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1주일에 1회로 하게 되었다. 그럭저럭 한 1개월이 지나자, 10일에 한 번씩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의를했다. 주치의는 검사 성적을 종합해 보더니 아마 더 이상 하지 않더라도 괜찮겠다고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1주일마다 혈액검사는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이상이 생기면 주야를 가릴 것 없이 즉시 연락해 달라는 것이다. 해방된 기분과 동시에 그렇게도 오랫동안 정들었던 인공 신장, 그리고 간호사들과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278.5)
그 후에 계속적으로 좋아져서, 1주일마다의 피검사는 10일로, 그리고 2주로, 마침내 1개월에 1회로 되었다. 혈액검사 성적의 약간 문제점은 혈청 칼슘이 낮다는 것이다. 그래서 약을 처방해 주는데, 비타민D의 일종인 “로칼트롤”과 칼슘 정제이다. 2개월 복용해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또 다시 복약을 그만두고 당근즙을 매일 아침마다 취했다. (279.1)
1개월 후의 검사는 칼슘이 좋아졌다고하며, 그대로 약을 계속하라고 했다. 나는 당근즙의 복용을 말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당근은 포타슘이 많으니 먹지 말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치의가 바뀌어 그는 전번 주치의와같이 포용력이 없기 때문에 실토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그동안 늘 괴롭히던 가려움증도 매우 적어졌다. (279.2)
인공 신장을 돌리는 동안 한 가지 입증된 사실이 있다. 냉면을 좋아했기 때문에 냉면을 먹고 나서 인공 신장을 돌리려면 피가 걸어져서, 인공 신장과 연결된 핏줄이 막혀서 뚫느라고 애를 먹었다. 냉면에 섞인 육수 국물이 하찮은 것 같았으나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볼 때에, 그들이 말하는 바와 같이 자유로이 육식을 하면 신체 내 전체혈관에 그런 작용이 일어날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피를 거르는 신장에 얼마나 큰 부담과 지장을 줄 것인가 가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육식함으로써 혈구의 산소량이 부족해져서 서로 달라붙고 엉기게 된다는 사실을 눈으로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대로 먹으라고, 그리고 와서 돌리고 돌리면 되잖느냐고 하는 식의 치료가 얼마나 모순 덩어리인가를 뼈저리게 느꼈다. (279.3)
이것은 신장병 만이 아니다. 다른 모든 병 치료에도 해당되는 중요한 사실이라면, 누가 극단적이라고 반박하겠는가? 거의 각종 병의 치료에 있어서 육식으로 영양을 돋구어야만 한다고 권하고 있으니, 참으로 병을 치료하는 것인지 악화시키는 것인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어떠한 병이든 이러한 현대 의학의 늪 속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영감적 지혜에 뿌리 깊은 천연 치료에 의존치 않았던들 그날 그날 시한부 인생으로서의 생명 연장에 만족하며 어쩌다 이런 신세가 되었나 운명을 그지없이 개탄만 하였을 것이다. (2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