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서 새 연구 제 5 장 느부갓네살의 참회록(단 4장)
 I. 거듭난 대왕의 조서(詔書)
 「느브갓네살 왕은 천하에 거하는 백성들과 나라들과 각 방언하는 자에게 조서하노라. 원하노니 너희에게 많은 평강이 있을 지어다.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이 내게 행하신 이적과 기사를 내가 알게 하기를 즐겨하노라. 크도다, 그 이적이여, 능하도다, 그 기사여, 그 나라는 영원한 나라요, 그 권병(權柄)은 대대에 이르리로다」(단 3:1-3). (82.1)
 가. 이방 왕이 기록한 성경
 다니엘 4장은 성경 전체에서 특이한 장(章) 가운데 하나이다. 왜냐하면 그 내용이 선지자나 이스라엘 사람에 의해서가 아니라 이방인, 그것도 대제국의 이교도 왕에 의하여 기록되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4장은 느브갓네살 대왕의 자서전적인 기록이다. 그는 자신이 회심(回心)한 경험을 조서 형식으로 만방에 알림으로써 구원받은 사람이면 자연적으로 하게 마련인 신앙고백을 대신하고 있다(롬 10:9, 10). (82.2)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너희들아, 다 와서 들으라. 하나님이 내 영혼을 위하여 행하신 일을 내가 선포하리로다. 내가 내 입으로 그에게 부르짖으며 내 혀로 높이 찬송하였도다」 (시 66:16, 17). (82.3)
 처음 부분(4:2-18)은 “나”라는 일인칭으로 계속되다가 다시 “왕”이라는 삼인칭으로 돌아갔다가(4:19-27), 마지막 부분(4:28-37)에서 다시 일인칭으로 되돌아오는 경우를 볼 때 이 조서는 다니엘이 왕의 명령으로 이 조서를 썼거나 왕의 공식 조서를 다니엘이 인용하면서 자신의 입장에서 본문을 정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니엘서 주석, 103. (82.4)
 「4장은 정식 조서로, 기록에 있어서 가장 오랜 것 가운데 하나이며, 의심할 바 없이 바벨론 국가 문서로부터 베낀 것이다. 다니엘은 그 조서를 본래의 말(아람어)로 보존한 것이다.」 Smith, 79. (82.5)
 무서운 귀신 들렸던 거라사의 광인(狂人)이 예수님에 의해 온전하게 된 후에 “집으로 돌아가 주께서 네게 어떻게 큰 일을 행하사 너를 불쌍히 여기신 것을 고하라 하신대로 그가 가서 예수께서 자기에게 어떻게 큰 일 행하신 것을 데가볼리에 전파하니 모든 사람이 기이히 여겼”음 같이(막 5:19, 20) 느브갓네살도 일종의 정신병에서 회복된 후 같은 일을 한 것이다. 이리하여 하나님의 존재와 권세와 영광이 온 세상에 전파된 것이다. (82.6)
 나. 최대의 기적 — 느브갓네살의 회심
 인류를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는 이스라엘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천하에 거하는 나라들과 백성들과 각 방언하는 자”(4:1) 모두에게 제한이 없다. 그러한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의 계획에, 하나님을 꿈에라도 불러 본 적이 없는 이교도 제왕(帝王)인 자기 자신도 포함되어 그토록 기이한 방법으로 구원받아 거듭난 경험(重生)에 참여했다는 사실은 필설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와 찬송으로 벅차게 했다. 느브갓네살은 그것을 “크도다 그 이적(Sign)이여, 능하도다 그 기사(Wonders)여!”라고 부르짖을 수 밖에 없었다. 이 두 낱말 모두 하나님의 이적을 가리키는데 쓰이고 있다(출 7:3, 신 4:34, 13:1, 3 4:11, 사 8:8, 렘 32:20). Leon Wood, A Commentary on Daniel. (Grand Rapids, Michigan: Zondervan Publishing House, 1973), 102. (82.7)
 하나님께서 베푸실 수 있는 최대의 기적이 무엇인가. 그것은 병들고 불구된 육신을 고치는 이적이 아니라, 죄로 망쳐진 인간의 훼손된 영혼에 일어나는 신생(新生)의 경험 곧 성품의 변화인 것이다. (82.8)
 「그리스도의 은혜로 이루어지는 이적을 행하는 능력은 새로운 마음, 곧 고상한 생애, 더욱 거룩한 열심을 가진 인간의 창조에 드러난다. ‘내가 새 마음을 너희에게 주리라’(겔 36:26). 사람이 새롭게 되는 것, 바로 이것이 행해질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이적이 아닌가」 (9T, 152). (82.9)
 이 놀라운 구속(救贖)의 계획을 깨닫는 모든 사람은 그가 누구이든지 같은 간증을 할 수 밖에 없다. 기이한 방법으로 이스라엘 백성은 물론 이방인도 함께 구원하시는 섭리를 깨달은 후에 사도 바울은 이렇게 부르 짖었다. (82.10)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부요함이여, 그의 판단은 측량치 못할 것이며, 그의 길은 찾지 못할 것이로다」 (롬 11:33). (82.11)
 II. 큰 나무 느브갓네살의 꿈
 가. 두려움과 번민으로 떠는 거목(巨木)
 「나 느브갓네살이 내 집에 편히 있으며 내 궁에서 평강할 때에 한 꿈을 꾸고 그로 인하여 두려워 하였으니 곧 내 침상에서 생각하는 것과 뇌 속으로 받은 이상을 인하여 번민하였노라」 (4:4, 5). (82.12)
 가) 「편히 있으며 평강할 때」
 느브갓네살은 위대한 정복자(conqueror)요, 전제 군주(autocrat)요, 건축자(builder)였다. 43년 간의 재위 기간(605-562 BC)의 대부분을 이국의 전쟁터에서 보냈으며 본국에 돌아와서는 건축현장에서 살았다. 그런데 이제 그는 마침내 “내 집에 편히 있으며”(at rest in mine house), “편히 있으며”란 말은 “근심이나 두려움에서 벗어나 있”음을 뜻하는 히브리어(Sheleh)에서 온 말이다. “내 궁에서 평강할 때”(flourishing in my place)를 “평강할 때”란 말은 “한창인 푸르름”을 뜻하는 말로 시 52:8의 번창하는 나무를 뜻하는 히브리어 ra’enan이다. Wood, 103. 맞이한 것이다. 그는 왕이 되던 해 숙적 앗시리아를 영원히 끝장냈으며 그의 재위 19년에 말썽 많던 유다에 종지부를 찍었고 아라비아도 정복했으며 상업 왕국이며 바다의 왕자인 두로를 13년 간의 포위 끝에 기원전 573년 기어이 함락시키고 말았다(겔 29:18-22). 두로가 570 BC 까지도 바벨론의 지배를 받았음을 보여 주는 상업문서가 발견되었다. 아마시스(Amasis)가 다스리던 이집트도 정복했음이 느브갓네살 재위 37년 즉 기원전 568년으로 연대가 적힌 점토문서에서 발견되어 이제 그는 참으로 아무 것도 무서울 것이 없는 평화롭고 안전한 만년(晩年)을 맞게 되었다. Thiele, 43. (82.13)
 게다가 그는 대제국의 수도인 바벨론을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난공불락(難攻不落)의 요새로 만들어 놓았다. 현대의 발굴을 통하여 밝혀진 바에 의하면(지도 참조), 바벨론의 내성가(內城街; Inner City)는 이중의 성벽으로 둘러 싸였는데 안쪽 성은 그 두께가 13 피트(3.6 미터)였고 바깥 성은 22 피트(6.7미터)였다. 그리고 성 외곽으로는 해자(垓字)를 파서 또 하나의 방어가 되게 했다. 유프라데스강 동쪽 편에는 이 내성가를 두른 또 하나의 외성각(Eastern New Quarter)을 쌓았는데 그것은 이중 성벽으로 안쪽 성은 24 피트(7.3 미터), 바깥 성은 7.9 미터나 되었다. Horn, 40. 이렇게 견고한 네 다섯 겹의 성벽으로 둘러 싸인 궁전에서 세계 최강의 무적(無敵)의 대군으로 보호받는 그에게 무슨 두려움이나 불안이 있겠는가(바벨론성 지도 참조). (8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