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은 잿빛의 방을 지어놓고 그 곳에서 자기 연민에 빠져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밖에도 야망의 방, 오락의 방, 친교의 방, 음악의 방, 섹스의 방 등이 있을 것이다. (137.5)
 나이 든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여러 개의 방들이 있다. (137.6)
 우리의 모든 내밀한 방문에서 예수님은 문을 두드리신다. 그분은 위대한 실내 장식가 이시다. 그분은 우리들의 색깔 선택을 도와 주시고자 하신다. 또 색깔 선택에 참고될 말씀을 들려주고자 하신다. 우리의 정신 활동의 깊은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이기심과 가혹한 정신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 주고자 하신다. 원수들을 가까운 친구로 만들고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개인적 야심을 버리고 자신의 악한 습관을 왕과 여왕처럼 힘있게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 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하신다. (137.7)
 필자와 필자의 내자가 봄철에 뜰로 내려서면 우리 마당에 보금자리를 정하고 있는 찌르레기들이 불만스럽게 울어댄다. 그들은 우리들의 급식소에서 그들의 먹이를 먹고 산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의 너그러움에 신세를 지고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들은 우리가 그들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그들이나 그들의 보금자리를 해치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것이다. 마르틴 루터는 언젠가 “새들은 믿음이 없다. 내가 과수원으로 들어서면 내게 전혀 해칠 마음이 없는데도 새들은 날아가 버린다” 라고 말한 적이 있다.23 (137.8)
 우리는 그리스도가 우리의 친구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분을 안으로 모시는 것을 두려워하는가? 아니면 우리는 그분을 신뢰하고 그분에게 우리의 모든 것을 맡기려고 열망하고 있는가? (137.9)
 우리가 온전히 그분의 것이 되고 우리의 가족이 온전히 그의 것이 되기를 바라는 우리의 소원은 얼마나 진지한 것인가? (137.10)
 에베소 교인들은 한 동안은 꽤 진지했었으나 이윽고 처음의 열성을 잃고 말았다. 버가모의 교인들은 니골라 당의 이단 사상을 용납하고 예수를 신앙하게 하는 무슨 행동이든 개의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두아디라 교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이 되려고 원하기는 하면서도 공개적으로 이세벨과 불장난을 저질렀다. 이러한 과정에 하나님과 그들 사이에 지상의 성직 계급이 끼어들게 되었다. 그들은 그들 자신의 노력과 적선(積善)이 영생을 매입(買入)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신앙을 선택했다. 그들은 의도적으로 성경을 등한시했다. 그들은 하나님의 안식일을 무시했다. 그들의 일상 생활 방식은 희랍의 이교 철학과 로마 제국의 압제적인 정신으로 엮어 있었다. (137.11)
 그리고, 종교 개혁 운동이 일어났을 때에도 많은 사람들은 재발견된 성경 진리보다는 아직까지 친숙히 지녀온 전통을 더 사랑했다. 사데 교회는 살아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개혁했노라고 주장했으나 진정어린 헌신이 없었다. 라오디게아 교인들은 걱정하지 않았다. (138.1)
 우리는 얼마나 걱정을 하는가? “저희를 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소서 아버지의 말씀은 진리니이다”(요 17:17). 우리는 진정으로 성경의 하나님과 지성적이며 개인적인 그리고 승리자의 관계를 계속하고자 하는가? 우리는 그 어떤 것보다도 하나님의 성서적 진리가 우리를 변화시키고 우리의 생활을 활성화시키기를 바라는가? (138.2)
 불굴의 눈사람
 김빈림이라는 사람은 그런 것을 원했던 것같이 보인다. 미국 성서 공회의 한 회보에 의하면 서울에서 80 km(50 마일) 떨어진 곳에 살았던 김빈림 씨와 그 가족은 성경도 없이 신앙 생활을 하던 그리스도인들이었다. 그 곳에서 가장 가까운 교회는 산 저편에 있었다. (138.3)
 

김 소년은 예수님을 너무도 사랑하여 눈보라를 무릅쓰고 성경을 사기 위하여 갔다.
(138.4)
 어느날인가 성서공회 직원이 산 너머 시골 교회를 방문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왔다. 산골짜기의 농부들에게는 현금이 귀하기 때문에 성서 공회에서는 현금 대신 농작물을 받고 성경을 팔고 있었다. 신 구약 성경 한 권에 쌀 몇 말, 신약 성경 한 권에 닭 한 마리, 쪽 봄음 한 권에 계란 한 줄 하는 식이었다. (139.1)
 드디어 예정된 어느 날, 그 시골 교회는 사람으로 혼잡을 이루었다. 닭이며 콩이며 곡식을 이고 온 사람들이 비좁은 교회당 안으로 비집고 들어가려고 야단들이었다. 밖에는 눈보라가 산과 들을 온통 휩쓸고 있었다. (139.2)
 곧이어 사람들은 쌀과 콩과 닭과 계란을 주고 성경들을 샀다. 성경을 손에 쥐고 기쁨이 넘치게 된 신자들은 소리를 죽여 말씀을 읽었다. (139.3)
 그때 갑자기 문이 “획” 소리를 내며 활짝 열렸다. 한차례 세찬 바람이 교회안으로 몰려들었는데 그 바람을 좇아 조그마한 눈사람 하나가 터벅거리며 들어섰다. 순간 침묵이 흘렀다. 그러나, 곧 사람들은 수다스럽게 떠들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나가서 문을 닫고 다른 사람들은 이상한 나그네의 옷에서 눈을 털어 주기 시작했다. (139.4)
 눈을 털어 주고 보니 열 두어 살 가량의 소년이었다. 두 어깨에는 두 개의 콩 자루를 메고 있었다. 어린 소년의 뺨은 어름같이 찬 날씨에도 불구하고 흥분으로 뽀얗게 타고 있었다. (139.5)
 그 소년은 당당한 걸음걸이로 앞쪽으로 걸어 나갔다. 성서 공회 직원이 그 소년의 이름을 물었다. (139.6)
 그 소년은 “김빈림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여기서 18 km 떨어진 산 너머 동네에 삽니다. 쌀이나 콩을 받고 성경을 판다고 해서 성경책을 사러 왔습니다. 한 권 살 수 있습니까?” (139.7)
 사람들은 이 소년의 말을 선뜻 알아채기가 어려웠다. 눈보라가 치는 가운데 18 km의 눈덮인 산길을 12세의 소년이 걸어왔다는 것이다. (13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