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나긴 침묵 [기나긴 침묵]이라는 제목의 촌극이 있다.
세상 종말에, 수십억의 사람들이 하나님의 보좌 앞에 있는 거대한 평원에 뿔뿔이 흩어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 앞에 비취는 눈부신 빛으로부터 몸을 움츠렸고
맨 앞부분 가까이에 있는 몇몇 집단은 격하게 이야기했다.
“하나님이 우리를 심판할 수 있어?
그가 고난에 대해 어떻게 안단 말이야?” 평원 건너편 저 멀리에는 그런 집단들이 수없이 많이 있었다.
“도대체 하나님은 이 세상에서 인간들이 견뎌내기 위해 하는
모든 것에 대해서 알고 있기나 할까?” 그래서 이들은 가장 많이 고난 받은 사람들을 대표로 뽑아 파견했다.
유대인, 흑인, 히로시마에서 온 사람, 지독하게 불구가 된 관절염 환자
탈리도마이드로 인한 기형아 등이었다.
그들의 결정은 하나님이 이 세상에서 –하나의 인간으로서—
살아야 한다고 선고를 내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를 유대인으로 태어나게 하자.
그의 출생의 합법성이 의심을 받게 하자.
그에게 굉장히 어려운 일을 주어서 그가 그 일을 하려 할 때
그의 가족들조차 그를 미쳤다고 생각하게 하자.
그가 가장 친한 친구에게 배반을 당하도록 하자.
그가 잘못된 비난을 받고, 그가 고난을 당하게 하자.
마지막에 혼자라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가 무섭게 맛보도록 하자.
그 다음에 그를 죽게 하자.
그것을 입증해 줄 많은 무리의 목격자들이 있게 하자.” 각 지도자들이 자기 몫의 판결을 발표할 때
모인 사람들의 무리로부터
찬성의 술렁거림이 올라왔다.
그리고 마지막 사람이 판결을 발표하는 것을 마쳤을 때
기나긴 침묵이 흘렀다.
아무도 다른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갑자기 우리 모두는
하나님이 이미 그 형벌을 다 당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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