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흙은 인간이 나온 모태이다. 흙은 옛 우리 조상들의 주거 생활에 적절하게 이용됐다. 옛 초가를 보면 사면의 벽은 흙이요 천장도 흙이요 온돌 바닥도 흙이다. 그래서 삼복더위에 아무리 땡볕이 내리쬐어도 열은 흙에 단열돼 그 속까지 전도되지 않기 때문에 서늘했다. 또 엄동설한(嚴冬雪寒)에 아무리 북풍 한설이 몰아쳐도 차가운 기운이 전도되지 않았다. 흙은 습도를 조절해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 방벽과 천장은 과도한 습기를 흡수했다가 메말라지면 다시 습기를 내뿜어 준다. 흙은 치유와 관계가 있는가보다. 주님께서 소경을 고치실 때 침에 다 진흙을 이겨 눈에 발라 준 것을 보니 더욱 흙에 관심이 간다. 그러나 침이나 흙이 무슨 효험이 있어 치유가 일어난 것이 아니라 전적인 주님의 능력으로 된 것이다. 단지 그리스도께서 약물을 사용하신 것이 아니라 단순한 천연계의 치료 요소들을 사용하신 것에 의의가 있는 것이다.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