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다른 생물과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각 생물 사이에 존재하는 분명한 구분을
창세기 1장은
‘종류대로’라는 말로 표현한다. 동식물은 모두 그 종류대로 창조되었지만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대로 창조되었다(
창 1:11, 12, 21, 24, 25).
2 ‘종류대로’라는 표현은 창조 속에서 핵심 키워드이다. 하나님은 구별하고, 나누고, 종류대로 창조하는 일을 통해서 무질서의 세계를 질서와 조화를 이루는 세계로 창조하시고, 생물들 사이에 분명한 구분이 존재하도록 조직화하셨다. 이러한 구분을 따라 인간은 모든 생물의 최상위 피조물인 하나님의 형상으로 구별이 되었다. 인간과 동식물 사이에 분명한 구분이 존재하는 것처럼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도 분명한 구분이 존재한다. 고대 근동신화에서
‘마르둑’(Marduk)은
‘티아맛’(Tiamat, 짠 바닷물 신)의 백치 남편인
‘킹구’(Kingu)를 살해하고 그 피와 먼지를 섞어서 최초의 인간을 만들었다. 이 이야기에 따르면 인간은 신의 실체를 갖고 만들었기 때문에 신성과 인성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 그러나 성경에서 인간은 그 이름
‘아담’(אָדָם, ’
ädäm)이 뜻하는 것처럼
‘아다마’(אֲדָמָה, ’
ádämâ)
‘흙’과 본질상 같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피조 세계에서 최상위에 속하나 흙에서 기원한 존재이며 불멸의 신적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하나님처럼 영원성, 전지성, 전능성, 편재성을 갖고 있지 못하다. 인간은 스스로 존재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이 창조하셨기 때문에 존재하게 되었으며, 하나님이 먹도록 하신 것을 먹고 먹지 말라고 하신 것을 금함으로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다(
창 1:29; 2:15-17). 그는 하나님의 지정하신 곳에서 살며, 하나님께서 맡기신 일을 수행해야 했다(
창 2:8, 15).
(1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