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안식일에는
“일하지 말고 쉬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누군가가 우리에게
“맛있는 이 떡을 먹어 보세요”라고 말하는 친절 같은 것으로 또는 무더위 속에서 먼길을 가다가 어느 마을을 지나게 된 나에게 그 마을 사람 하나가 냉수 한 그릇을 베푸는 친절 같은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그 떡을
“고맙지만 사양하겠습니다”라고 했다고 해서 또는 일정이 급해서 그 냉수를 마시지 못했다고 해서 내가 도덕적으로 큰 죄인이 되는 것인가. 또 밤늦도록 공부하는 자녀에게 어머니가
“그만 공부하고 자거라” 말씀했는데도 불구하고 하루 앞에 대학 수능 시험을 둔 그 자녀가
“예, 알았어요” 하고 어머니의
“그만 공부하고 쉬어라” 하는 분부를 받들지 못했다고 해서 그것이 그 자녀에게 도덕적인 죄가 되는가. 죽고 사는 심각한 죄가 되는가. 어떻게 생각하면
“일하지 말고 쉬라”는 하나님의 은혜의 초청을 받들어 드리지 못했다 해도 그것은 자신에게 손해를 끼치는 일이었을 뿐 상대방에게 손해를 끼치는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할 수는 없을까? 그런데도 어찌하여 성경은 안식일 계명을 사람이 살고 죽는 어마어마한 도덕적 계명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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