 결정에 대하여 바울은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께서 이르시되 내가 그들 가운데 거하며 두루 행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되리라”(고후 6:16). 하나님께서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을 속량하고 사셨기 때문에 그들이 그분의 소유인 것처럼(출 15:13, 16),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속량하고 “자기 피로”(행 20:28) 사셨기 때문에 교회도 그리스도의 소유가 된다. 그리스도께서 하나님께 자신을 드리신 것처럼, 하나님은 당신의 교회가 전적인 충성심을 가지고 “티나 주름 잡힌 것이나 이런 것들이 없이 거룩하고 흠이 없”는(엡 5:27) 그분의 소유가 되기를 기대하신다. (636.1)
 E. 몇 가지 임시들
 교회에 관한 비유들은 더 많다. 제대로 된 연구라면 요새, 포도원, 군대, 연방 진리의 기둥같이 더 많은 교회의 모습을 고려했을 것이다. 하나하나의 비유만으로는 신약에서 교회에 대한 총체적인 범위의 개념을 파악하기 어렵다. 그뿐 아니라, 그 모든 것이 삼위일체의 하나님에 대한 교회의 의존성과 공동체 내의 모든 신자의 상호의존성을 가리킨다. (636.2)
 이 모든 표현들을 아우른다면 교회란 지역적이든 전체적이든 그 기원과 운명이 하나님에게서 비롯된, 근본적으로 신정(神政)적인 실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그것은 그리스도의 삶과 업적 덕분에 존재하는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이다. 또한 교회는 그 생명이 성령과 결속된 은사 중심의 실체이다. 그것은 새로운 피조물이며 지상에 건설된 하나님 나라의 표출이다. 하나님의 실행 도구로서 선택된 교회는 하나님과 사탄 사이에 벌어지는 전쟁에 참여하면서 전 세계에 복음을 전하라는 사명을 위탁받았다. 하나됨과 온전함은 교회가 가진 생명의 중요한 본질이며, 하나됨은 모든 민족과 종족과 방언과 백성으로부터 모인 자들로 인하여 강화된다. (636.3)
 그리스도의 몸과 신부와 성전 그리고 백성으로서 그분을 믿는 신자들의 현존은 교회라는 단어만 두고 볼 때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더 선명하고 풍성한 모습의 교회의 본질과 범위를 제시한다. 그것들은 신약에서 교회의 위치와 중요성을 더 정확하게 설명할수 있는 풍부한 관점들과 표현의 가능성을 내포한다. 또한 그 같은 상징들 속에는 교회가 세상을 위한 하나님의 목적과 관련해서 지니고 있는 기능적인 차원 곧 그것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인식도 포함되는데 그것은 이어지는 논의의 주제이기도 하다. (6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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