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제자는 번제 희생제물을 ‘여섯 토막’14으로 각을 떠 “뜬 각과 머리와 기름”(레 1:8)을 떼어낸 다음 다리와 내장을 단 위에 있는 나무에 벌려 놓는다. 이것은 헌제자가 자원해서 자신을 완전히 봉헌하는 것을 의미한다. 죄 뿐만 아니라 죄된 자아의 전 존재를 제단 위에 올려놓는 것을 의미하였다. (55.2)
다음에는 제물의 내장들과 창자, 그리고 정강이의 모든 것을 물로 씻어 제단의 나무 위에 올려놓았다. 이것은 헌제자가 성령(물)의 도움으로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숨은 허물을 씻어내는 경험을 말하는 것이다. 이것들은 단 위에서 완전하게 불살라졌다. 이때 하나님께서는 향기로운 냄새로 헌제자의 회개, 기도, 대속주를 향한 사랑을 기쁘게 가납하시고 흠양 하신다. (56.1)
희생제물을 태우는 불은 희생제물에 대한 “열납”(레 9:24; 왕상 18:38)을 상징하는 것 외에도 ‘성령의 은사나 능력’(행 2:3), “심판”(민 16: 35; 신 4:24, 9:3; 히 12:29), 죄를 태우고 정결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속성을 나타내었다. 무엇보다 죄를 태우는 “마음의 제단 위에 정결케 하는 불”15이 되었다. 이사야는 스랍 중 하나가 단에서 핀 숯을 가지고 와서 입에 대었을 때 “네 악이 제하여졌고 네 죄가 사하여졌느니라”(사 6:7) 하시므로 죄가 제거되어 깨끗케 함을 입었다. “하나님은 당신을 섬기는 모든 사람들이 거룩한 불의 핀 숯불에서 그들의 향로에 불을 붙여 가라고 하신다. 우리의 입술에서 그토록 쉽게 흘러나오는 천박하고, 사납고, 거친 말은 마땅히 제거되어야 하고, 하나님의 영이 인간이라는 대리자를 통해서 말하시도록 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그분같이 순결하고, 거룩하며, 더러움이 없게 되라고 요구하신다.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16“그리스도를 ‘영광의 소망’(골 1:27)으로 삼고 거룩한 불로 정결함을 받은 입술을 가지고 ‘말씀을 전파’(딤후 4:2)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런 일꾼이 없으므로 하나님의 사업이 쇠퇴하고, 치명적인 오류가 무서운 독소와 같이 도덕을 부패시키고 또 많은 사람들의 희망을 잃게 한다.”17(56.2)
번제단의 불은 거룩한 처소(성소와 지성소)로 나아가고자 하는 자들에게 먼저 죄를 거룩한 불에 소멸시키고 용서와 의롭다 함을 받아야 할 것을 교훈하고 있다. 자기 의를 가지고는 성소에 들어갈 수 없다. (57.1)
“유대인 부조들은 번제단 위의 화목(火木)으로는 가능한 한 무화과나무를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은 다음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를 만들었을 때(창세기 3장 7절), 그것은 자신의 죄악과 수치를 가리울 수 없는, 누더기보다도 못한 자기의(自己義) 같은 것이었다.... 우리의 모든 희생과 헌신이 하나님께 바쳐지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모든 위선적인 태도를 태워 없애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18(57.2)
이 제단 위에는 번제 외에도 속죄제, 속건제, 화목제 등의 희생제물이 드려졌다. 희생 제물이 드려지고 희생 제물의 피가 단 사면에 뿌려지거나 혹은 번제단 밑에 쏟아 부어지고 그 희생의 제물들은 끊임없이 불살라 드려졌다. (57.3)
6. 번제단에서 이루어지는 의롭다 하시는 경험
1) 율법의 저주에서 속량함을 받음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저주를 받은바 되사 율법의 저주에서 우리를 속량하셨다”(갈 3:13). “율법을 폐지함으로써 우리를 용서하셨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그분이 범죄자들을 구원하시는 동안에도 하나님의 율법을 폐지하지 않으시고 율법을 존귀케 하신다. 그가 율법을 높이시는 이유는 그것이 죄를 찾아내는 탐지기이기 때문이다.”19(58.1)
2) 진실하게 회개한 죄는 실제적으로 죄인에서 제거된다.
“우리가 그분의 용서를 구하는 통회하는 마음을 가지고 그분께 나아갈 때 그리스도의 정결케 하시는 피의 능력은 우리의 죄를 제거하신다. 그분은 우리에게 그의 의를 입혀주시고 그 죄는 그분이 직접 가져가신다”20“허물의 사함을 얻고 그 죄의 가리움21을 받는 자는 복이 있도다”(시편 32:1). (58.2)
죄인에게서 제거된 죄는 성소로 옮겨진다. 피가 분향단의 뿔에 발라지거나, 성소의 휘장 앞에 뿌려지는 것은 죄의 기록이 성소에 남겨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스도의 피가 회개한 죄인을 율법의 정죄에서 풀어 줄 것이었지만 죄를 완전히 없이하지는 못할 것이었다. 그 죄는 최종적 속죄 때까지 성소의 기록에 남아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모형에 있어서도 속죄 제물의 피는 회개한 사람에게서 죄를 제거하였으나 그것은 속죄일까지 성소에 남아 있었다.”22(58.3)
3) 더러운 옷을 벗기시고 아름다운 의의 옷을 입히신다.
“여호와께서 자기 앞에 선 자들에게 명하사 그 더러운 옷을 벗기라 하시고 또 여호수아에게 이르시되 내가 네 죄과를 제하여 버렸으니 네게 아름다운 옷을 입히리라 하시기로”(슥 3:4). (59.1)
“아버지는 종들에게 이르되 제일 좋은 옷을 내어다가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우고 발에 신을 신기라”(눅 15:22). (59.2)
“가로되 친구여 어찌하여 예복을 입지 않고 여기 들어왔느냐 하니 저가 유구무언이어늘 임금이 사환들에게 말하되 그 수족을 결박하여 바깥 어두움에 내어 던지라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갊이 있으리라 하니라”(마 22:12~13). (59.3)
7. 구원의 능력을 상징하는 번제단의 네 뿔
1) 번제단의 상단의 네 뿔은 짐승의 뿔 모양으로 생겼다. 이것은 사방의 모든 원수를 제압하고 승리하신 “구원의 뿔”(시 18:2; 시 89:24)을 나타낸다. “우리를 위하여 구원의 뿔을 그 종 다윗의 집에 일으키셨으니 이것은 주께서 예로부터 거룩한 선지자의 입으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우리 원수에게서와 우리를 미워하는 모든 자의 손에서 구원하시는 구원이라”(눅 1:69~71). (5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