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 동기생으로 최라는 학생도 함께 입학이 되어, 그는 먼저 고향인 해주로 내려갔다. 그런데, 그가 자기만 합격하고 나는 어찌 되었는지 모르겠다는 소문을 퍼뜨렸는데, 어떤 의사로 그리 했는지는 모르나 아마도 성격상 결함인 듯하다. 그는 졸업 후에 간호원들과 추문을 남기더니, 급기야 아편 중독으로 아까운 청춘에 자살했다. 이것은 성격상의 결함이 갖가지 질병을 유발시키는 요인이 됨을 밝히기 위해서 참고로 기록하는 바이다. (218.2)
 이와 같이 하여, 하나님께서 나를 의학의 길을 걷도록 하기 위해 계획하시고 그 길로 인도하셨음을 깨달을 수가 있었다. 입학은 했으나, 문제는 계속 뒤따르고 있었다. 깨끗지 않은 정신 상태다. 마치 뇌 속에 한 꺼풀 안개라도 끼어 있는 듯 머리가 맑지 않았다. 입학이 안 되었을지언정 이런 병에 걸리지 않았으면 좋을 뻔했다고 얼마나 후회했는지도 모른다. 차라리 1 년을 재수하는 한이 있더라도 건강을 되찾아야겠다고 뇌에 좋다는 약을 먹어 보기도하고 좌선(坐禪)을 해보기도 하였으나, 아무런 효험이 없었다. 그래서, 체력 단련을 하기로 했다. (218.3)
 세월은 빨라서, 의과 1학년 가을이 되었다. 그런데, 한가지 시련이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기도 전에 기다리고 있었다. 의과 공부는 가정 형편상 힘에 부치는 것을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결국 그로 인해 벽에 부딪치고 말았다. (2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