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은 다시
하늘에서 나는 또 하나의
큰 음성을 듣는데, 그 음성은 하나님께서 사단의 통치를 정복하여 세상에서 하나님의 통치와 그리스도의 왕권이 시작되었음을 승리의 노래로 선포한다. 이 찬양은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많은 노래들 중 하나로, 구속받은 사람들 혹은 이십사 장로들이 인간을 위한 하나님의 위대한 행위들을 찬양하고 있다(
계 5:9-14; 11:11-15; 15:3-4; 19:1-6 참조). 비록 요한이 노래하는 자들의 신원은 밝히지 않았을지라도,
“우리 형제들을 참소하던 자”라는 표현은 그들이 어떠한 모임임을 암시한다. 그들은 아마 구속받은 인간의 대표자들로서 하늘에 있는 이십사 장로일 것이다.
찬양은 시간적 부사인
이제라는 말로 시작한다. 이 말은
첫째, 오랜 숙원의 때를 가리키는 것으로,
형제들을 참소하던 자인 사단이 하늘에서 쫓겨나는 때를 가리킨다(
계 12:31 참조).
둘째,
우리 하나님의 구원과 능력과 나라가 사단의 찬탈적 통치와 그 권력의 남용을 대신하는 때를 가리킨다.
셋째,
권세가 하나님의 그리스도에게로 넘어가는 때, 곧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우편의 하늘 보좌 위에 등극하신 후, 이 곳 세상에서 찬탈자들 가운데서 통치하시는 때를 가리킨다(
계 12:17; 고전 15:25-28).
23) 요한계시록 12장 10절은 그리스도의 죽음, 부활, 그리고 승천 후에 있은 그분의 등극을 가리킨다. 이 일은
요한계시록 4-5장에서 묘사된 대로 오순절에 일어났다(
행 2:32-36).
찬양에서 언급된 모든 것-구원, 세상에서 하나님의 통치가 시작된 것, 그리고 그리스도에 의해 왕권이 재탈환 된 것은 형제들을 참소하던 자가 쫓겨남으로써 가능해졌다. 그는 우리
하나님 앞에서 그들을 밤낮으로 참소하던 자다. 사단의 활동의 강도(强度)와 성격이 이 곳에서 폭로된다. 요한은 일찍이 네 생물이
‘밤낮’으로 하나님께 찬양을 드린다고 언급하였다(
계 4:8). 네 생물, 즉 케루빔(그룹천사들)이
‘밤낮’으로 하나님께 그칠 줄 모르는 찬양을 드리는 동안, 사단은
‘밤낮’으로 하나님의 백성을 대적하여 그칠 줄 모르는 참소를 한다. 그가 하늘에서 추방됨으로 그토록 놀라운 찬양의 소리가 하나님과 그리스도께 돌려지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 하나님 앞에서 밤낮으로 우리 형제들을”(
12:10) 참소함으로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을 패배시키는 대신, 사단은 자기 자신의 패배로 고통당한다. 그의 참소는 자기 자신에게 되돌아간다.
24)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은
어린양의 피와 그들의 증거의 말로써 사단을 이겼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이 승리의 생애를 사는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들이 사단을 이긴 것은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상에서 이루신 일로 말미암은 것이다. 그리스도의 보혈은 승리를 가져다준다. 요한계시록의 주제는 군사적 전쟁(들)이거나 혹 어떤 정치적 사건(들)이 아니라, 오히려 죽임을 당한 어린양의 정복, 곧 죄와 사단에 대한 그분의 최종적 정복이다. 그리스도의 보혈에 확실한 승리가 있다. 요한계시록에서 그리스도의 죽음은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의 실제적 사건이다.
사단에 대한 승리는 또한 하나님의 백성이 그리스도와 복음에 대하여 충성스럽게 증거한 결과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들의 승리는 그리스도에 대한 그들의 충성으로 확인되었다. 그들은 그 충성을 자신들의 생명보다 더 중히 여겼다. 고난과 압제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리스도께 신실하고 충성하되
죽기까지 충성하였다. 이것은 그리스도께서 서머나 교회에게 하신 권면을 상기시킨다.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
계 2:10) 바울은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아무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는 사실을 온전히 확신하였다(
롬 8:28-29).
사단이 하늘에서 추방당한 사건은 하늘의 모든 존재들 사이에서 큰 기쁨을 일으켰다. 그러나
땅과 바다는 화있을 진저 이는 마귀가 너희에게 내려갔음이라. A. 야르보 콜린즈가 설명하듯이, 사단에 대한 그리스도의 승리는 부분에 불과하다.
“하늘에서 패배를 당하였으나 사단은 [여전히] 땅을 지배하고 있다.”25) 땅과 바다는 전 지구를 대표하는데, 이는 사단의 활동이 보편적이고 전 세계적 규모임을 시사한다. 이것은
요한계시록 13장에서, 사단의 두 동맹체가 땅과(땅과 육지에 대하여 동일한 헬라어가 사용되었다) 바다에서 나와 백성을 기만하여 하나님을 대적하게 하였다는 사실에 비추어 특별히 의미심장하다. 땅에 화가 있을 것이라는 말은 각별히 중요한데, 이는 사단이
그의 때가 얼마 못 된 줄을 알고 큰 분노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그가 분노한 첫째 이유는 그가 하늘로부터 추방되었기 때문이다. 둘째, 땅에 대한 사단의 통치는 그리스도에게로 넘어가며 그분의 영원한 왕국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분명 사단은 패배한 원수다. 그는 그리스도를 대적한 하늘의 전쟁에서 그분을 이길 만큼 강하지 못하였다. 더욱이 그는 하늘에서 패배를 당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로부터도 패배를 당한다. 그는 대단한 분노와 진노로 가득 차 있다. 이제 땅은 완전히 그의 주시의 대상이 되었다.
우리의 삶속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일로서, 어떤 사람이 굴욕과 상실을 경험했을 때, 그는 자기보다 약한 주변 사람들에게 화풀이를 한다.
요한계시록 12장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 바로 이런 것이다. 사단은 분노에 차 있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는 전쟁에서 패배한 것을 알고 있다. 십자가는 그 패배에 대한 강력한 보증이다. 이제 사단은
‘죽기까지’ 그리스도께 충성하고 신실했던 자들에게 자신의 진노를 쏟아 붓는다. 이것이 바로 지상 역사가 그 끝으로 다가갈 때 하나님의 충성된 백성이 처하게 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