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서 새 연구 제 9 장 세상 역사의 초점(단 8장)
 II. 세계 역사의 세번째 대요
 2장7장에 이어 세번째로 제시되는 예언에 나타난 세계 역사의 대요가, 깊이와 구체성을 더해 가며 8장에 전개된다. 구성에 있어서, 2장이나 7장과 다른 점은 2장에서는 금머리, 7장에서는 사자로 표상되었던 바벨론이 8장에서는 제외되고, 곧 바로 메대·페르샤와 그리이스(헬라)가 근동(近東) 세계의 제패(制覇)를 위해 필사적으로 대결(對決)하는 현장을 계시 가운데 목도하게 된다. 바벨론이 제외된 까닭은 8장의 계시가 바벨론 멸망 12년전 쯤에 주어진 것으로, 이미 그 종말이 가까와 더 이상 재고할 시간적 여유가 없음을 말해주고 있다. 동시에 계시받는 다니엘의 위치도, 바벨론성으로부터 나중에 페르샤의 수도 가운데 하나가 된 을래 강변의 수산성으로 옯겨진다. (168.16)
 1. 두 뿔 가진 수양
 「내가 눈을 들어 본즉, 강가에 두 뿔 가진 수양이 섰는데, 그 두 뿔이 다 길어도 한 뿔은 다른 뿔보다 길었고, 그 긴 것은 나중에 난 것이더라. 내가 본즉, 그 수양이 서와 북과 남을 향하여 받으나, 그것을 당할 짐승이 하나도 없고, 그 손에서 능히 구할 이가 절대로 없으므로, 그것이 임의로 행하고 스스로 강대하더라」 (단 8:3, 4) (168.17)
 가) 길고 짧은 두 뿔
 두 뿔 가진 수양이 메대와 페르샤인 것은, 천사의 설명에서도 분명해 졌다(8:20). 2장에서는 양팔 가슴의 은으로, 7장에서는 몸 한 편을 든 곰으로 표상되었던 메대·페르샤가 8장에서는 두 뿔가진 수양으로 표상된 것은 참으로 적절하다. 둘 다 아리안 족인 메대와 페르샤는 이란 고원을 중심으로 서로 나뉘어 살았으나 역사의 초기에는 강력한 기마병을 가진 메대인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었다. 이 해남, 27. 612 BC에 바벨론과 연합하여 앗시리아를 정복한 것은 메대였으며, 그 당시 페르샤는 5만 평방마일에 불과한 영토를 가진 남쪽의 조그만 나라에 불과했었다. Wood, 208. 그러나 기원전 553년 페르샤의 고레스 대왕이 종주국이었던 메대를 대항하여 일어났고, 550년 메대를 정복함으로써, 그 후부터는 본격적인 페르샤 시대가 시작되어, 기원전 539년에는 고레스의 주도 아래 바벨론을 멸망시켰다. 그렇지만 메대는 피정복국(被征服國)이나 열등(劣等) 민족으로 취급되지 않고 오히려 형제국이요, 동맹국으로 간주되어 공존했다. (168.18)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예언된 본문에 대입해 보면, 「그 두 뿔(메대와 페르샤)가 다 길어도 한 뿔(페르샤)은 다른 뿔(메대)보다 길었고, 긴 것(페르샤)은 나중에 난 것이더라」(8:3)는 정확한 기록이 된다. (168.19)
 나) 수양의 위세
 4세기 역사가 마르셀리누스(Marcellinus)등 고대 역사에 의하면, 페르샤 제국의 수호신은 깨끗한 발과 뾰족한 뿔을 가진 수양(ram)으로 묘사되었는데, 페르샤왕이 군대의 선두(先頭)에 설 때는 왕관 대신에 수양의 머리를 썼다고 전해진다. Wood, 208, Wolvoord, 415.

  (168.20)
 특별히 흥미있는 것은 고대로부터의 천체도(天體圖)에는 12궁(宮)이 있는데, 페르샤는 수양자리(白羊宮·Aries) 아래 배정돼 있었고, 후에 시리아 일대를 차지한 알렉산더의 그리스는, 염소자리(the Goat)에 속해 있었다는 사실이다. 8장에서 메대·페르샤를 수양으로, 그리스를 수염소로 표상한 것은 여러 면에서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Wolvoord, 182. 다니엘은 계시 가운데서, 이 수양(메대·페르샤)이 “서와 북과 남을 향하여” 받는 모습을 보았다. (168.21)
 실제로 페르샤의 고레스와 그의 후계자들은 주로 서방 정복에 힘을 기울여, 고레스 자신이 기원전 547년에 정복한 소아시아의 리디아를 비롯하여, 539년에 정복한 바벨론 등 서방을 먼저 장악했다. 그 다음, 그의 아들인 캄비세스 2세는 남쪽의 이집트와 에디오피아를 기원전 525년경에 정복했으며, 그 다음의 다리우스 1세(Darius Hystaspes)는 북방으로 올라가 513년에는 스키디아를 정복하는 등 아르메니아와 카스피해 일대를 장악했다. Gane, 65. 동쪽이 제외된 것은 페르샤의 위치가 동쪽이었기 때문이다. (168.22)
 「메대·페르샤 제국은 먼저 있던 바벨론 제국보다 더 넓은 영토를 차지했다. 페르샤의 군사들은 그토록 성공적인 전역(戰役)을 치루었기 때문에, 아하수에로(에 1:1) 당시에는 그 당시 알려진 세계의 최동단(最東端)인 인도로부터 최남단(最南端)인 에디오피아까지 제국의 영토를 확장했다. 페르샤 군주(君主)에게 자주 쓰여진 칭호는 “왕중 왕(王中王)”, “제국(諸國)들의 왕”이었다」 SDABC, vol. 4, 840. (168.23)
 참으로 고레스가 일어나기 150년 전에, 이사야 선지자가 예언한 대로(사 45:1-3), 하나님께서 그분의 섭리를 이루시기 위해 “고레스의 오른 손을 잡고, 열국으로 그 앞에 항복하게 하”심으로써, “그것(페르샤)을 당할 짐승(나라)이 하나도 없고, . . .임의로 행하고 스스로 강대(great)”한 나라가 된 것이다(8:4). (168.24)
 2. 큰 뿔 가진 수염소 — 그리스(헬라)
 「내가 생각할 때에, 한 수염소가 서편으로부터 와서 온 지면에 두루 다니되 땅에 닿지 아니하며, 그 염소 두 눈 사이에는 현저한 뿔이 있더라」(단 8:5).

  (168.25)
 가) 서편에서 나타난 날랜 수염소
 두 눈 사이에 두드러진 뿔을 가진 이 수염소가 알렉산더 대왕의 그리스(헬라)인 것 그리스(Greece)라는 명칭은 남부 이탈리아에 살던 그리스의 한 부족의 이름에서 “근거한” 것으로, 로마인들이 사용한 라틴어 “그래쿠스”(Graecus), 혹은 “그래시아”(Graecia)를 그대로 쓴 것이다. 히브리인들은 이들을 “야완(Yawan)”이라고 불렀는데, 이는 그들의 조상이 노아의 아들인 야벳의 아들 가운데 하나인 야완인데서 그랬다(창 10:2; 대상 1:7). 이들은 자신을 “헬레네스”(Hellenes)라고 불렀고, 그들이 사는 땅을 “헬라스”(Hellas), 즉 “헬라”로 불렀다.“털이 많은 수염소는 헬라왕이요, 두 눈 사이에 있는 큰 뿔은, 곧 그 첫째 왕이요”(8:20)라고 해석한 천사의 설명에서 의심할 여지가 없다. (168.26)
 수염소가 그리스의 상징이었음에 관하여, 뉴톤경은 이미 다니엘 시대 200년 전부터 그리스인들은 “염소족”(the goat people)이라고 불리웠다고 말했는데, 그 까닭은 그들의 왕 카라누스(Caranus)가 신탁(神託)에 의하여 염소를 마케도니아 새 영토의 안내자로 삼으라는 지시를 받았기 때문이라 한다. 실제로 알렉산더 대왕은, 자신이 염소로 상징된 쥬피터 아몬신(Jupiter Ammon)의 자손이라고 선언했으며, 기원전 500년부터 146년까지의 마케도니아 주화(鑄貨)에는 여러 모양의 염소가 찍혀져 있다. Ford, 185. (168.27)
 이 수염소가 다니엘의 계시 위치인 수산성에서 볼 때에, “서편으로부터” 나타났다고 쓰여 있다. 실제로 알렉산더의 그리스-마케도니아는 페르샤의 바로 서쪽인, 지금의 발칸반도에 위치하고 있어, 지리상의 위치가 확인되었다. (168.28)
 페르샤의 서편, 즉 유럽 방향에서 나타난 수염소가, 「온 지면에 두루 다니되 발이 땅에 닿지 아니하」였다는 것은, 신속한 동작 즉 기민성(機敏性)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알렉산더 대왕의 세계 정복이 얼마나 단시간 내에 신속히 추진되었음을 적절히 묘사하고 있다. 알렉산더 제국의 기민성은 7장에서 새의 네 날개를 가진 표범의 상징에서도 이미 강조된 바 있다(7:6). (16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