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과 십자가 (안식일의 신앙의 의미) 제 2 부 안식일과 거룩 제 2 장  안식일, 합일의 거룩을 이룬 안식의 언약
 하나님, 이스라엘의 피 남편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자신의 깊은 품, 곧 “내 안식일”“내 성소”를 내주어 “내가 그들을 거룩하게 하는 여호와인 줄 알게”(겔 20:12; 37:38) 하셨다. 제칠일 안식일의 거룩은 합일의 거룩이다. 제칠일 안식일의 언약은 합일의 언약이다. 두 몸이 합하여 한 몸이 되는 언약이다. (157.2)
 그런데 이스라엘과 합일의 언약을 다짐하는 이스라엘의 거룩한 제도가 또 하나있다. 그것은 할례 제도이다. 할례의 언약과 안식일의 언약은 모두 합일의 언약이다. 따라서 두 언약의 이해는 동일한 토대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할례 언약의 이해를 통하여 안식일 언약의 더 명료한 이해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157.3)
 하나님은 아브라함 및 그 자손과 맺은 “피의 언약”을 기념하기 위하여 이스라엘의 모든 남자에게 “양피[포피]를 베는” 할례 의식을 명하였다. 이스라엘의 남자들은 “너희 집에서 난 자와 돈으로 산 자를 무론하고 난지 8일만에 할례”(창 17:10-12)를 받아야 했다. 할례를 받은 사람은 할례로써 하나님의 “언약을 자신의 살[몸]에 영원히 간직하는”(창 17:13) 뜻이 되었다. 그리고 “할례를 받지 아니하는 남자”는 그 거부 행위로써 하나님의 언약을 배반하는 의도를 나타내는 것이 되었다(창 17:14). (158.1)
 할례 의식은 마치 신혼 첫날밤에 신랑이 신부의 신체의 깊은 부분에 자신의 언약의 표시를 남기고 신부는 신랑의 언약을 자신의 살에 간직하는 이치를 품고 있다. 다시 말하여 하나님이야말로 “이스라엘을 거룩하게 하는 여호와인줄 알게 하는” 표가 할례의 표이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피 남편”이 된다는 표가 할례의 표이다. (158.2)
 모세의 아내 십보라는 하나님이 모세의 두 아들에게 할례를 주라고 주장하는 이치가 모세가 십보라에게 “피 남편”이 되어야 하는 이치와 같은 것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이를 고백하였다. 이 사실이 출애굽기 4장에 잘 소개되고 있다. 하나님은 자신이 이스라엘을 거룩하게 하는 여호와이시며, 이스라엘의 피 남편이 된다는 사실을 모세에게 확실히 인식시키기 위하여 두 아들을 할례하도록 명령하셨다. 그러나 모세는 이 분부를 즉각적으로 이행하지 않았다. 그의 아내 십보라의 반대가 작용했을 것이다. 그리하여 하나님은 이집트로 내려가는 모세를 “여행길의 어느 숙소에서 죽이려 하였다.” (158.3)
 이 때 모세의 아내 십보라가 크게 놀라 급히 “차돌을 취하여 그 아들의 양피를 베어 모세의 발 앞에 던지며 가로되 당신은 참으로 나에게 남편이로다” 하니 여호와께서 모세를 살려 주셨다. “그때 십보라가 피 남편이라 함은 할례를 두고 말함이었다”(출 4:24-26). (158.4)
 그렇다. 할례는 하나님에게 “당신은 참으로 나에게 피 남편이로다”라는 신앙의 표현이다. 모세는 십보라의 피 남편이며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피 남편이다. 십보라는 모세가 그의 피 남편이 되는 언약의 표를 자신의 육체 깊은 곳에 새기게 됨으로써 모세의 피 아내가 될 수 있었고,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육체 깊은 곳에 하나님이 자신들의 피 남편이 되는 표를 간직함으로써 하나님의 피 아내, 하나님의 피 자녀가 되는 것이다. (159.1)
 할례의 표가 이스라엘의 육체에 새겨진 하나님의 언약의 표시이듯, 제칠일 안식일은 시간 속에 새겨진 하나님의 언약의 표시이다. 십보라의 신체에 남겨진 피 남편 모세의 자취같이, 이스라엘의 신체에 남겨진 이스라엘의 피 남편 하나님의 자취같이, 이스라엘의 시간에 각인된 하나님의 사랑의 자취, 그 언약의 표가 제칠일 안식일이다. 시간처럼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이스라엘의 영혼에 새겨진 언약의 표가 제칠일 안식일이다. 하나님과 사람이 한 육체를 이룩한 사랑의 기억이 제칠일에 아로새겨져 있다. (159.2)
 제칠일 안식일은 이스라엘의 영혼에 찍힌 하나님의 도장이요 인이다. 사람 자체가 “땅이 변하여 진흙에 인친 것”(욥 38:14) 같은 하나님의 형상이요, 하나님의 도장이지만 지성과 의지와 감정의 주체인 사람은 자기대로 하나님을 “인같이 마음에 두고 도장같이 마음에 두어”(아 8:6)야 한다. 이것이 거룩한 합일의 상징인 제칠일 안식일이 뜻하는 바 사람의 도리이다. 오늘날 영적 이스라엘 백성이 요구받는 할례는 “손으로 하지 않는 할례, 육적 몸을 벗는 그리스도의 할례”(골 2:11), 즉 “마음의 가죽을 베고 여호와께 속하는” 할례이다. 제칠일 안식일에 하나님의 은밀한 호흡을 나누면서 맺은 그 언약을 새기고 그 언약에 성실히 대하는 할례이다. (15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