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 안에서(in whom)”는 헬라어로
에프 호가 아니라 바울 편지서에서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는
엔 호가 지니고 있는 의미이다(참조
롬 2:1; 7:6; 8:3, 15; 14:21, 22; 16:2). 더구나 문맥적으로 볼 때, 이 구절에서는 죄책의 전가에 대한 이론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것에 근거하여(on the basis of which)”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에프 호는
“그것 또는 그 사람 때문에”라고 번역할 수도 있다. 문맥에 잘 조화되는 번역은 다음과 같다.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와 죽음이 세상에 들어왔으며, 그 사람 때문에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다”(참조
롬 5:19). 〈개정표준역〉에서의
“··때문에(because)”의 용법은 오해하기가 쉬운 용법인데, 이는 독자들이
“···때문에(because)” 다음에
‘원인’이 올 것을 예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마서 5:12에서는
에프 호 다음에 원인이 아닌 결과가 기술되어 있다. 따라서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라는 구절이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라는 구절의 원인으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이 같은 해석은 문맥에 어울리는 해석이 아니다. 여기에서
“모든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라는 구절은 오히려
‘죄와 사망이 아담으로부터 시작해서 이 세상 전체에 편만해졌다’라고 하는 이 본문 전체가 나타내고자 하는 사상에 타당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성경절에 대한 이해는 바울이 제시한 그 다음 사항과 유추하면 확실해진다. 바울은
13절과
14절에서 모든 시대의 사람이 다 죽었기 때문에 죽음이 개인의 죄로 인한 것이 아니라 아담의 죄로 인한 것임을 우리가 인정해야만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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