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기도의 응답이 왔다. 미국서 올 때 가져 온 고성능 라디오를 이불 속에서 들으니, 한국 방송과는 달리 일본 방송은
“게이죠노 뉴죠와 곤묘니찌노 아이다니 세마레리” 즉 서울의 입성이 금명간에 절박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아, 하나님! 감사합니다. 무서운 난전에 미리 데려가셨으니, 이제야 주님의 뜻을 알겠습니다.” 슬픔은 감사로 변하고 더욱 주님만을 굳게 의지하게 되었다. 어린 것들을 무릎 앞에 모아 앉히우고
“우리의 원수가 우리의 생명을 취하면, 다함께 잠들자. 우리 다시 부활할 때 엄마도 같이 만나면 좋지 않아?”했더니, 다 좋다는 것이다. 함께 기도하고나니 천하에 두려울 것이 없다. 이윽고 이북 보건부 책임자가 병원을 접수하고 오랫동안 정든곳 아니 내 청춘을 불사른곳 내 아내가 묻힌 곳을 뒤로 하고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떼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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