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챤과 술 제 8 장 한국과 술 3. 술과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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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 속담에 “주신(酒神)은 군신(軍神)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인다”라는 말이 있어 음주를 경계하고 있다. 반면 동양에서는 술을 마시는 것을 풍류를 마시는 것으로 여겨 적당한 음주를 백약지장 (百藥之長)으로 높이 사고 있다. 세상 인심이 아무리 험하게 되었다 해도 술 인심만큼 넉넉한 것은 없을 것이다. 취하게 하는 효력으로 스트레스를 푼다는 명목으로, 사업상의 명목으로, 인간 관계 형성의 이름으로, 깊은 잠을 자고 식욕을 증진시킨다는 생각 등으로 술을 마신다. 인간의 신체를 취하게 하기 때문에 주정 음료가 악하다는 도덕적 확신, 즉 “음주는 범죄 행위이다”라는 생각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적당한 음주를 권하고 과음만을 삼가라고 계몽하고 교육하고 있다. 크리스챤들도 이러한 사회의 기조를 따라 생각하기 시작한 것 같다. (281.1)
 이 장에서는 알코올의 생리학적인 측면, 신체의 각 기관에 미치는 영향, 정신 질환, 사교적 음주가 또는 적당론을 고수하는 이들이 음주로 인하여 겪는 문제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281.2)
 알코올 정의
 알코올은 술의 대명사로 쓰이는 말로서 탄소, 수소, 수산기로 이루어진 화학 물질이다. 술은 알코올의 한 종류로서 일반적으로 에틸 알코올 또는 에탄올이라고 불리운다. 엄밀히 말하자면 알코올은 열량을 낼 수 있는 물질이므로 식품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알코올에는 영양분이 없다. 또 알코올은 중추 신경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약물로 분류되기도 한다. 즉 술은 항 정신성 약물이다. 그 중에서도 마약에 속한다. 마약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약물이든 상용함으로써 습관성과 중독성이 유발 되고 그로 인하여 그것을 갑작스럽게 끊었을 때에 극심한 고통을 유발하는 금단 증상을 일으키는 약물이라면 그것이 바로 마약인 것이다. 술 역시 중독성과 습관성 둘 다를 가지고 있는 중독시 금단 증산을 일으키므로 마약의 일종이다. 다시 말하자면 맥주, 포도주, 독주 즉 위스키와 같은 주정 음료의 요소로서 들어 있는 인체에 해로운 마약이다. 어떤 이는 알코올을 음식이라고 정의하는 데 나쁜 음식이다. 알코올은 흥분제가 아니라 진정제, 마취제, 마약이다. (281.3)
 알코올의 생리 작용 “흡수, 분해, 제거 과정”
 알코올은 다른 음식들과는 달리 소화를 요하지 않는다. 술은 마시자마자 거의 곧바로 입 속의 작은 모세관과 영양 섭취관에서 미세한 양이 흡수되기 시작한다. 마신술의 20% 정도는 위에서 흡수된다. 나머지 양은 소장에서 대부분 흡수된다. 그러므로 위와 소장이 알코올 성분을 가장 많이 함유하게 되는 기관이다. 알코올은 위 장관에 오래 머물지 않는데 그것은 알코올 흡수 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282.1)
 알코올이 혈관에 흡수 되는 것은 몇가지 요인 때문이다. 알코올 농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더 빨리 흡수된다. 위에 있는 음식의 양도 알코올이 혈관속으로 흡수되어가는 속도를 결정하는 주된 요인이다. 샴페인같이 탄산가스가 많은 음료는 흡수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빨리 취하게 된다. 흡수 속도를 가속시키는 또 다른 요인은 음주 속도이다. (282.2)
 위와 내장의 작은 혈관들의 모세관 벽을 통하여 혈관 속으로 흡수된 알코올은 온 몸을 마음대로 휘젖고 다닌다. 혈중 알코올 농도는 전체 혈액량에 비하여 피 속에 있는 알코올의 비율이다. 알코올이 혈류에 흡수되자마자 알코올의 제거 작업이 시작된다. 약 5%의 소량의 알코올은 땀, 소변, 혹은 호흡을 통하여 제거된다. 나머지는 화학적으로 신진대사가 되며 변한다. 이것을 산화(oxidation)라고 칭하는데, 세 가지 국면이 있다. 첫번째 국면은, 간에서 효소(알코올 탈수효소[ADH])가 알코올을 알코올보다 더 독한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로 바꾸는 과정이다. 두번째 국면은, 아세트알데히드가 또 다른 효소인 초산으로 변하는 과정이다. 마지막 국면은 초산이 간으로부터 몸 전체로 퍼져 물과 탄산가스로 바뀌는 과정으로 이것은 알코올 1g 당 7 칼로리의 열량이 생기게 한다. (282.3)
 이 과정에서 간이 가장 중요하다. 그 이유는 첫번째 국면이 일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기 때문이다. 알코올을 많이 마셨다해도 간이 이 작용을 빨리 하는 것은 아니다. 간에서 신진 대사되는 알코올의 평균 양은 시간당 0.5온스 정도로, 대략 12온스짜리 깡통 맥주 정도이다. 신진 대사화되지 않은 알코올은 혈류를 돌면서 차례를 기다린다. 모든 알코올이 처리될 때까지 이 과정은 계속된다. 피에 알코올이 집중되는 것은, 그리고 그 결과로 뇌에 집중 되는 것은 알코올이 취하게 하는 영향 때문이다. (282.4)
 알코올 (술)은 몸 안에서 간장의 알코올 탈수효소 (ADH) 작용으로 분해 되어 아세트알데히드가 된다. 이후 아세트알데히드 탈수효소 (ALDH) 작용으로 초산에서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리된 뒤 소변으로 배출된다. (283.1)
 혈중농도 0.3g% (2 홉 소주 3 병을 마신 정도)일 때, 이뇨제 복용으로 소변 2천 cc가 나왔다해도 (보통 하루 소변량은 1천 cc) 소변으로 배설된 알코올은 불과 3g (맥주 반 잔에 든 알코올 양은 보다 적다)에 불과하며 이것은 간에서 30분도 안 걸리는 대사량이다. (283.2)
 우리 몸에서 흡수된 알코올은 대부분 간에서 대사되면 2%정도 (많이 마셨을 때는 10%)만이 소변둥으로 배설된다. (283.3)
 음주량에 따른 증상
 몸 안에서 처리 되는 시간당 알코올의 양과 음주량에 따르는 증상은 다음과 같다. (283.4)
 알코올 중독
 미국 의학 협회 (AMA)가 제정한 알코올 중독 기준을 보면 혼자 있을 때, 술생각이 난다거나 혼자 술집에 들어가 술을 마시는 것을 알코올 중독의 초기 증상으로 잡고 있다. 더구나 술을 마시고 기억을 하지 못한 경험이 한번이라도 있으면 증중 중독으로 진단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술꾼치고 한 번쯤 이런 경험을 했을 것이다. 생리와 문화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문제인 것은 확실하다. (283.5)
 한국인 체질의 알코올 분해 효소 부족
 한양대 백용균 교수가 1985년 부터 2년간 서울, 대전, 제주 등에 거주하는 남자 420명을 대상으로 아세트알데히드 분해효소 유전인자 보유조사 결과7 26.2%인 110명이 이 유전 인자를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술을 마시게 되면 체내에 흡수되어 1차로 알코올 분해효소(ADH)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 물질로 바뀌고 이 물질은 간으로 들어가 아세트알데히드 분해 효소에 의해 아세트 즉 초산 성분과 물로 변한다. 초산은 다시 아세틸 조효소와 합치면서 에너지를 발생하게 되는데, 이같은 알코올의 대사 과정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세트알데히드이다. 왜냐하면, 술은 그 자체가 독이 아니라 아세트알데히트 바뀌었을 때 비로소 독성을 발휘하며 이때문에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이 심하게 뛰면 근육이 이완 되는 등 술에 취한 현상을 나타낸다. 따라서 아세트알데히드 효소(ALDH)가 없으면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거나 조금만 마셔도 각종 부작용이 뒤따라 결국 술과는 인연이 멀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유전자의 보유 비율은 민족적으로 달라 우리나라 남자들의 ALDH 제조 유존자 비율(73.8%)은 서양인 및 흑인(모두 100%)에 비해서는 훨씬 술이 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ALDH가 있어도 그것을 만드는 ALDH가 기능이 약하거나 변이형인 경우 알코올의 독성 제거를 제대로 할 수 없다. ALDH 제조 유전자를 100% 보유한 구미인들에 게서 오히려 알코올 중독자가 많아 ALDH가 많은 것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283.6)
 특히 여성의 인체는 알코올에 대해 남성보다 취약하다는 사실이 의학적으로 규명되고 있다. 1990년 1월에 발행된 타임지는 미국과 이탈리아의 의학자들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 위 속에서 알코올을 파괴하는 알코올 제거 효소의 함유량이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현격히 적다는 사실을 밝혔다. 즉 여성이 남성과 같은 양의 술을 마셨을 때도 30%정도 더 많은 양의 알코올이 혈관 속으로 흡수된다는 이야기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알코올 중독 남성은 정상 남자가 같고 있는 이 효소를 절반 가량만 갖고 있는데 반해 알코올 중독 여성은 위 속에 이 효소 활동이 전혀 관찰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 연구 결과는 비단 임산부 뿐만 아니라 정상 여자도 알코올이 주는 인체상 위해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8 (2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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