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손을 내밀라 제 1 장 믿음을 활용하여 치유 받은 기적들 기적 5 ► 너희 믿음대로 되라
 본문 : 마 9:27-31
 가버나움은 갈릴리 호수로부터 감미로운 연풍(軟風)이 솔솔 불어오는 아주 호젓하고 소담스런 도시이다. 때는 AD 29년 가을, 흐드러지게 만발한 가을꽃들이 지나가는 길손들의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아 잠시 길을 멈추게 하는 명징(明燈)한 날이었다. “한 푼 주십시오”, “한 푼 주십시오.” 길가에 쪼그리고 앉은 두 소경이 마치 합창하듯 행인들에게 구걸하고 있었다. (49.1)
 소경에는 선천성, 후천성, 외상성(外傷性)이 있다. 선천성은 신생아가 모체로부터 이미 눈이 멀어 나오는 것이고, 후천성은 백내장, 결핵, 매독, 임질, 그리고 각종 각막의 병 등으로 시신경이 죽고 망막(網膜)에 손상을 받아 시력이 저하되는 것이며, 외상성은 수정체가 찔리든가 부딪혀 망막 출혈 등으로 결국 실명(失明)하게 되는 경우이다. 어떤 경우이든 소경은 사회적으로 냉대받고 소외를 당한다. (49.2)
 가버나움의 두 소경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불쌍한 시각 장애자들은 보지 못한다고 가족과 친척에게 버림받아 외롭게 길가에 나앉았으며 사람들에게 온갖 멸시를 당하고 고초(苦楚)를 겪다가 이제는 어쩔 수 없이 목숨만 근근이 연명(延命)해 가는 자들이었다. 그러나 모진 삶이란 항상 그렇듯이 절망만 하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어느 날 지나가는 사람이 희망찬 말을 해 주었기 때문이다. (49.3)
 “여보게들 소경, 예수님께 가 보게. 그분은 모든 불치병, 난치병, 소경, 앉은 뱅이, 귀머거리를 오직 말씀만으로 고친다네. 벌써 많은 사람들이 고침을 받았다네.” (50.1)
 “여보시오, 그 무슨 소리요. 좀더 자세히 말해 주시오.” (50.2)
 두 소경은 과객의 말에 귀가 번쩍 뜨였으며 사라졌던 삶의 의욕이 다시 살아났다. (50.3)
 “아! 참으로 놀라운 희소식(喜消息)이로다. 그토록 고대하던 메시야가 오셨는가보다 우리도 그분에게 치유를 받으러 가야겠어.” (50.4)
 소경들이 어릴 때부터 계속 들어온 메시야에 대한 성경 예언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 날에 귀머거리가 책의 말을 들을 것이며 어둡고 캄캄한 데서 소경의 눈이 볼 것이며”(사 29:18), “그 때에 소경의 눈이 밝을 것이며 귀머거리의 귀가 열릴 것이며”(사 35:5)라는 말씀들이다. 소경들은 예수님이 만일 소경을 보게 하고 앉은뱅이를 일으키고 귀머거리의 귀를 열어 듣게 하신다면 그분은 틀림없이 메시야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만일 우리도 그분을 만날 수만 있다면 분명히 우리의 눈을 밝히 뜨게 해 주실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들은 벌떡 일어나며 중얼거렸다. (50.5)
 “자! 가 보자 그분에게로.” (50.6)
 소경들은 예수님을 찾아 이곳 저곳 수소문(樓所聞)해 보았다. 아! 불행하게도 주님은 다른 지역으로 전도 여행을 가시고 가버나움에는 계시지 않는 게 아닌가! 그만 길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들은 당장 주님을 만날 수 없다는 데 실망하여 한숨 쉬며 탄식했다. (50.7)
 “하필 이 때에 다른 곳으로 가시고 계시지 않다니!” (51.1)
 이제는 그분이 가버나움에 돌아 오실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별 도리가 없었다. (51.2)
 “한 푼 주십시오”“한 푼 주십시오.” (51.3)
 가버나움 길목에는 두 소경의 구걸소리가 계속되었다. (51.4)
 그러던 어느 날 여전히 길가에 앉아 구걸하던 소경들은 저편에서 한 무리가 왁자지껄하며 다가오는 소리를 들었다. 호기심(好奇心)이 일어나 어떤 행인을 붙들고 물어봤다. (51.5)
 “여보시오, 이게 무슨 행렬이오.” (51.6)
 “예끼, 이 바보 같은 걸인들아 예수님의 일행이라네.” (51.7)
 그는 귀찮다는 듯 소경들에게 불쑥 내뱉고 총총 지나가버렸다. (51.8)
 바로 그 순간 그만 두 소경의 귀가 번쩍 뜨이며 잠자던 치유의 소망이 다시 깨어났다. (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